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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닮은 반도체 개발 경쟁 ‘후끈’
[테크M = 이세철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반도체는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 IT 트렌드 변화에 따라 기술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특히 인공지능 및 로봇의 확대로 향후 기술방향은 인간과 같이 생각하는 컴퓨팅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두뇌, 그중에서도 대뇌의 전두엽은 반도체의 CPU와 DRAM이 같이 있는 구조로 돼 있다. 인간의 두뇌는 대뇌에서 연산과 기억을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빠른 프로세싱이 가능하다. 또 인간의 두뇌는 병렬로 연산하기 때문에 다양한 연산처리도 가능하다.
반도체 기술도 인간처럼 기억과 연산을 같은 곳에서 처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반도체도 인간처럼 연산을 하는 로직 부분(CPU·AP)과 기억을 담당하는 메모리 부분(DRAM·NAND)을 통합해, 연산과 기억을 같은 곳에서 처리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로직과 메모리를 통합하는 것을 반도체의 원칩화라고 한다.
향후 반도체 칩들이 원칩화 된다면 고성능의 인공지능 로봇 구현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인공지능이 아니더라도 반도체 원칩화는 진행 중이다. 이렇게 메모리와 로직 간의 융합은 향후 인공지능 로봇 방향뿐 아니라 스마트폰 및 스마트워치 등 모든 기기에서 추구하는 방향이며 이는 삼성전자가 인텔보다 유리한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로직과 메모리를 통합한 원칩
반도체 원칩화를 위한 기술에는 TSV(Through Silicon on Via), PoP(Package on Package), 팬아웃(Fan-Out) 등이 있다.
PoP는 TSV 대비 성능은 낮지만 비용 효과가 가장 확실하다. PoP는 패키지 위에 패키지를 얹는 기술이다. PoP는 달리 테스트가 완료된 패키지를 적층함으로써 수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TSV나 SoC(System on Chip)보다 확장성도 뛰어나다.
PoP는 TSV나 SoC에 비해 크기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DRAM과 NAND 및 NAND 컨트롤러를 통합한 ePoP를 출시하면서 PoP의 크기를 줄여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에는 당분간 PoP 형태의 제품이 사용될 것으로 판단된다.
팬아웃 WLP(Wafer Level Package)는 구리재배선층(RDL, redistribution layer)을 칩 바깥으로 형성하는 방식으로 집적도를 높일 수 있다. 즉 팬아웃은 RDL이 칩 안쪽에 형성된 팬인(Fan-in) 형태에 비해 더 많은 입출력단자(I/O)를 배선할 수 있다.
참고로 WLP는 반도체 패키지 공정의 일종으로 칩을 조립용 인쇄회로기판인 PCB에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실리콘 웨이퍼에 직접 배치하는 기술이다. 즉 PCB를 사용하지 않는 만큼 제조 원가가 낮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얇은 두께와 우수한 방열기능 등의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의 ePoP
삼성전자는 메모리 원칩화 추진방안으로 ePoP을 확대할 전망이다. ePoP은 웨어러블 기기용으로 최적화해 DRAM과 NAND, 컨트롤러를 하나로 묶어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 위에 바로 쌓을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ePoP이 본격화되면 삼성전자는 자체 AP 위에 ePoP를 적층해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의 원칩화가 가능할 것이다.
ePoP을 이용한 원칩화는 콘셉트가 간단하지만 실제 구현은 쉽지 않다. NAND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높은 온도로 동작하는 모바일 AP와 함께 쌓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내열 한계를 높인 ePoP을 구현해 이를 해결했다.
ePoP을 모바일 AP와 하나의 패키지로 만들 경우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제품의 면적을 40%나 줄일 수 있다. 면적이 적은 칩은 스마트폰 내의 공간 확보를 용이하게 만들어 스마트폰 사이즈를 줄이거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게 한다.
(DRAM과 NAND, 컨트롤러를 하나로 묶은 삼성전자의 ePoP) |
TSMC의 InFO
TSMC는 InFO(Integrated Fan Out) 기술로 패키징을 진행할 예정이다. 팬아웃 WLP(Wafer Level Package) 기술을 활용해 구리재배선층을 칩 바깥으로 형성시켜 집적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올해 애플 ‘A10’ 프로세서에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InFO-WLP 기술은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아 원가를 낮추는 게 관건이다. TSMC의 InFO 기술 역시 연산과 기억부분에 해당되는 반도체 소자를 원칩화 하는 방향이며 칩 사이즈를 더 얇게 구현이 가능하게 된다.
IBM의 뉴로시냅틱
IBM은 인간 뇌처럼 정보를 처리하는 뉴로시냅틱 구조를 가진 ‘트루노스’라는 칩을 개발했다. 인간의 뇌는 1000억 개의 신경세포인 뉴런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각의 뉴런은 100조 개의 시냅스를 통해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뉴런은 이 시냅스를 통해 화학적 신호인 신경전달 물질을 주고받으며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한다.
IBM은 뉴로시냅틱을 기존 소량의 고성능 CPU 대신 대량의 저성능 CPU를 메모리와 통합한 인공 뉴런을 사용해 구현했다. 현재는 54억 개 트랜지스터를 사용해 100만 개의 디지털 뉴런과 2억 개의 디지털 시냅스를 형성해 뇌 구조를 닮은 칩을 구현하고 있다. 이 기술은 IBM과 코넬대가 공동 연구하고 삼성전자가 28㎚ 제조공정을 통해 구현한 칩으로 인간의 두뇌처럼 작동한다.
(인간의 뇌처럼 정보를 처리하는 뉴로시냅틱 구조를 가진 IBM의 ‘트루노스’ 칩) |
인텔의 인공지능 기술 강화
인텔은 그동안 CPU 기술 개발 중심으로 진행하다 보니 인공지능에 대한 특별한 행보가 없었다. 하지만 인텔은 2016년 6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의 스타트업 너바나(Nervana)를 인수하였다. 인텔은 너바나의 엔진과 반도체 기술이 자사의 인공지능 포트폴리오를 발전시키고 딥러닝 기술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은 현재 PC와 서버 CPU 시장의 점유율이 90%를 넘지만 아직 인공지능 기능은 탑재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향후 너바나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서버 내 데이터 마이닝이 가능하게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인텔은 또 최근 자율주행차 등 딥러닝 기술을 확대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비해 기술이 뒤처지고 있었는데 너바나 기술을 활용해 격차를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인공지능 스타트업 너바나 인수로 인공지능 포트폴리오를 발전시킬 계획이다. 사진은 다이안 브라이언트 인텔 데이터센터그룹 부사장(왼쪽)과 내빈 라오 너바나 CEO) |
퀄컴의 ‘제로스’ 프로세서
퀄컴 역시 인공지능 방향에 따라 인간의 뇌를 닮은 반도체를 구현하고 있다. 퀄컴은 ‘제로스’ 프로세서라는 인간의 뇌와 신경계를 본뜬 컴퓨터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뇌 구조에 기반을 둔 컴퓨팅 기술이 구현하는 인지능력을 CPU에 반영하고자 하고 있다.
퀄컴 제로스 프로세서는 생물체와 유사한 학습능력을 구현하기 위해 하향식보다는 상향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즉 프로그래밍을 미리 진행하는 대신 학습을 통해 데이터 피드백을 진행할 수 있도록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향후 인공지능이 본격화될 경우 상용화도 본격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인공지능 확대로 뉴메모리 기술 관심
인공지능 및 로봇기술 확대로 뉴메모리 기술도 더 가까이 다가올 전망이다. 메모리 성능 별 특징을 살펴보면 STT-MRAM이 가장 빠르며 PRAM과 ReRAM이 그 뒤를 잇는다. 뉴메모리는 DRAM보다는 빠르지 않지만 NAND보다 빠르기 때문에 성능면에서는 STT-MRAM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DRAM과 NAND 사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원가 측면에서는 ReRAM이 가장 우수하며 PRAM과 STT-MRAM가 그 뒤를 잇는다. 원가에서도 뉴메모리는 DRAM보다는 저렴하지만 NAND보다는 비싸다. 즉 DRAM과 NAND 사이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ReRAM의 경우 향후 기술이 보완된다면 NAND보다 원가를 낮출 가능성이 있는 제품이라 할 수 있겠다.
이처럼 인공지능 및 로봇 기술 방향과 IoT 등 신규 IT 트렌드로 인해 반도체 산업에도 큰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 인공지능 기술 발달로 반도체 통합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반도체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이에 따른 삼성전자, TSMC, IBM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기술 개발로 미래 기술은 우리 실생활에 더 빠르게 다가올 것으로 판단된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1호(2016년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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