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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IoT 시대를 이끄는 힘, 시스템 반도체

2017-01-02전승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KEY POINT]
IoT 시대를 이끄는 원동력이 바로 시스템 반도체다.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이미 인텔과 퀄컴이 기술개발과 인수합병을 통해 IoT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소프트뱅크의 영국 반도체 기술기업 ARM 인수가 큰 파장을 몰고 왔다. IoT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 역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과 전략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할 것이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은 오늘날 글로벌 경제의 중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일상 대부분의 기기들이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하여 인터넷과 접속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가전 기기, 보일러, 전등 제어는 물론 드론을 활용한 영상 촬영과 보안 감시, 교통 인프라 및 다른 자동차와 정보를 주고받는 자동차 등 IoT가 적용된 기기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IoT 시대를 이끄는 원동력은 바로 시스템 반도체다. IoT 시대에는 사람, 사물, 인프라 등 다양한 객체들이 자유롭게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수집, 전달, 분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모습이 효과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각 IoT 기기를 구성하고 필요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 반도체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 다른 기기와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정보를 송수신하는 통신 반도체, 수집한 정보를 처리하고 기기를 제어하는 프로세서 등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IoT 기기 종류가 나날이 증가하고 성능 수준 역시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를 위한 시스템 반도체의 가치도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업 가트너는 이런 기대를 반영하여 2020년 IoT 시스템 반도체 시장 규모가 3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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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기기 종류가 나날이 증가하고
성능 수준 역시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를 위한 시스템 반도체의 가치도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 선점 경쟁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스마트폰마저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많은 반도체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IoT에서 성장의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IoT가 IT 산업을 넘어 대부분의 영역에 폭넓게 적용되면서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oT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표적 기업이 바로 세계 반도체 시장의 선두 기업 인텔이다. 인텔은 IoT시대에는 반도체 강자의 입지를 회복하겠다는 비전을 강조하고 있다. 그간 인텔은 2년마다 반도체 성능이 두 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에 따라 반도체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였다. 그러나 최근 인텔은 무어의 법칙을 고수하는 대신, 저전력 기술과 컴퓨팅 플랫폼 등 IoT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텔은 IoT를 구현할 수 있는 최신 컴퓨팅 모듈 ‘쥴’과 이를 기반으로 만든 드론과 가상현실(VR) 단말 등을 선보였다. 또한 전력 소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쿼크’를 출시하는 등 IoT 반도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뛰어난 지능 수준을 갖추고 인터넷과 접속할 수 있는 기기들의 발전이 IT 산업은 물론 글로벌 경제의 급진적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 시장의 선두 주자로 부상한 퀄컴의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IoT 시대에는 LTE와 와이파이는 물론 각종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무선 통신기술이 핵심 역량으로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퀄컴은 독보적인 무선 통신 기술의 강점을 바탕으로 IoT 시대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퀄컴은 자사의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자동차와 드론 등 주요 IoT 완제품에 탑재하기 위하여 주력하고 있다. 또한 모든 운영체제와 하드웨어를 폭넓게 지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성 플랫폼 ‘올조인’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퀄컴 역시 자체 기술 확보는 물론 외부 기술 확보에도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퀄컴은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NXP를 470억 달러라는 거액에 인수하면서 인텔과 삼성전자에 이어 매출 기준으로 글로벌 3위의 반도체 기업으로 뛰어올랐다.

퀄컴은 자동차 등 새롭게 부각되는 IoT 기기 반도체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NXP를 인수하면서 주력인 모바일 AP와 모뎀 프로세서 중심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IoT의 도래로 특히 각광받는 것이 바로 대표적인 인공지능 기술 머신러닝이다. IoT 시대에는 정보의 규모는 물론 활용 가능한 유형도 한층 풍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머신러닝의 학습 능력 및 판단력 등 성능 고도화 수준은 정보의 규모 및 질적 수준에 비례하기 때문에, 머신러닝이 일상생활은 물론 제조와 서비스 등 여러 IoT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엔비디아에서 출시한 자율주행차용 플랫폼 ‘드라이브 PX2’

엔비디아에서 출시한 자율주행차용 플랫폼 ‘드라이브 PX2’

 

머신러닝 기술의 관점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기업이 바로 엔비디아이다. 엔비디아는 다른 시스템 반도체 기업과 달리 그래픽 프로세서를 주력 비즈니스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 모바일 반도체 시장에서 퀄컴과 미디어텍 등 경쟁 기업에 밀리면서 큰 부진을 겪었다. 스마트폰 반도체 시장에서 철수한 엔비디아는 이를 만회하기 위하여 자동차 반도체에서 재도약의 기회를 찾고 있다.

반복적인 정보 처리와 학습을 통하여 성능을 강화할 수 있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기존 소프트웨어 알고리즘과 상이하다.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빠른 연산 처리 목적의 기존 범용 프로세서보다는 그래픽과 음성 프로세서 같은 특수 시스템 반도체 기술이 더욱 적합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까닭에 엔비디아는 그래픽 프로세서 기술을 바탕으로 머신러닝 반도체 시장 선점에 한층 주력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컴퓨팅 플랫폼 ‘젯슨 TX1’을 비롯하여 자율주행차용 플랫폼 ‘드라이브 PX2’, 머신러닝 전용 프로세서 ‘파커’ 등 다수의 머신러닝 반도체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인공지능 선도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존 반도체 기업들은 물론 이종 IT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역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한층 두드러지고 있다. 완제품의 사양이 높아질수록 시스템 반도체가 성능 향상 및 부가가치 창출과 더욱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자사 완제품의 특성에 맞게 설계한 모바일 AP를 사용하여 뛰어난 소프트웨어 및 사용자 경험(UX)을 구현할 수 있었다. 또한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 많은 기업들도 자사 제품의 차별화를 위하여 시스템 반도체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기업들의 시스템 반도체 경쟁은 미래 IoT 시대의 중요한 특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IT 업계의 가장 큰 사건 중 하나가 바로 일본의 인터넷 기업 소프트뱅크가 영국의 반도체 기술 기업 ARM을 깜짝 인수한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그간 인터넷과 통신 미디어 비즈니스에 집중했다. 하지만 인텔을 능가하는 ARM의 스마트폰 반도체 경쟁력이 IoT 시대에서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320억 달러를 투자해전격적으로 ARM을 인수했다.

최근 소프트뱅크는 서비스 로봇 페퍼를 출시하는 등 꾸준히 제조업 비즈니스에 관심을 보여 왔다. 소프트뱅크는 ARM을 통하여 IoT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완제품 및 서비스 시장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한층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이 출시한 사물인터넷 컴퓨팅 모듈 ‘쥴’

인텔이 출시한 사물인터넷 컴퓨팅 모듈 ‘쥴’


격변기 맞는 IoT 반도체 시장

향후 IoT 시대가 성숙기에 접어들수록 완제품 자체는 물론 이를 구성하는 시스템 반도체도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IoT를 접목하여 기존 기기의 성능 강화는 물론 새로운 유형의 기기를 만들기 위하여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더욱 늘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과 제품 출시 경쟁은 반도체 시장은 물론 IT 산업 전반의 핵심 화두로 부상할 것이다.

아직까지 IoT 반도체 시장에서 어느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인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각 기업들은 IoT 반도체 시장의 흐름을 주시하는 동시에, 각자의 장점을 내세워 중장기 영향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시장 주도권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차별화된 기술 개발과 전략 추진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IoT라는 메가트렌드의 부상으로 오늘날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은 물론 이종 IT 기업들 역시 시스템 반도체에서 수익 창출의 기회를 발견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가 IoT 완제품 및 서비스의 부가가치와 밀접하게 연관되면서, 반도체를 통하여 주력 비즈니스의 고도화는 물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한층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IT 기업들은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기반으로 IoT 시장의 가치 사슬 전반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각 기업들이 지니고 있는 역량만으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완제품과 반도체의 영역이 흐려지면서 서로 상이한 분야의 기업들이 지닌 역량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시스템 반도체 비즈니스 추진을 위한 거대 인수 합병은 물론 여러 기업과도 전략적으로 연대하는 등 다양한 합종연횡도 반도체 시장의 주요 특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과 대만 기업들까지 막강한 자본력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앞세워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IoT 시대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은 IT 산업은 물론 여러 산업에 걸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IoT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 역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 강화 및 전략 마련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4호(2016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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