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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독점을 버린 MS의 컨티넘 전략 해부

2016-08-30MIT테크놀로지리뷰



사티아 나델라는 시장을 독점하려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모습을 버림으로써 이 소프트웨어 대기업의 미래를 밝게 만들고 있다.

“기술로 돈을 만드는 방법은 말이죠, 그 기술이 사실상의 표준이 되게 만드는 것입니다.” 젊은 빌 게이츠는 1990년 여름 내게 이렇게 말했다. 그 방법은 실제로 먹혔다. 오랜 기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MS)는 다양한 PC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IBM PC는 하드웨어에서는 거의 표준이 됐으나 MS와의 운영체제 공급계약 체결과정에서 경솔하게 혹은 무의식적으로 서로 잘 맞는다고 생각했기에, MS가 운영체제를 다른 하드웨어 제조업체에 파는 것을 허용했다.

첫 번째 마이크로컴퓨터는 MS가 만든 BASIC 프로그래밍 언어를 실행하는 것 외에 어떤 일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MS는 PC를 구동하는 운영체제(처음에는 MS-DOS, 나중에는 윈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사람들이 PC에서 하고 싶어하는 작업인 문서 편집과 회계장부 작성 프로그램을 팔았고, 이런 생산성 프로그램들을 하나로 모아 오피스란 이름으로 묶어 판매해 다른 PC소프트웨어 회사를 파산시켰다.

MS는 유망한 경쟁자가 나타날 때마다, 상대방 제품의 특징을 본 딴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체제나 오피스에 포함시켰다. 심지어 미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가 MS가 부정경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조차, 한편으로는 정부와 협상을 하면서도 경쟁사와는 더 심하게 경쟁했다.

충분히 좋고 값싼 표준을 제공함으로써 MS는 자신이 말한 목표인 ‘모든 집의 모든 책상 위에 컴퓨터를’에 거의 도달했으며 한동안 지구상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큰 회사 자리를 유지했다.

MS는 여전히 세계에서 세 번째 아니면 네 번째 정도의 기업가치를 가진 회사다. 그러나 빌 게이츠가 MS에 매일 출근하던 시절은 오래 전에 지나갔고 그의 뒤를 이은 스티브 발머 역시 물러났다. 그들의 전략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경기장만 달라졌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성장과 함께 PC의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 MS 윈도의 90%는 여전히 PC에서 돌아가지만, 10년 이내에 우리는 윈도가 필요 없어질 것이다.

대부분의 작업이 모바일에서 이루어지고 대부분의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저장될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000억 달러에 달하며 이 중 어떤 분야는 50%이상의 성장률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MS가 어떻게 이들 서비스에 윈도 스티커를 붙일 것인가 하는 것이다.

MS의 세 번째 대표가 된 사티아 나델라가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라는 새 슬로건을 내건 것은 이런 위기상황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이 네 단어의 슬로건은 MS에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MS는 모바일과 클라우드에 표준을 가지고 있지 못한 데다 시장을 지배하지도, 가까운 시일내에 지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MS의 CEO가 된 지 2년이 지난 나델라는 모바일 전화 시장에서 안드로이드(84%)와 애플(15%)에 비해 자신들의 점유율이 1%이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MS의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10%인데 아마존은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 누가 800파운드의 고릴라(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업)일까?




비록 그들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추격자의 역할을 하게 됐지만, 적어도 한동안은 상황이 MS에게 그렇게 나쁘지 않을 것이다. 윈도10(MS의 유서 깊은 제품인 운영체제의 최신 버전)은 지금 3억대 이상의 장치에서 돌아가고 있다. MS를 이끄는 사람은 자신들의 모바일과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마뜩잖게 여길지 모르지만, 그 숫자들은 MS의 힘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에서 MS의 점유율은 매우 낮지만 이들이 모바일에서 얻는 수익은 상상 이상이며, 이는 그들이 가진 특허 덕분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하지만 MS는 매우 성공적으로 안드로이드 하드웨어 제조사인 삼성과 HTC 등이 자신에게 안드로이드 기기 하나 당 약 5달러를 주도록 만들었다. 삼성이 MS에게 1년에 지불하는 돈은 10억 달러 이상이다.

MS가 전체 모바일 시장의 표준을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이들은 몇몇 중요한 준표준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는 MS가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놓은 이후 ‘애저 액티브 디렉토리’라고 부르는 액티브 디렉토리 기술이 있다.

수백만 명이 개인정보를 빼앗기고 매일 디지털 보안이 위협받는 이 시대에 액티브 디렉토리는 개인과 기업이 보안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다.

이 기술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며 오피스 365의 핫메일과 X박스 게임, 그리고 기업 사내망에 이르기까지 사용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접속하는 모든 과정에 사용된다. MS가 일을 잘 해낸다면 액티브 디렉토리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 접속하는 데도 쓰일 것이다.

“우리의 고객들이 이를 간절히 원합니다. 이것은 새로운 현상입니다”라고 크리스 카포셀라 MS 최고마케팅경영자(CMO)가 말했다.

액티브 디렉토리는 애저 기술의 일부지만 독립 제품으로도 판매하고 있다. 발머였다면 애저 서비스를 반드시 사야 액티브 디렉토리를 사용하도록 했겠지만 나델라는 이를 너무 심한 제한이라고 생각한다.

MS는 또 자신들의 전통적인 생산성 응용 프로그램을 클라우드에 올리고 있다. 2011년 발매된 오피스 365는 MS의 서피스 태블릿 만이 아니라 애플의 아이패드에서도 돌아간다. 2000만 명 이상이 오피스 365를 사용하기 위해 돈을 내고 있으며 이중 79%는 1년 이상 사용해오고 있다.

MS가 당신의 데이터(오피스 365로 만든)를 가지고 있다면, 예전의 MS는 이를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저장하게 했을 것이다. 과거 MS는 자신의 소프트웨어에서 만들어진 데이터가 자신들의 소유라고 여겼다. 그러나 카포셀라에 따르면 다른 서비스를 이미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을 놓치지 않기 위한 새로운 전략에 따라 오피스 365는 드롭박스, 박스, 심지어 구글 드라이브와도 연동된다.

클라우드 분야에서 아마존 웹 서비스는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MS는 자신들이 가진 클라우드 상품이 대기업이 원하는 특성에 더 잘 맞춰져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들어 애저는 직원에게 아웃룩이나 오피스를 온라인으로 사용하게 하는 회사를 위해 분당 요금을 내는 상품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E 같은 대기업은 아마존을 사용한다.)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위한 MS의 가장 대담한 시도는 새로운 종류의 하드웨어와 액세서리 제조를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컨티넘 전략이다. 컨티넘은 컴퓨팅이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갔다면, 이제 스마트폰에서 PC의 보조장치를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정한다.

올 여름이 끝날 때쯤 나올 컨티넘 스마트폰은 태블릿이나 노트북처럼 스마트폰에 키보드와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다. 작업은 스마트폰에서 이뤄어지지만 데이터와 응용프로그램은 클라우드에서 돌아간다. 이는 매우 영리한 아이디어지만 어떤 새로운 플랫폼이건 성공하려면 이를 뒷받침하는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필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전략과 컨티넘에 빠진 것이 있다면 윈도에서 돌아가던 또 일부는 인터넷보다 먼저 존재했던 수많은 응용프로그램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이다. SW회사부터 기업의 개발자를 막론하고, 윈도에서는 돌아가지만 MS 클라우드와 스마트폰에서는 돌아가지 않는 수십만 개의 프로그램들이 있다.

이들이 실제로 미국이라는 거대한 조직을 움직이는 프로그램들이라고 강조하는 MS는 이 프로그램이 애저 플랫폼에서 돌아가도록 다시 만들어져야 하며 이는 수개월의 시간과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한다.

윈도와 스마트폰이라는 플랫폼의 차이를 메꾸려는 다른 회사들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마테오에 있는 스타트업 프레임은 어떤 윈도 프로그램이든 모든 스마트폰, 태블릿, PC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의 가상 머신에서 15분간 작동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프레임의 가상 머신은 애저가 아닌 아마존 클라우드에서 주로 돌아간다.

과거의 MS는 자신들이 어떤 시스템과 서비스를 지원하느냐로 시장을 지배하곤 했다. 그러나 나델라의 MS는 모든 곳에 자신의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자기가 지배할 수 있는 기술을 방어하려 한다. MS는 리눅스를 위한 자신의 SQL 서버 데이타베이스의 새 버전을 발표했다.

이는 MS의 관점에서 매우 큰 변화다. SQL 서버는 오라클, IBM과 경쟁하는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다. 회계나 자산관리 등 사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위해 어떤 제품도 사용할 수 있지만 SQL 서버는 다른 것들보다 저렴하다.

이전에는 SQL 서버를 선택한다면 리눅스가 주요 운영체제로 사용되는 기업시장에서는 다소 탐탁치 않은 윈도를 사용할 것임을 의미했다. 그러나 나델라의 MS에서 SQL 서버는 더 이상 윈도에서만 돌아가지 않는다. 리눅스에서 SQL 서버는 자신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한 채 오라클 및 IBM과 정면 승부를 벌일 것이다.

이는 오라클의 서버 가격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 오라클이 가격을 내리면 IBM도 내려야 한다. 이 경우 400억 달러의 데이터베이스 시장이 흔들릴 것이고 이는 고객에게 더 많은 이득을 준다. 이러한 대담한 결정은 MS의 프로그램이 MS의 운영체제에서만 돌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스티브 발머와 빌 게이츠의 시대에는 거의 불가능했던 것이다.

MS는 분명히 스릴 넘치는 전장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0호(2016년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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