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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점하는 인공지능, 개인교사 역할까지 넘본다
1990년 영화 ‘폭력교실 1999(Class of 1999)’이 개봉했다. 이 영화는 무법천지로 변한 미래 학교에 인공지능(AI)을 가진 로봇 교사가 부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로봇 제작회사는 전투용 로봇을 교육용이라고 속여 공급했고 학생들을 공격하는 로봇 교사에 대항해 학생들이 전투를 벌인다. 학생과 교사가 싸운다는 것도 충격적이었지만 로봇이 교사의 역할을 한다는 점도 파격적이었다. 당시에는 AI를 갖춘 로봇이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했다.
하지만 AI와 로봇을 이용한 교육은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 이후 AI의 가능성에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AI가 다양한 산업과 서비스 분야에서 인간을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중 한 영역으로 교육이 손꼽힌다. 정부가 내년 상반기 시범운영할 계획인 미래학교는 AI와 증강현실, 가상현실 등 IT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교육에 AI, 로봇 적용 연구 활기
정부의 전략과 별도로 국내외 많은 교육기업이 영어, 수학 등 교육에 AI를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 추진하고 있다. 다만 뚜렷한 성과를 보인 사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는 한국의 AI 연구 수준과 산업 역량이 낮은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AI가 교육에 끼칠 영향에 대한 견해는 다양하다. 한 에듀테크 업체 관계자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예를 들어 가정교사를 대체할 수준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에듀테크 업체 관계자는 “영어 토익이나 수학 문제 풀이 등 특정 분야에서는 곧 AI와 데이터 분석이 교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는 AI가 개인교사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I에 비해 교육용 로봇 분야에서는 많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로봇산업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가전전시회 CES에는 전 세계 102개 회사가 참여해 117종의 로봇을 선보였다. 이 중 교육 및 연구용 로봇이 14%를 차지했다.
덴마크 완구업체 레고는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 교육이 가능한 어린이 대상 교육용 로봇 ‘키트’를 선보였다. 또 미국의 젠워스는 노화과정을 교육시켜주는 웨어러블 로봇을 선보였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도 교육 기능이 포함된 ‘유봇’을 전시했다. SK텔레콤, 삼쩜일사, 보나비전 등 국내 기업들도 교육용 로봇을 전시했다.
로봇산업협회는 또 CES에서 지니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가 일본 소프트뱅크와 협력해 교사도우미 등 로봇 활용사례를 연구할 계획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IBM의 AI 왓슨과 소프트뱅크의 페퍼를 결합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로봇을 활용한 교육 사례는 많다. 지난 수년간 국내에서는 소프트웨어(SW) 교육과 로봇을 결합한 형태의 교육이 주목을 받았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2015년 로봇 활용 SW 교육 실험학교를 17개 운영하도록 지원했는데 올해는 34개교로 대상학교를 확대했다.
민간 기업들의 교육용 로봇 사업 참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KT는 2011년 유아 교육용 로봇 ‘키봇1’과 ‘키봇2’를 잇따라 선보였다. 키봇은 교육용 콘텐츠와 홈모니터링 기능 등을 제공했다. SK텔레콤도 2012년 말 교육용 스마트로봇 ‘알버트’를 출시했다. 알버트는 스마트폰을 로봇의 두뇌로 활용하는 교육용 로봇으로, 바퀴가 달린 몸체에 교육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스마트폰을 장착하면 학습도우미 로봇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용 로봇 분야의 전망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KT의 경우 키봇1, 키봇2를 선보이며 교육용 로봇 사업에 적극 나섰지만 이후 키봇3 생산을 취소했다. 키봇2 사업은 아이리버가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당시 예상과 달리 교육용 로봇 수요가 많지 않았던 반면 마케팅 비용 등은 계속 들어가 KT가 사업을 중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서비스 수준에 있다는 주장도 있다. 교육용 로봇이 하드웨어(HW)적으로는 고품질이지만 AI와 SW 측면에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해결방안은 AI 기술을 더 발전시키고 이를 로봇에 적용하는 것이다. 기업 간 협력도 교육용 AI, 로봇 기술 발전의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IBM과 소프트뱅크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한국로봇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일본 야마하와 스탠퍼드 연구소, 샤오미와 인텔 등도 로봇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한국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HW 기업과 SW 기업,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중소기업 등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AI와 로봇 교육이 정착하기 위해 심리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AI와 로봇을 통한 교육이 편견 없고 객관적인 교육, 개인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반면, 기계적인 교육으로 인해 학생들에 대한 인성교육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AI 로봇 교사의 등장은 전통적인 교사와 학생의 관계의 변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로봇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심이 생길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로봇 교사가 인간 교사의 도우미 역할을 우선 수행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스티브 호킹 박사는 2014년 12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수준의 AI가 개발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AI가 사람을 가르친다는 것은 인간의 수준을 뛰어 넘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려만으로 양질의 교육 기회를 포기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로봇 교사의 등장이 유토피아적 미래를 보여줄지, 폭력교실 1999처럼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테크M = 강진규 기자(viper@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40호(2016년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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