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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으로 저혈당, 우울증 미리 알려준다
2016-07-23김치원 서울와이즈요양병원장

(IBM 왓슨은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의사들의 암 환자 치료방침 결정을 돕는 능력을 갖췄다.) |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기면서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님을 실감하게 됐다. 의료계 역시 마찬가지다. 각종 매체의 전망을 근거로 인공지능이 머지않아 의사를 대체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고 대체하기보다는 의사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사실 의료 분야에서는 알파고의 바둑 승리 이전부터 여러 회사가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은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암 치료에 적용하는 ‘왓슨 암치료(Watson Oncology)’와 같이 전문가들이 알고 있는 규칙을 학습하고 이를 의료 현장에 적용하려는 것이다.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왓슨은 2011년 미국의 유명 퀴즈쇼 ‘제퍼디’에서 기존 승리자들을 이김으로써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후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학습하는 과정을 거쳐 암 환자의 치료방침 결정을 도와주는 능력을 갖춰 왓슨 암치료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암 환자의 의무기록, 검사 결과에 대한 데이터를 보고 최적의 항암 치료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다.
진료 현장에서 적절한 치료 방침을 제시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추도록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매우 긴 시간이 소요된다.
우선 의학 교과서나 학술지의 내용을 숙지하고 이를 진단 규칙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언어를 그대로 이해할 수 있는 자연어 처리기능이 필요하며, 이에 더해 의학 지식을 학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후 진료 환경에 적용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적절한 치료 방침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전자 의무기록 여기저기에 분산돼 있는 자료를 모으는 것이 필요한데, 기존의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은 손쉽게 정리할 수 있는 형태로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와는 별도로 실제 학습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인공지능, 의료 영상 진단서 두각
이에 비해서 한 가지 종류의 데이터를 다루는 경우, 학습 및 진료 현장 적용이 좀 더 수월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회사가 의료 영상을 비롯한 이미지 분석에 대한 인공지능의 적용을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 현대 의학에서 영상을 비롯한 각종 검사 결과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의료 영상 판독에 컴퓨터를 활용하려는 시도는 과거부터 있었다. 컴퓨터 자동 진단 시스템 (CAD, Computer-Aided Detection)이라는 이름으로 영상 진단 교과서에 나올 만한 진단 규칙을 컴퓨터에 학습시켜 진단에 활용하고자 했다.
하지만, 진단 성과가 좋지 못한 경우가 많아서 현장에서는 제한적으로 활용됐다. 최근 인공지능의 한가지인 딥러닝의 성능이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진단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딥러닝은 간단히 말하자면 서로 다른 것으로 분류돼 있는 데이터를 학습해 새로운 데이터를 같은 방식으로 분류할 수 있도록 학습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고양이가 들어가 있는 사진을 다량으로 학습시킨 후 새로운 사진을 보여주면 고양이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기존의 방식이 고양이의 특징을 하나하나의 규칙으로 만들어 컴퓨터를 학습시키는 것이었다면 딥러닝은 컴퓨터가 알아서 고양이의 특징을 학습하도록 한다. 어떤 질병이 있는 환자의 엑스레이를 정상 엑스레이와 함께 딥러닝을 통해 학습시키면 질병이 있는 환자의 영상을 감별해낼 수 있게 된다.

(삼성메디슨은 최근 초음파 기기에 딥러닝을 활용한 진단 알고리즘을 탑재했다고 발표했다.) |
현재 딥러닝은 이미지로 나타나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많이 사용된다. 대표적인 것이 의료 영상 진단 분야이다. 여러 회사가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대표적 회사 중 하나가 최근에 클라우드 기반 IT 솔루션 회사인 세일즈포스닷컴에 인수된 메타마인드이다.
메타마인드는 사물 또는 영상 인식 분야에 집중하는 회사인데, 그 중 하나로 의료 영상을 다루고 있다. 작년에는 원격영상진단 회사인 버추얼 래디올로직과 협력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3000만 명의 환자에 대한 영상 자료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협력을 통해서 메타마인드는 인공지능을 학습시킬 데이터를 상당량 확보하게 됐다.
호주의 영상 진단 서비스 회사인 캐피털 헬스로부터 투자를 받은 엔리틱 역시 의료 영상 진단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도 딥러닝 기술을 의료 이미지 분석에 활용하는 스타트업들이 있다.
루닛과 뷰노라는 회사인데, 루닛은 흉부 엑스레이와 유방 촬영(mammogram) 및 병리 슬라이드 진단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결핵협회 등과 공동연구를 통해 결핵환자의 흉부 엑스레이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뷰노는 흉부 CT에 대한 진단 및 손 엑스레이에 대한 성장판 검사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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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의 특성 상 의사가 진단에 활용하지만
지식으로 표현하지는 못하는 암묵지까지 학습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기존 진단 시스템보다 우수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여러 회사가 내놓는 성과를 보면
웬만한 영상의학과 의사 수준에 육박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메디슨도 최근 초음파 기기에 딥러닝을 활용한 진단 알고리즘을 탑재했다고 발표했다. 1만여 건에 이르는 진단 사례에 대한 학습을 통해 초음파 검사 도중 한 번의 클릭으로 유방 병변의 특성과 악성·양성 여부를 제시하는 기능이라고 한다.
초음파는 엑스레이, CT, MRI 등의 검사와는 달리 시술자에 따라 얻어지는 영상의 모습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 진료 현장에서 얼마나 큰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지만, 다양한 회사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영상 진단에 관심을 보인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영상의학계에서는 과거 컴퓨터 자동 진단 시스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다는 점 때문에 최근 연구되고 있는 딥러닝 기반의 영상 판독 시스템 역시 회의적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딥러닝의 특성 상 의사가 진단에 활용하지만 지식으로 표현하지는 못하는 암묵지까지 학습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기존 진단 시스템보다 우수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여러 회사가 내놓는 성과를 보면 웬만한 영상의학과 의사 수준에 육박하는 경우가 많다.
저혈당 3시간 전 예측 알고리즘 개발
세 번째 영역은 어떤 의료적인 사실과 연관된 데이터 또는 알고리즘을 찾아내는 것이다. 어떤 일이 발생하기 전에 나타나는 변화를 발견해내는 경우가 해당된다.
지난 1월 CES에서 IBM 왓슨과 의료기기 회사인 메드트로닉은 지속형 혈당 측정계(CGM, Continuous GlucoMeter)가 측정한 혈당 데이터를 분석해 최대 3시간 전에 저혈당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당뇨병 환자에서 저혈당은 의식을 잃거나 간질 발작을 일으켜 심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문제다. 지금까지는 어지러움 등 증상이 발생한 다음에 대처할 수 있었는데 이 제품을 사용하면 미리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영역에 속하는 또 다른 사례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진단을 내리고자 하는 경우가 있다. 진저아이오(ginger.io)라는 회사는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분석해 정신질환이 있는 환자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진단해줄 수 있는 딥러닝 분석기술을 개발했다고 하는데,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거는 빈도와 시간이 짧아진다는 데이터를 통해 우울증이 심해졌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데이터는 매우 많을 것인데, 각 데이터에 가중치를 두고 종합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을 의료에 적용하는 네 번째 경우는 설정된 규칙을 바탕으로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분야이다. 어떤 환자가 임상시험 기준을 만족시키는 지를 빠르게 확인하는 임상시험 매칭이 여기에 해당한다.
사실 이런 일은 엄청난 지식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꼭 인공지능 같은 복잡한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고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만으로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IBM 왓슨은 이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많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대량으로 판매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 약물이 줄어들면서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임상시험의 참여 기준을 만족시키는 환자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아지고 있다. 성별, 연령, 혈액검사 결과는 물론 과거 어떤 약물로 치료받았는지, 어떤 유전자형을 가졌는지까지 따지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 더해 임상시험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어떤 환자가 어떤 임상시험에 적합할 지 찾아내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임상시험 대상자도 쉽게 찾아준다
이에 IBM은 인공지능 왓슨을 이 분야에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유수의 병원인 메이요 클리닉과 협력해 임상시험을 매칭해주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밀워키 지역의 의료기관 네트워크가 임상시험 매칭에 왓슨을 활용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임상시험에 참여할 사람을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는 경우 비교적 손쉽게 임상시험 대상자를 찾아서 해당자에게만 임상시험 참여를 권하는 등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의료의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아직까지 연구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의료계에서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더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움직임이 활발해 지면서 보다 많은 사람이 더 효율적으로 질 높은 진료를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기사는 테크M 제39호(2016년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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