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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AI 비서 두면 법 적용 어떻게?
아마존의 인공지능 홈 비서 ‘에코’ |
아마존의 인공지능 홈 비서 제품인 ‘에코’와 ‘에코닷’을 구입해 몇 달 째 사용 중이다. 아직 미국 내 사용자를 염두에 두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한국에서는 그 기능을 만끽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몇 마디 말로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틀어 준다든지, 알람이나 타이머를 가동시키는 정도만으로도 앞으로 이들의 활용가능성이 무궁무진함을 알 수 있다.
최근 아마존이 공개한 에코의 홍보비디오를 보면,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맞벌이 여성이 부족한 식자재와 세탁용품들을 에코와 대화하듯이 주문하는 모습이 나온다. 여성은 몇 마디 말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주문해 낸다.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궁금한 질문을 에코에게 묻고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고, 목적지까지 타고 갈 우버 차량을 호출하기도 하며, 집안의 전등을 켜고 끄는 일도 너끈하게 해낸다.
아마존은 에코를 중심으로 사용자 경험(UX)을 사로잡아 모든 구매수요를 장악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홈 비서, 디지털 소비의 플랫폼
구글도 올해 여름 ‘구글 홈’을 발표하고 홈 비서 대열에 진입하고 있다. 아마존보다 실생활에 유용한 서비스를 많이 갖고 있는 구글이 구글 홈을 통해 소비자에게 편리한 UX를 제공할 경우 파괴력은 무척 클 것이다. 이미 우리는 구글의 음성검색 기능을 경험했다.
최근에는 인공신경망 기술을 적용해 문장의 맥락까지 파악해가며 훌륭한 번역문을 제공하는 구글번역의 성능 향상을 선보였다. 영어로 된 콘텐츠도 그럴듯하게 한국어로 번역해낸다면 구글홈은 우리에게 언어장벽에 상관없이 전 세계 모든 콘텐츠를 요리해 제공할 것이다.
앞으로 가정은 홈 비서가 가정에 들어오기 전과 그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장이 플랫폼이므로 홈 비서는 소비자의 가정 내 수요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훌륭하게 기능할 것이다.
홈 비서가 아직은 밋밋한 외관에 사용자의 음성을 알아듣고 인공음성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모습이지만, 조만간 가상현실 장비와 연결되고, 스스로 영상을 공간에 투사하는 기능을 통해 가시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로봇신체를 갖춘 홈 비서는 집안을 이동하면서 가사노동을 동시에 수행하게 되어 우리에게 더 많은 여가생활을 선물해 줄 것이다.
홈 비서가 제공하는 기능으로 인해 변화될 가족의 법률상 지위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필자는 홈 비서가 당당하게 활약할 머지 않은 미래의 가족이 겪게 될 법률문제의 변화는 어떤 것일지 상상해 봤다.
첫째, 홈 비서는 핵가족 시대에 가족의 의미와 가치를 높여 가족간 법률문제를 줄여준다. 홈 비서는 실제 가족간 소통의 중심으로서 가족사를 기록해 주는 사관의 역할과 함께 가족의 역할을 대신하는 대리인 역할도 하게 된다.
실시간으로 가족의 애환을 지켜보고 이를 기록해 주는 홈 비서는 가족의 추억을 언제든지 생생하게 재생해 줄 것이다. 어릴 적 추억을 어렴풋이 기억으로 간직할 필요가 없다. 홈 비서가 언제든지 자신이 기록한 과거의 장면을 바로 눈앞에 생생하게 재현해 낸다.
이렇게 강화된 가족간 시공을 초월한 소통은 가족법상 많은 문제를 해결해 낼 것이다. 친권행사와 부양, 양육문제와 관련한 많은 서비스가 홈 비서를 통해 제공되면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바람직한 가정문화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얻게 된다. 가족법은 이들 홈 비서 서비스 덕분에 분쟁을 쉽게 해결하게 될 것이다.
둘째, 홈 비서는 가정을 각종 디지털 서비스를 소비하는 플랫폼이자 극심한 경쟁의 장으로 바꾸게 돼 소비자보호법의 강화를 촉진하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도 소비재의 구매는 시장에서 직접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내 삶의 중요한 조력자인 홈 비서가 추천하는 서비스를 거절하기란 어렵다. 이용자의 취향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홈 비서는 이용자의 수요마저 예측해서 미리 최적의 제품과 서비스를 추천한다. 이렇게 이용자를 파악하고 이용자의 수요를 분석해서 제품과 서비스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홈 비서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홈 비서를 장악한 기업은 소비자가 공급자와 만나는 플랫폼을 장악하게 돼 결국 소비자의 소비를 장악하는 지배력을 갖게 된다. 공정거래법이 가정에까지 진입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홈 비서가 장악하는 각종 서비스에 대해 홈 비서 업체가 지배적 사업자인지 여부를 따지게 된다.
홈 비서를 구입해서 가정에 들여놓는 행위의 의미에 대해 새로운 해석이 가해지고, 이를 이용자의 동의로 해석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모든 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게 된다.
가족 구성원에 대해 폭넓은 분석과 프로파일링이 가능해지는 홈 비서의 특성상 이들 정보를 홈 비서 업체가 처리하는 과정을 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게 되고, 이 빅데이터의 보관과 활용에 대해 어떤 기준으로 정당성을 부여할 것인지 끝없는 논란은 지속된다.
글로벌 홈 비서 법적용 과제
셋째, 궁극적으로는 홈 비서 서비스 공급자와 국내 관할권 문제를 야기하고 각 나라가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는 단서를 제기할 수 있다. 홈 비서는 이용자의 단말기, 스마트카와 연결돼 단일한 이용경험을 제공하면서 글로벌 서비스 기업들의 독점력을 극대화시키고 강화해 세계경제의 재편에 기여한다.
홈 비서가 이용자의 주변에 가까이 자리잡고 이용자의 명령을 현명하게 처리해 주는 지능을 갖게 된 이상 홈 비서의 장악력은 앞에서 본대로 놀라워질 수밖에 없다. 두 대의 홈 비서를 사용하지는 않을 테니까. 이들 홈 비서 서비스 공급자가 해외사업자인 경우 내수시장에 대한 장악력은 놀랍게 높아질 것이며, 국내 제품과 서비스 공급자들은 홈 비서 사업자들에게 수직계열화될 것이다.
국내 규제기관은 홈 비서 서비스 사업자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고 하지만, 서비스 공급주체는 해외에 있는 본사라서 규제가 쉽사리 먹히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선택에 따른 해외 사업자의 독과점 현상은 디지털 마켓의 특성에 따라 규제권한에 대한 회피로 연결되는 현상이 가속된다.
이들 현상은 전 세계적인 부의 편중을 낳게 되고,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생산수단의 독점이 가져오는 폐해로 거론되며 국제기구에서 이를 시정하기 위한 새로운 협정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홈 비서는 왜 기존의 IT 제품과 이렇게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일까? 홈 비서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고 초연결사회와 인공지능을 인프라로 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상징한다. 이렇게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해 그들을 장악하는 세상을 빨리 실현시키고 그 세상에서 지배자가 되기 위해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은 인공지능과 번역, 그리고 우리의 삶을 지배할 다양한 서비스군을 개발해 온 것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이 걸림돌이 되어 빅데이터 산업이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소비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쉽지 않은 우리 기업들의 현실 속에서 홈 비서의 등장은 글로벌 플랫폼 전쟁 마지막 편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기술기업들이 혁신을 일으킬 수 있도록 전통시장에서 형성된 규제로부터 몇 년만 벗어날 수 있게 자유를 선물할 때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4호(2016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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