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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봇의 위협은 없다. 하기 싫은 일 대신할 뿐”

2016-11-13강동식 기자



“컴퓨터(AI)가 인간의 수준을 따라잡는 것은 500년 후에나 가능할지 모르겠다. 인공지능(AI)과 로봇에 대한 우려는 과장됐다. 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 것 같다.”

로봇의 아버지, 로봇의 대가, 로봇의 그루. 로드니 브룩스 리씽크로보틱스 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에게 사람들이 붙이는 수식어들이다.

MIT 인공지능연구소장을 맡으면서 제자들과 함께 획기적인 연구 성과를 내놓은 것은 물론 그 자신과 제자들이 로봇 산업계에 직접 뛰어들어 그 영향력은 다른 누구도 넘기 어렵다.

로드니 브룩스 회장은 지난 10월 12일부터 15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6 로보월드에 참석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기조연설과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로봇과 AI, 그리고 인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로드니 브룩스 리씽크로보틱스 회장이 10월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6 모터월드' 기자간담회에서 로봇과 AI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로드니 브룩스 리씽크로보틱스 회장이 10월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로드니 브룩스 회장은 로봇과 AI가 인간을 뛰어넘어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과장됐다”고 단언했다.

그는 “(사람들이 AI와 로봇이 인간을 위협하는) 영화를 많이 봤다. 소설 같은 얘기”라는 표현을 쓰면서 우려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을 반복해 피력했다.

브룩스 회장은 로봇과 AI가 인간을 뛰어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인간을 지배할 수 없으며, 로봇은 인간을 돕는 조력자, 또는 협력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리씽크로보틱스의 로봇 '소이어'(왼쪽)와 '박스터'

(리씽크로보틱스의 로봇 박스터와 소이어)


“AI 우려, 영화를 많이 봐서 그렇다”

브룩스 회장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결을 예로 들어 자신의 생각을 설명했다.

그는 “사람과 컴퓨터가 바둑 대결을 할 때 컴퓨터는 상대가 사람인지, 무엇인지 모른다”며 “컴퓨터가 사람 수준의 인지능력을 갖고 느낄 수 있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너무 멀다. 그렇게 되려면 500년은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룩스 회장은 또 “AI가 특정 업무 수행은 잘 할 수 있지만, 사람처럼 이것저것 모두 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간과 기계의 교감에 대해서도 과도한 기대에 기대고 있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브룩스 회장은 ‘페퍼’ 같은 인간형 로봇에 사람이 감정의 교류를 느끼는 것에 대해 “페퍼는 너무 과장된 약속을 하고, 로봇이 너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느끼게 만든다”며 “사람들은 페퍼 같은 로봇이 매우 우수한 기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상당히 실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로봇은 감정이 없다. 사람이 외로우니까 로봇에 대한 감정을 느낄 뿐”이라며 “말하는 냉장고가 좋을 수도 있지만, 그냥 냉장고로 남는 게 좋을 수 있다. 기계는 기계로 남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45년 기계의 지능이 인간을 뛰어넘는 ‘특이점’이 온다고 예견한 레이 커즈와일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뚜렷하게 밝혔다.

브룩스 회장은 “레이 커즈와일과 자주 만나는데, 그에게 ‘가능한 얘기냐’라고 얘기한다”며 “(그의 예견은) 소설같은 이야기여서 믿지 않으며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대신 그는 로봇이 인간이 하기 힘들거나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는 데 큰 유용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간이 로봇의 활용을 제어하고 지배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생각인 듯하다.

브룩스 회장은 “미국의 농업의 경우 많은 부분 자동화됐지만, 여전히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멕시코도 공장에서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 인건비가 많이 올라갔다. 하지만 공장에서 일을 잘 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로봇의 개념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부분을 채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람과 함께 일하는 협업로봇 집중

로봇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겨온 브룩스가 최근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협업로봇이다.

브룩스 회장은 “협업로봇은 중요한 특징을 갖고 있다”며 “(공장 내에 안전을 위한) 펜스가 필요 없다. 일반 산업용 로봇과 달리 현장 작업자가 직접 쉽게 작동시킬 수 있으며, 프로그램을 계속 업데이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머신러닝 등 AI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업로봇이 어느 정도까지 능동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고 보는지를 묻자 사람들이 ‘혼자 일하는 로봇’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브룩스 회장은 “로봇이 딥러닝의 결과물을 활용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술자들은 로봇을 제어하고 싶어하지 로봇이 스스로 일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창업한 협업로봇 개발기업 리씽크로보틱스는 최근 한국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10월부터 제품 판매도 시작했다.

브룩스 회장은 “한국은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로 당연히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조 분야 자동화가 10% 정도 됐는데, 이것이 15, 20, 25%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홈 서비스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브룩스 회장은 홈 서비스 로봇을 개발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홈 서비스 로봇이 전체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홈 서비스 부분은 아직은 작은 회사들이 이것저것 조금씩 해보는 수준으로, 실제로 어떤 분야가 부각될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브룩스 회장은 “로봇의 주요 고객은 산업 현장에 있고, 여기에서 일하는 협업로봇을 만드는 것이 리씽크로보틱스가 할 일”이라며 “홈 서비스 로봇을 만들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테크M = 강동식 기자 (dongsi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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