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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좋아요' 뒤에 숨은 '진짜 호감'을 측정하라

2016-06-30조은아 기자



모바일 동영상 조회수 100만, 하지만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여기서의 ‘그’는 바로 광고주다.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의 빠르게 올라가는 조회 수 앞에서 광고주는 망설인다.
한 광고 마케터는 “실제 현장에서 광고주를 만나보면 콘텐츠 유형, 브랜드와 콘텐츠 타깃 적합성 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모바일 비디오 콘텐츠가 대세인 것은 알면서도 의구심이 있는 것이다. 아직 과도기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대부분 멀티채널네트워크(MCN) 기업들은 업력이 짧은 스타트업이다. 게다가 10~20대가 가볍게 즐기는 스낵컬처성 콘텐츠를 주로 만들다보니 콘텐츠 수명이 짧고, 후속 콘텐츠의 인기 역시 담보하기 어렵다. 단순 조회 수만으로는 광고주를 설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1인 콘텐츠 창작자들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결국 모바일 콘텐츠가 비즈니스로서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에 걸맞은 새로운 평가기준이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이미 2010년부터 모바일 동영상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2008년 설립된 소셜블레이드는 온라인 데이터 분석 업체다. 2010년 유튜브를 시작으로 트위치, 인스타그램의 데이터를 추적하고 있으며, 유튜브의 경우 400만 개가 넘는 채널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소셜블레이드는 채널별 구독자 증가 추이, 예상 수익 등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보여준다. 최근 인기 채널의 동향을 살필 수 있어 이를 통해 개인 창작자들이 유튜브 채널을 성장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소셜 데이터 분석기술 활용해 측정
소셜블레이드에 비하면 한발 늦기는 했지만 국내에서도 소셜 데이터 분석기술을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에 활용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비디오빌리지는 지난해 12월 소셜 빅데이터 전문기업 랭크웨이브와 함께 개발한 ‘스타웨이브’를 선보였다. 스타웨이브는 콘텐츠의 확산 정도와 사용자 반응을 분석한다. 신규 및 휴면 유저, 기간별 이용자 접속 현황, 이용자 인구통계 분석 등을 제공함으로써 개인 창작자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지수화해 보여준다. 단순히 조회수와 ‘좋아요’로만 가치를 입증하던 모바일 미디어가 새로운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셈이다.

높은 조회 수와 ‘좋아요’ 숫자 뒤에 숨은 맹점을 파고드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사실 제 아무리 조회 수와 ‘좋아요’가 많더라도 이를 모두 긍정적인 반응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댓글은 부정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TV와 모바일 미디어의 평가기준이 완전히 달라진다.

TV의 시대에는 콘텐츠에 대한 사람들의 호감이 시청률로 집계됐다. 하지만 모바일 세계에서의 시청률은 무의미한 숫자에 불과하다. TV 콘텐츠처럼 일방향으로 정보가 전달되는 구조에서는 시청이라는 행위 자체가 의미 있지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모바일 미디어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평가기준에 이용자의 긍·부정 반응을 녹여내는 이유다.

랭크웨이브는 소셜 서비스 이용자 분석을 통해 이용자들이 어떤 대화를 나누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살핀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개인 창작자의 콘텐츠를 통한 실질적인 광고효과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용자 선호도를 감안한 정교한 마케팅 캠페인도 가능해진다.

소셜블레이드(좌)와 미디어자몽(우) 사이트의 랭킹 정보 화면

(소셜블레이드(좌)와 미디어자몽(우) 사이트의 랭킹 정보 화면)

미디어자몽도 소셜 빅데이터 기업 스위즐랩과 손잡고 랭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랭킹 정보는 실시간으로 미디어자몽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미디어자몽은 스위즐랩스의 순위 정보를 통해 보다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활용할 계획이다.

스위즐랩이 개발한 랭킹 서비스는 단순히 순위 정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트렌드 키워드 분석을 더했다. 댓글 리뷰키워드를 분석해 트렌드를 분석하고 해당 기업에 마케팅 솔루션을 전달하는 것이다.
사실 이용자들의 콘텐츠에 대한 호감은 예측은커녕 발견하고 대응하기조차 쉽지 않다. 그동안 이용자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는 사람이 직접 수시로 댓글 내용을 확인해야했다. 투자 시간에 비해 효과가 떨어졌고, 정확도 역시 낮을 수밖에 없었다.


스위즐랩은 인공지능 텍스트 분석기술을 활용해 자동으로 텍스트를 분석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해당 주제와 관련된 사이트의 데이터를 모으고 날 것 그대로의 문장을 키워드별로 쪼개고, 형태소 분석을 한 다음 키워드 연관성을 살피는 것이다.


이인영 스위즐랩스 대표는 “TV를 보지 않는 10~20대를 고려하면 시청률 집계조차 이젠 의미 없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며 “뉴미디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소셜 분석이 필요한데 인공지능 기술을 여기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스위즐랩은 자동화 솔루션으로 키워드를 뽑는 ‘정량’적인 작업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겨있는 의미를 파악하는 ‘정성’적인 컨설팅 역할까지 함께 한다.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선호할만한 내용을 미리 파악해 제작 아이디어로 참고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 대표는 “기반 기술은 사실 어느 회사나 비슷하다. 데이터 사이에서 뽑아낸 키워드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렵고 고객 만족도도 낮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키워드 분석을 바탕으로 사전, 사후 컨설팅을 같이 해서 모바일 미디어사의 파트너로서 제언하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스위즐랩은 아직 국내 MCN 시장 규모가 작은 만큼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중국어 기반의 분석 솔루션도 준비하고 있다.


대기업에서도 이용자 분석에 관심을 갖고 있다. 광고 에이전시인 제일기획이 대표적인 예다. 제일기획은 데이터 기반 분석 솔루션 ‘겟잇뷰’를 준비하고 있다. 개인 창작자와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 그리고 모바일 동영상을 통해 브랜드 마케팅을 하려는 기업들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지난 5월 열린 모바일 비디오 컨퍼런스에서 제일기획 관계자가 겟잇뷰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모바일 비디오 컨퍼런스에서 제일기획 관계자가 겟잇뷰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새로운 평가기준, 시장 성장 촉매
겟잇뷰는 객관화된 소셜 데이터 지표를 통해 브랜드에 맞는 개인 창작자를 추천하고, 현재 가장 큰 고민인 브랜드별 콘텐츠 기획 방향과 캠페인 집행을 제안하며, 캠페인별 성과를 측정 및 분석하는 서비스다. 추천채널, 인기채널, 급상승 채널 랭킹을 보여주고 채널별 일별 조회 수, 누적 조회 수 등 다양한 통계와 함께 다른 크리에이터 채널과 비교할 수 있는 톱100 크리에이터 랭킹 메뉴도 마련했다.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콘텐츠가 어떻게 만났는지 볼 수 있고, MCN 업계 관련 소식 등 트렌드 리포트도 볼 수 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겟잇뷰는 현재 내부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서비스를 발전시켜 다양하게 활용해 다변화된 미디어 생태계에 기여하는 서비스로 만들려고 한다”고 전했다.


모바일 미디어 시대에 어울리는 새 평가기준은 시장 성장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평가기준의 역할이 중요해질수록 조회 수와 ‘좋아요’ 숫자들 사이에 숨어있는 ‘진짜 호감’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테크M=조은아 기자(echo@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38호(2016년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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