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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시대, 로보바이저의 현실과 허상
우리나라는 1994년 세제지원 개인연금제도를, 2005년에는 기업이 사내에 적립하던 퇴직금제도를 대신할 퇴직연금제를 도입했다.
올해부터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소득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연 2000만원까지 하나의 통장으로 예금, 적금은 물론 주식, 펀드, ELS 등 파생상품 투자를 할 수 있는 통합계좌를 시행했다.
미국이 401 (K) 및 IRA 개인 연금 제도 도입후 자산운용 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였듯이 한국에서도 자산운용 산업이 향후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경우 최근까지는 자산운용회사들은 전문가들이 고객 자산 운용 포트폴리오를 구성, 운용해주고 그 대가로 고객으로부터 자금 운용 수수료를 받아 왔다.
그러나 지난 2008-9에 겪은 금융 위기를 통해 일생 동안 벌어 쌓아 놓은 연금의 대부분을 잃게 된 미국 개인 투자자들은 Fidelity, Vanguard, Charles Schwab, Merrill Lynch 등과 같은 대형 자산운용회사 들의 도덕성과 자산 운용 내용의 불투명함에 회의를 가지게 되었고 그때부터 본인들의 연금을 다른 형태의 자산운용회사들에게 위탁하기 시작했다.
그 대안으로 나타난 자산운용회사가 로보바이저 (robo-advisor) 회사들이다. 대표적인 로보바이저 회사들로 Betterment, Sig Fig, Motif 와 Wealthfront 가 있다.
로보바이저 회사는 수십개, 수백개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고객의 재무 상황, 재무 목표, 투자 리스크 성향, 세제에 따라 언제든지 가장 최적화 (optimal) 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다. 금융 시장 상황은 언제든지 급변하기에 투자 포트폴리오는 언제든지 변한다 (rebalancing).
자산을 위탁한 고객들은 PC 나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언제든지 본인의 자산 운용상황 (자산 구성도, 투자한 주식 채권 펀드 포트폴리오, 수익률) 을 알 수 있다. 자산운용비도 일반 자산운용사보다 저렴하다. 추가 질문이 있으면 전화를 걸어 답을 얻을 수 있다.
(Betterment 로보바이저의 고객이 볼수 있는 개인 포트폴리오 summary 페이지) |
로보바이저의 운용핵심은 알고리즘이며 이것은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1초마다 급변하는 금융시장의 상황을 봇 (bot) 를 통해 분석, 인식, 진단까지 모두 자동적으로 내린다.
최근 알파고와 이세돌 간의 바둑 경기에서 보았듯이 AI (인공지능) 기반의 알고리즘은 무한한 양의 데이터를 빨리 분석하여 진단을 내려 인간의 지능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로 인해 많은 일반인들은 인공지능을 탑재한 제품을 볼 때 그 제품이 뭔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청소 로봇 ‘룸바’ 은 방의 형태와 쓰레기의 상황에 따라 움직임이 변한다. 처해진 상황에 따르고 어떻게 동작하면 좋을지를 생각하고, 보다 ‘똑똑하게’ 행동을 한다. 즉 입력 (인간의 오감에 해당하는 ‘센서’에 의해 관측한 주위의 환경이나 상황)에 따르고, 출력 (운동 기관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actuator)에 의한 동작) 이 바뀐다는 것이다.
일단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이 실현되면 인간의 지능을 크게 능가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적어도 특징을 학습하는 능력과 특징을 사용한 모델 획득의 능력이 인간보다도 지극히 높은 컴퓨터는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즉, 주어진 예측문제를 인간보다 더 정확하게 풀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이 보기에도 매우 지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인간의 뇌는 다양한 점에서 물리적인 제약이 있다. 예를 들면 보통 사람보다 뇌의 사이즈가 10배 큰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컴퓨터의 경우에는 컴퓨터 1대로 할 수 있는 일을 10대로 하면 10배, 100대로 하면 100배가 된다.
결국, 특징표현의 획득 능력으로 언어 개념의 이해나 로봇 등의 기술을 조합시키면 모든 화이트칼라의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가능할 것이다.
인간지능이 세상을 뒤흔들고 있지만, 사실 현재 인공지능은 미완이다. 최근 ‘인공지능을 탑재한 상품’이나 ‘인공지능을 사용한 시스템’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아직 인공 지능이 완성되어 있지 않다’ 라고 하면 깜짝 놀랄 사람들이 많겠지만, 정확히 말하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인공지능, 즉 ‘인간과 같이 생각하는 컴퓨터’ 는 아직 없다.
인간의 지능 원리를 해석하고 그것을 공학적으로 실현하는 인공지능은 아직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사용한 제품’ 이나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한 서비스’ 라는 것도 사실은 거짓이다.
거짓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조금 지나친 표현일 수도 있지만 인간의 지적인 활동의 일면을 흉내 내고 있는 기술을 ‘인공지능’ 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의 역사는 인간의 지적인 활동을 열심히 흉내 내려고 해 온 역사이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이 가지는 지능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깊고 멀어서 아득히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고, 아직도 그 원리를 알지 못하며, 당연히 그것을 컴퓨터로 흉내 낼 수도 없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본능을 갖지 않는다. 인간이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컴퓨터가 스스로 특징이나 개념을 획득하는 딥러닝에서는 컴퓨터가 만들어 낸 ‘개념’ 이 사실 인간이 가지고 있던 ‘개념’과는 다르다. 인간이 획득하는 개념 안에는 무엇이 ‘유쾌’하고 ‘불쾌’인지에 따라 방향을 잡고 있는 것도 많다.
예를 들면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 스포츠 만화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상세해진다. 아주 자잘한 것까지 상황이 이해가 간다. 이러한 것을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강화 학습 (reinforcement learning)’ 이라고 말한다. 어떤 보상(reward) 이 주어져서 그 결과를 만들어 내고 행동이 강화된다는 구조다.
그리고 이 강화 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 보상인가, 즉 무엇이 ‘유쾌’이고 무엇이 ‘불쾌’인가이다.
이러한 본능에 직결하는 개념을 컴퓨터가 획득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러한 인간의 본능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인공지능은 인간이 사용하는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따라서 필자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차질 없이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인간과 똑같은 개념을 가진 인공지능이 출현 가능할 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그것보다는 예측 능력이 단순하게 높은 인공지능이 출현할 가능성이 클 것이며 그것만으로도 우리 세계에 많은 변화를 줄 것이다.
자산운용은 인공지능이 들어오기 쉬운 분야이다. 투자결정은 전문 영역이지만 다방면으로 경제, 사회, 정치, 문화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개인 투자자문사(financial advisor) 보다 더 많은 정보를 분석, 인식, 진단하여 각종 투자자산의 상관관계 및 위험성을 측정하는데 더욱더 많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검색과 소셜네트워크 및 각종 조사를 통해 고객의 취미와 기호에 맞는 타겟팅화 된 투자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을 자동적으로 내릴 수 있게 된다. 세계적 금융그룹들이 이미 자산운용과 고객 대응 시스템에 있어서 IBM Watson AI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스위스 은행인 UBS는 고객대응 시스템에 Watson을 도입 하였고, 싱가포르의 최대 금융그룹인 DBS 와 호주의 ANZ 은행은 Watson 시스템 기반의 자산운용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미 미국 주식거래에서 기계학습과 빅데이터 마이닝 기법을 활용한 알고리즘 기반의 trading은전체 주식 거래의 70% 까지 차지 하고 있다.
이런 인공지능 기반의 운용 자산 application 을 통해 고객들은 더 저렴하고 더 좋은 지식과 정보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 동안은 부유한 소수의 개인 투자자들만이 얻을 수 있었던 자산운용 서비스를, 이제는 많은 일반 고객들이 이런 인공지능 기반의 자산운용 application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은행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한 DBS와 IBM간 협력 사례) |
그러나 투자를 하는데 있어 최적화된 수익을 얻는 투자자들은 단순히 가치 있는 정보의 취득만으로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다. 좋은 정보가 있어도 그것을 판별할 줄 알고, 투자자로서의 사고방식이나 정신적인 태도, 본능 또한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투자자문사들은 고객들의 투자 동기, 가치관, 그리고 편견 등에 대해 잘 이해할수록 더욱 더 좋은 투자 결과를 가져 오게 할 수 있다. 즉, 투자하는 고객의 정서적인 부분 또한 중요한 변수이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알고리즘 또한 급변하는 금융 시장에서 불완전하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양한 주식, 채권, 외환, 부동산 가격 정보와 추이를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 경제적으로 갑자기 급변하게 되는 상황의 경우, 이런 알고리즘에 의존한 자산운용 application 은 이상한 투자 추천을 하고는 한다.
세계 금융시장은 서로 깊이 연결이 되어 있다. 아시아 주식시장의 거래는 그날 오후에 열리는 유럽 주식 시장에 영향을 주고 그날 밤에 열리는 미국 주식 증시에 영향을 준다. 그리고 이미 알고리즘을 통해 연결되어 있는 금융시장에서는 예상을 벗어나는 시장 변동이 가능하다.
그런 예가 벌써 일어 났다. 2010년 5월 6일 오후 불과 몇 분 사이에 미국 뉴욕증시가 1천포인트 이상 폭락하였다. 어떤 주식들의 가격은 60%까지 빠지기도 하였다. 몇 분 후에 다시 주식 가격은 폭락전의 가격으로 회복되었지만, 이런 이상한 주식 가격 거래가 알고리즘을 통해 이루어진 것 자체가 알고리즘에 의존한 trading 은 전체 금융 시스템에 얼마나 파격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 케이스이다.
이런 불완전한 알고리즘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이다. 인공지능이 진화하면 인간의 일을 아예 로봇에게 빼앗겨 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은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 자산운용에 있어 이런 알고리즘의 불완전 리스크를 관리하고 진단할 줄 아는 투자담당자 (Chief Investment Officer) 의 역할은 로보바이저 회사에서 여전히 중요하다.
단순히 알고리즘에 의존한 trading 전략은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빠르게 적응을 하는데 부족하고 위험도가 높다. 현재 국내에 로보바이저 사업을 추구하려는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꽤 있다. 그런데 대대수 관련 스타트업 경영진이 직접 투자 운용 경험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눈에 뛴다.
반면에 미국의 로보바이저 회사인 Wealthfront 나 Betterment 의 창업 팀에는 수십 년간의 투자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본다. 아직 인공지능은 미완이다. 따라서 인공지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로보 바이저는 불완전 하다.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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