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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거실을 잡는 자, 미래를 잡을 것이다

2016-12-20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



[KEY POINT]

인식률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음성인식 기술,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반의 홈서비스, 다양한 내·외부 서비스의 연결을 통해 홈 비서가 완성된다. 아마존, 구글, MS, 페이스북 등 거대 글로벌 IT 기업들이 홈 비서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홈 비서 서비스는 거대한 생태계를 구성할 것이며, 스마트 홈으로 시작해 IoT와 자율주행차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거실을 잡는 자, 미래를 잡을 것이다.”

거실에서 쉽게 쇼핑을 하고, 커튼을 열고, 조명을 켜고, 음악을 듣고, 피자를 시켜 먹으며, 외부 약속을 위해 택시를 부르게 된다. 물론, 가정 내의 전자기기의 제어는 기본이다. 이렇게 보면, 글로벌 기업들이 현재 구축하고 있는 ‘스마트 홈’의 기능이다. 가정 내의 기기와 서비스가 자동화되며, 서비스와 연결되는 ‘커넥티드 홈(Connected Home)’을 이야기 한다.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는 “무엇을 가지고 할 것인가”다.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하고, 서비스를 연결하며 거실에서 사용자의 바람이나 명령을 받아들이고 실행해야 하는 무엇이 필요하다.

여기에 동원되는 대표적인 기술이 음성인식이다. 인간에게 가장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해 주지만, 최근에 와서야 인식률을 높이면서 사용성이 뛰어난 도구가 됐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의 언급에 의하면, 안드로이드 기기를 기반으로 한 앱 명령의 20%가 음성이라는 것이 이러한 사용성을 반증하고 있다.

이미 애플의 ‘시리’,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Cortana)’, 구글 보이스 ‘나우’, 그리고 ‘구글 홈’, 아마존 ‘에코’, 페이스북의 ‘엠(M)’, 그리고 국내에서 SK텔레콤의 ‘누구’ 등에도 음성인식이 가장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과 음성인식은 연계된다. 즉 음성인식을 통해 인공지능이 작동하게 된다. 기업들이 달려드는 인공지능 홈서비스는 대부분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다. 음성과 인공지능의 연결은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기에 너도 나도 뛰어들고 있으며, 기기와의 대화와 제어, 나의 정보나 주변의 정보 확인, 연속성 있는 서비스들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다음은 단말 기기이다. 거실에 위치하는 실물의 전자장치로 통상 스피커를 내장해 듣고, 말하는 장치이다. 아마존의 에코와 같이 검은색의 원통형으로 생긴 것이 있고, 아직은 출시 전이기는 하지만, 소셜 로봇 ‘지보’처럼 아이로봇과 같은 모양의 장치도 있으며, 투명한 플라스틱의 전등과 같은 모양새도 있다. 이러한 기기들은 공통적으로 음성인식이 돼 스피커와 마이크로 사람들과 대화하고 외부의 기기들과 연결돼 있고,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한다.

마지막은 서비스의 연결인데, 현재는 가정용 전자기기의 제어, 온도 제어, 보안장치 작동, 음악 실행 등 스마트 홈의 기능과 영화 티켓 예매, 피자 주문, 우버와 같은 차량 호출, 메시지 전송 등 다양한 내·외부 서비스를 엮어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프로토타입의 초보적인 수준으로 보인다. 이러한 서비스는 기기와 실제적인 연결이 돼 있거나 서비스를 실행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탑재돼 있는 경우에 가능하다.

때문에 자신이 갖지 않은 킬러 서비스를 위해서는 다양한 영역의 사업자와 제휴가 필요하다. 이러한 것들이 합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서비스인 ‘홈 비서’가 탄생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자신의 기업의 명운을 걸고 달려드는 분야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구글의 ‘구글 홈’

구글의 ‘구글 홈’


킬러 서비스 확보가 관건

구글이 최근 발표한 구글 홈은 자연어를 인식하고, 구글의 가상비서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를 탑재해 정보를 검색하고 명령을 실행한다. 이외에도 앞에서 언급한, 외부 써드파티(3rd Party)와의 서비스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의 서비스 제휴는 대부분 유니콘 스타트업들이다. 이러한 구글 홈 비서의 중심에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자리잡고 있다. ‘구글 오케이’로 호출해 구글의 콘텐츠인 날씨, 일정, 가전제어 및 자신의 최대 강점인 구글 검색까지도 활용할 수 있다.

이미 구글 자신이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존재가 됐다. 과거에는 구글 나우나 애플 시리, MS의 코나타와 같은 음성에 대한 정보 검색 위주에서 이제는 음성을 입력으로 삼아 인공지능의 요소를 강화한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는데, 대화형 메신저인 ‘알로(Allo)’에까지 구글은 인공지능을 접목해 대화 중에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호출하면서 더 지능적인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자 한다.

전체적인 면에서 아마존 에코는 가장 탁월하다. 공식적으로 판매 대수를 이야기하지 않지만, 현재까지 최소 400만 대 이상 판매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내년에는 1000만 대를 넘길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더구나 아마존에는 강력한 지원자로 프라임 고객들이 있는데, 이들은 에코를 통해 아마존의 다양한 혜택을 경험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아도 사용자가 단독으로 음악, 스트리밍, 스케줄, 쇼핑, 날씨 등을 물어보고 아마존의 최대의 장점인 전자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홈 비서 서비스 중에는 에코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아마존의 ‘에코’

아마존의 ‘에코’


최근 아마존의 행보를 보면, 아마존의 핵심 사업인 전자상거래와 아마존 프라임,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지금까지 아마존의 성장의 동력이었다면, 향후 미래에는 에코를 아마존의 차기 성장동력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내부에 인공지능 개발자가 1000명이 넘는다는 소문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특별하게 홈 비서 단말기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MS에서도 음성인식 도구인 코타나에 인공지능을 부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애저 머신러닝’을 출시하고 딥러닝 시스템인 ‘아담(Adam)’을 개발하며, 스마트폰과 게임기의 ‘엑스박스 원’에서도 사용 가능하며, 작은 컴퓨팅 자원으로 뛰어난 성능과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MS는 아직까지 고민이 많다. 자신이 가진 자원도 있고, 외부에서 딥러닝 관련 스타트업인 스위프트키를 인수해 자신들의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 ‘애저(AZURE)’와 ‘스카이프(Skype)’, 그리고 4억 명의 개인이력정보가 있는 ‘링크드인’과의 결합을 도모하고 있다. 이는 현재 MS의 가장 큰 자원의 인공지능화라는 탁월한 전략일 것으로 판단되지만, 현재로서는 홈 비서 분야에 어떠한 강점도 밖으로 나타내지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잠재력으로 보면, 홈 비서 분야에서 누구도 페이스북을 무시하기 어렵다. 17억 명이라는 가입자에 10억 명이 넘는 월간 활성 이용자(MAU, Monthly Active Users)로 전 세계 인구 7명 중 1명 꼴로 이용하는 페이스북의 홈 비서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페이스북의 음성인식을 통한 최근 시도는 2013년 모바일테크놀로지 인수로부터 시작됐다. 또 2015년에는 또 다른 음성인식 스타트업 위트에이아이(Wit.ai)를 인수했다.


페이스북의 ‘M’

페이스북의 ‘M’


다만, 현재는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엠은 페이스북 가입자의 개인비서로 개인의 성향을 분석한 맞춤정보와 커머스의 연동을 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식당 예약, 여행, 선물, 특히 물건 구매에 더욱 정교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음성과 텍스트의 변환과 지능화된 검색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의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지능 홈 비서에 딥러닝을 적용한 ‘링크’, 문맥 파악으로 문장을 이해하는 ‘라온’ 등을 적용해 접목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최근 SK텔레콤이 누구를 통해 홈 비서 서비스에 동참했다. 네이버와 SK텔레콤은 해외 기업과의 홈 비서 경쟁에서 충분한 역량을 가진 기업임에는 틀림없다.

또 한국어에 대한 인식은 당연히 국내기업이 해외 경쟁기업에 비해 탁월하다. 이에 따라 해외기업들의 국내 진입에 아직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 국내에서 홈 비서에 관한 다양한 미래와 서비스를 엮어내기를 바라고 있다.


글로벌 기업 서비스 중심 거실로

2010년 경에는 음성 인식률이 70% 정도였다고 한다. 현재의 음성 인식률을 95%이며, 조만간 10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새로운 시장 확장에 한계가 없는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홈 비서는 결국은 누가 먼저 생태계를 지배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는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최고의 응용 서비스 중에 하나이며, IoT의 중심 허브가 되기 때문이다.

홈 비서는 스마트 홈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 거실을 지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에 불붙기 시작한, 가정의 모든 일을 돌봐주는 인터넷 홈서비스 사업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이 때문에 홈 비서 분야는 역량 있는 모든 글로벌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떠한 전략으로, 어떠한 그림을 그려 나가고 있을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최근 나타나는 몇 가지 특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볼 수 있는 현상은 홈 비서를 서비스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서비스 중심이 거실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PC나 스마트폰에서 이뤄지는 서비스들이 거실로 옮겨지고 있다는 것은 비즈니스의 중심이 거실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구글의 대표적인 서비스들이 자신의 구글 홈에서의 검색과 음악, 그리고 메일이나 예약, 주문 등의 서비스가 구글 어시스턴트로 가능하다.

둘째는 홈 비서가 IoT와도 관계가 있고, 클라우드 서비스와도 관계가 있다는 점이다. 홈 비서의 기능들이 단순히 거실에서 필요한 명령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시간과 공간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곧 거실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까지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홈 비서의 역할이 꼭 거실에서만이 아니라 차량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어느 장소, 어떤 시간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있다.

이는 아마존이 기능과 장소에 따라서 에코와 ‘에코 닷(Dot)’, ‘탭(Tap)’ 등 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크기, 기능, 배터리 시간,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약간의 차이만 줘도 충분하기에 가능하다. 어떻게 보면, 인터넷 기반의 유선이나 모바일 기반의 스마트폰의 기능들을 이러한 홈 비서의 확장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멀지 않은 시점의 목표에 해당된다.

셋째는 홈 비서의 생태계 조성이다. 다른 비즈니스들과 마찬가지로 홈 비서에서도 생태계 구축이 최종 목표가 될 것이다. 그 요소는 음성인식, 인공지능형 단말을 가진 단말 제공자,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생산자,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사업자, 그리고 사용자의 원활한 흐름이다. 현재는 단말 제공자의 역할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으나, 향후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운영하는 써드파티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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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기기와 네트워크 제공자, 서비스 및 콘텐츠 제공자와 사용자 간의
자연스러운 홈 비서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며,
이러한 생태계가 모든 기업의 차후 목표가 될 것이다.


음성을 기반으로 하고 인공지능을 동반해 홈 비서가 대중화되고 생태계가 조성되기 위해서는 음성인식과 인공지능 기술이 꾸준하게 발전해야 한다. 또 홈 비서 기기 가격이 더욱 하락해야 한다. 이와 함께 대기업 위주의 경쟁에서 벗어나 더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들의 경쟁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야 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써드파티의 증가가 필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서비스 기기와 네트워크 제공자, 서비스 및 콘텐츠 제공자와 사용자 간의 자연스러운 홈 비서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며, 이러한 생태계가 모든 기업의 차후 목표가 될 것은 당연하다.

홈 비서는 스마트 홈으로 시작해 IoT와 자율주행 무인자동차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 결국 거실을 잡는 자가 미래를 잡을 것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4호(2016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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