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로봇 설명도. C는 바이오로봇 제작 단계, D는 빛을 비출 때의 움직임, E는 빛의 세기를 달리하면 움직이는 방향이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머니투데이방송 테크M = 도강호 기자] 로봇 뼈대에 세포를 부착한 가오리 모양의 ‘바이오 하이브리드 로봇’이 만들어졌다. 이 로봇은 내부에 별도의 동력 기관 없이 움직일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바이오 로봇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지에 7월 8일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해외 우수 연구기관 유치사업 지원의 일환으로 만든 설립된 서강-하버드 질병 바이오물리 연구센터의 연구진이 수행했다. 교신저자는 케빈 키트 파커 하버드대 교수, 제1저자는 박성진 하버드대 교수이며, 최정우 서강대 교수가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진은 가오리 형태의 로봇 뼈대 위에 쥐의 심근세포를 배양해 로봇을 제작했다.

뼈대는 고무처럼 탄성을 가진 고분자 탄성 중합체로 제작됐다. 이 뼈대에 금을 얇게 입히고 그 위에서 심근세포를 배양했다. 배양된 심근세포는 실제 가오리와 같은 근육 구조를 갖고 있다. 또 심근세포는 빛에 반응해 수축과 이완을 하도록 유전자가 조작됐다. 심근세포가 빛에 반응해 움직이기 때문에 별도의 에너지 발생기관이 필요하지 않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오리 모양의 바이오 로봇은 빛을 따라 가오리처럼 물속을 움직일 수 있다. 근육의 수축 및 이완 속도와 정밀함은 뼈대의 탄성에 의해 조절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1초에 2.5㎜ 속도로 움직였다.



이번 연구는 세포와 기계가 결합된 바이오 로봇 개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또 심근세포 유전자 조작에 사용된 광유전 기술은 빛에 반응하는 바이오 센서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저자로 바이오 로봇의 뼈대를 제작한 최정우 서강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생체조직과 기계가 결합된 바이오 로봇의 가능성이 제시됐으며, 향후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해 인간과 같은 로봇의 개발로까지 확장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송경희 미래부 과장은 “이번 연구는 정부의 국제협력 연구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얻은 성과”라며 “우리가 보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기관들과 대등한 관계에서 협력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현재 해외 우수 연구기관 유치사업을 통해 서강-하버드 질병 바이오물리 연구센터를 비롯해 총 21개 센터가 운영 중이다.



[머니투데이방송 테크M = 도강호 기자 (gangdogi@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