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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 선진국, 중국에서 해답 찾기

2016-03-29정주용 투자칼럼니스트
중국 콜택시앱 디디다처 (출처: 바이두투피엔)
(중국 콜택시앱 디디다처 (출처: 바이두투피엔))
중국 O2O 비즈니스의 성장 속도가 무섭다. 중국판 우버인 ‘디디콰이디’와 소셜커머스 업체 ‘메이퇀디엔핑’ 등은 이미 기업가치가 국내 최대 O2O 기업으로 성장 중인 카카오보다 몇 배 이상 크다. 이런 중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는 한국의 O2O 기업들에도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중국 O2O 산업의 변화는 크게 3가지로 요약이 가능하다. △이합집산, △생태계 구축, △핀테크와의 결합이 그것이다. 먼저, 중국 O2O 기업들간 비자발적 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 시진핑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뉴딜 정책인 ‘인터넷플러스’ 정책을 바탕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른바 중국의 3대 IT 기업인 ‘BAT’가 조성한 생태계에서 생활이 가능해졌다. 또한 중국에는 오프라인 기득권이 존재하지 않아 이들 O2O 기업이 자연스럽게 금융산업을 자신들의 생태계에 추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월 26일, 중국의 대표 O2O 기업인 디디콰이디는 1조2000억 원의 투자유치를 마무리 지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투자하려 줄을 섰다. 창업 5년도 안된 이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의 가치는 25조원에 육박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2012년 창업 이후 디디콰이디가 유치한 누적 자본의 총합계액이 6조5000억 원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표 O2O 기업인 카카오의 기업가치는 6조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카카오택시와 유사한 택시 앱서비스 하나로 25조원의 기업가치를 만든 셈이다. 이러한 거대한 기업가치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 간단하다. 중국 전역의 360여 도시에서 매일 1,000만 명 이상 중국인이 디디콰이디 앱을 사용한다. 그래서 세계 최대인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88%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인민이 길거리에서 택시를 잡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디디콰이디의 업적은 전 세계 차량공유 O2O 대표기업 우버와 비교해도 놀라울 정도다. 우버가 2009년 설립 이후 수행한 서비스 누적 건수가 10억 건인데, 디디콰이디는 2015년 한 해에만도 14억 건을 훌쩍 넘겼다. 증가세는 더욱 가파른 추세여서 2015년 12월 한 달에만 2억 건을 수행했다. 이런 추세라면 2016년 한 해에만도 20억 건을 넘을 수 있다. 우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거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의 종류도 다양하다. 카카오택시와 같은 콜택시 기능은 물론, 우버와 유사한 P2P 차량공유 서비스, 대리기사 서비스, 심지어 전세버스 서비스도 가능하다. 디디콰이디가 13억 인구의 이동의 자유를 극대화하는데 기여했다면, 중국인의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을 담당하는 O2O 플랫폼 기업이 있다. 바로 ‘메이퇀디엔핑’이다. 음식점을 평가해주는 온라인 서비스로 시작한 ‘디엔핑’과 중국 공동구매 및 소셜커머스의 원조격인 ‘메이퇀’ 이 합병해서 탄생한 기업이 바로 메이퇀디엔핑이다. 합병 법인의 가치는 무려 17조원에 달한다. 디디콰이디의 투자유치 및 인수합력 이력 (출처: 크런치베이스)
(디디콰이디의 투자유치 및 인수합력 이력 (출처: 크런치베이스))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O2O 삼국지 중국 O2O 시장은 이른바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가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바이두를 견제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텐센트와 손을 잡은 이유는 바이두가 우버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2014년 12월 우버는 중국 최대 검색 엔진인 바이두와 제휴를 맺고 중국 진출을 발표했다. 중국인이 가장 애용하는 위치기반 서비스인 바이두 맵과 우버를 연동한다는 선언과 함께. 발표 2개월 후인 2015년 2월에는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주요주주인 디디다처와 콰이디다처가 전격 합병을 선언해 우버와 바이두 진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우버의 중국진출 의지를 원천적으로 꺾으려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는 움직임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디디다처와 콰이디다처는 중국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두 법인의 합병은 우버-바이두 연합군에게는 큰 위협이었다. 이후에도 바이두의 우버에 대한 러브콜은 그치지 않았다. 2015년 9월 우버의 1.5조원 투자유치 당시에 바이두는 주요한 투자자로 참여했고 우버 중국 법인의 별도 투자유치에도 투자자로 참여해서 끈끈한 관계를 다시금 확인시켜줬다. 바이두의 우버에 대한 누적 투자만도 1조 원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바이두 입장에서 보면 텐센트, 알리바바의 연대에 맞서기 위해 세계 1위인 우버를 앞세우고 대리전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우버와 디디콰이디의 경쟁은 중국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버가 중국 시장을 바이두와 손잡고 침투해 들어오고 있다면, 디디콰이디는 우버 입장에서 안방시장인 미국에서 우버의 강력한 경쟁자인 리프트(Lyft)와 손을 잡았다. 디디콰이디는 리프트에 수천억 원의 투자를 감행하며 주요한 투자자이자 전략적 협력자로 등극했다. 우버의 본진을 공격하려는 전략이다. 이뿐 아니다. 인도 최대 차량공유 앱인 올라(Ola), 동남아시아의 맹주인 그랩택시(GrabTaxi)에 지분투자를 이어가면서 전 세계적인 디디콰이디 연합전선을 형성하는데도 성공했다. 중국, 미국, 인도, 동남아는 그야말로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곳이다. 디디콰이디는 이 연합전선을 통해 디디콰이디 주도의 O2O 세계지도를 그려나가고 있다. 사실 이 세계 지도의 원작자는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디디콰이디의 주요한 투자자인 알리바바의 최대주주고, 디디콰이디, 올라, 그랩택시, 그리고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스냅딜(Snapdeal)의 주요주주이기도 하다. 소프트뱅크의 글로벌 전략투자 지도 (출처: 소프트뱅크 공시자료)
(소프트뱅크의 글로벌 전략투자 지도 (출처: 소프트뱅크 공시자료))
그런가 하면 디디콰이디 역시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바이두를 견제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2015년 상반기까지 만해도 2010년에 설립된 메이퇀은 알리바바가 투자한 기업으로, 2003년에 설립된 디엔핑은 텐센트가 투자한 기업으로 두 큰 물고기가 시장을 양분하고 격하게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015년 10월 중원을 놓고 진검 승부를 펼칠 것 같았던 두 기업이 전격 합병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중국 O2O업계는 패닉에 빠졌다. 이번에도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야합으로 직격탄을 맞는 것은 바이두였다. 메이퇀디엔핑의 탄생은 바이두가 수년간 3조5000억 원이라는 거대한 투자를 통해 공들여 쌓아온 ‘누오미’라는 소셜커머스 O2O 플랫폼 기업을 한 순간에 매우 위험한 지위로 밀려나게 했다. 메이퇀디엔핑의 시장점유율은 소셜커머스 O2O 범주에서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누오미의 시장점유율은 2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바이두 입장에서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올해 1월 메이퇀디엔핑은 4조원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기업가치는 20조원이 넘어간다. 절대적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한껏 몸값을 높인 결과다. 어찌 보면 13억의 중국인이 먹고, 마시고, 영화보고, 노래부르고, 기차표 예약하는 O2O서비스들을 온라인으로 절대적으로 장악하는 사업의 가치가 20조원이라는 것은 전혀 놀랍지 않을 수도 있다. 바이두의 공든 탑, 누오미의 홈페이지 (출처: 누오미 홈페이지)
(바이두의 공든 탑, 누오미의 홈페이지 (출처: 누오미 홈페이지))
중국은 O2O, 비자발적 구조조정 중 그렇다면,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공생관계는 순항중일까? 이들 역시 앞에서는 공생 관계를 유지하는 듯 보이지만 뒤에서는 치열하게 경쟁 중이라는 편이 맞는 것 같다. 지난 1월 마무리된 메이퇀디엔핑 4조원 투자유치의 투자자 리스트를 살펴보면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공생관계가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자자 목록에 알리바바는 사라지고 텐센트만 남아있다. 메이퇀디엔핑에서 알리바바가 조금씩 손을 ?는 모습이다. 이에 반해 알리바바는 어러마(?了?한국말로는 ‘배고파’라는 뜻, 한국의 배달의 민족에 해당하는 배달 O2O서비스)에 1조5000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하며 배달 O2O서비스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 어러마는 중국 전역의 360개 도시에 30만개 음식점과 제휴돼 있다. 매일 주문 건수는 330만 건에 달하고 하루 거래액은 180억 원이 넘는다. 정규직 배송직원은 6000명이 넘고, 외부협력 배송직원까지 모두 합치면 50만 명에 달한다. 이 모든 주문은 98%가 모바일 주문이다. 어러마는 하루에 수백만 건의 주문이 이뤄지는 O2O 플랫폼이다. 알리바바는 어러마 뿐 아니라 새로운 O2O 플랫폼 코페이왕에도 공을 들여왔다. 텐센트와 손을 잡은 듯 보이면서도 독자적으로 자신의 세를 불리고 있따. 여기서 또 얽히고설킨 지점은 디엔핑이 어러마의 주요한 투자자라는 것이다. 디엔핑은 텐센트가 주요주주였다. 텐센트가 지금 합병된 메이퇀디엔핑의 지배적 주주라면 어러마는 여전히 텐센트의 간접적인 지분관계가 있다. 완전한 적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내편도 아닌 애매모호한 관계의 연속이 중국의 O2O 산업에 존재한다. 이처럼 현재 중국의 O2O산업은 흡사 장기판에서 말을 하나 내어주고 다른 말을 차지하는 전략처럼, 서로 얽혀 뭉치고 흩어지는 치열한 수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이합집산 현상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중소 O2O 기업들 간 무리한 고객유치를 위한 마케팅 활동이 자금난을 유발하고 실탄이 바닥난 중소기업들이 자금의 여유가 있는 대형 O2O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비자발적 시장 통합은 2015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진행 중이다. 거대한 시장의 축에 포함되지 못한 다수의 O2O 기업들은 무리한 할인 경쟁에서 더 이상 생존하지 못하고 줄도산의 길로 빠져들어 갔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미용, 차량, 안마와 같은 카테고리의 단순 O2O서비스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났다. 지난 2~3년간 O2O에 대한 기대감의 증폭 속에서 다양한 서비스 영역에서 투자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2015년 4분기에 접어들면서 그러한 기대감은 갑자기 위축됐다. 이제는 어떤 현금흐름이 창출될 지에 대해서 도전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에선 이미 O2O 투자 혹한기에 돌입했다는 평가도 나올 정도다. 지속적인 할인행사에 소비자들은 식상함을 느끼고 서비스 제공자는 점점 높아지는 소비자 유입을 위한 비용지출을 감당 못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투자자들은 O2O 산업에 대한 우려를 갖고 후속 투자를 꺼리고 있다. 후속투자를 필수조건으로 진행해 온 사업모델은 이제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닌 게 돼버렸다. 전 세계 O2O 산업 투자유치 추이(‘10~’15) (출처: CB인사이트)
(전 세계 O2O 산업 투자유치 추이(‘10~’15) (출처: CB인사이트))
위 그래프는 전 세계 O2O 산업에 대한 투자유치 추이 그래프다. '14년~'15년 지난 2년간 30조원으로 투자유치가 기록적으로 상승했다. 우버, 에어비앤비, 디디콰이디가 이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데, 문제는 작년 4분기에 액수와 건수가 모두 급감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에서는 O2O 투자유치 혹한기를 겪었고, 후속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십 개 O2O 기업의 도산을 목격할 수 있었다. 과도한 저가 공세로 사용자 유입을 위해 피를 흘리며 경쟁하는 지속 불가능한 사업모델의 끝이 보이게 된 것이다. 이 한 장의 그래프는 한국 O2O산업에도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한국 역시 이합집산 경험할 것 2016년에는 수많은 한국 O2O 기업 역시 불가피한 ‘헤쳐모여’를 통한 이합집산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런 업계 구도의 재편은 자의반 타의반 이뤄질 수밖에 없다. 현금흐름을 만들기 위해 손잡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레 커다란 진영에 속하지 못한 다수의 O2O 기업들이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고 후속 투자유치를 받지 못할 위험성이 커 보인다. 자연스레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수 있는 것이다. 비자발적인 통합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강력한 이유는 역시나 ‘데이터’ 때문이다. O2O사업의 본질이 스마트 모바일 기기의 종단에서 소비자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긁어모으는데 있는데, 수많은 O2O 사업자들은 고비용의 프로모션을 해결책으로 삼아왔다. 벤처투자자들 역시 당장 수익이 나지는 않아도 언젠가는 소위 ‘대박’이 날 거라는 기대감으로 이들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그러나 많은 O2O 기업이 창업 2~3년차를 맞게 되는 2016년에도 여전히 뚜렷한 현금창출 가능 사업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투자자들 역시 후속 투자에 선뜻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이들 O2O 기업들은 소비자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현금이 고갈될 수밖에 없다. 결국, O2O 산업에서 소위 잘나가는 소수의 업체들이 데이터의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고 동시에 자본력도 갖춰서 자신의 생태계의 외연과 깊이를 더해 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바라보면 카카오가 적극적으로 김기사나, 파크히어, 하시스를 인수한 행보가 설명될 수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엄지손가락 터치로 오프라인의 서비스가 작동되는 것에 신기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서비스가 하나의 생태계에서 상호 연계적으로 이뤄지고 그 안에서 간편한 결제와 콘텐츠까지 즐길 수 있어야 자신의 데이터를 기분 좋게 내어준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온라인과 연결하거나 앱 디자인을 아름답고 편리하게꾸미는 것을 경쟁력으로 삼아서는 더 이상 뚜렷한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 따라서, 한국의 O2O산업에도 올해 후속투자가 어려워지는 혹한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제는 단순한 온라인의 연결을 넘어서 현격한 유저경험이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하는 것이다. 중국 O2O의 침공에서 살아남으려면 한국의 O2O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규모나 다양성 측면에서 중국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중국 O2O 시장이 든든한 정보의 지원과 13억 인구라는 큰 시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는 점은 한국의 O2O 기업들에게는 위협일 수 있다. 중국이 앞선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 침투해 들어올 경우 한국 시장은 중국 O2O 기업의 공습에 손도 못써보고 당할 수도 있다. 1) 카카오의 O2O 통합, 한국판 텐센트 만들어야 최근 카카오가 미용 O2O 하시스, 주차 O2O 파크히어를 잇달아 인수하자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문어발식 확장’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전 세계인 O2O산업의 통합 움직임을 바라보면 카카오의 O2O서비스 다각화의 움직임은 바람직한 방향성이라고 판단된다. 그 이유는 바로 O2O사업의 본질인 데이터에도 규모의 경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O2O사업은 데이터로 시작해 데이터로 끝난다. 즉, 소비자의 데이터를 낮은 비용으로 효과적으로 확보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의 잠재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고 그러한 예측력을 바탕으로 오프라인의 물류와 제품구매에 효과적으로 적용해서 온/오프라인의 경쟁자를 압도하는 것이 핵심인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한 가지 서비스만 제공해서 자신의 생태계에 최대한 오래 머물면서 데이터를 생성하게 만들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최대한 다양한 서비스로 한 명 한 명의 소비자를 생태계에 가둬두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O2O산업의 성장은 필연적으로 문어발 사업자를 잉태하게 된다. 이러한 방향성에 충실한 기업들이 바로 아마존, 알리바바, 텐센트인 것이다. 전자상거래에 뿌리를 둔 알리바바와 SNS와 온라인게임에 뿌리를 둔 텐센트는 각자 자신들의 거대한 생태계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택시앱과 공동구매 서비스를 주요한 아이템으로 장착하게 된 것이다. 오늘날 중국인들은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생태계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두 함께하게 됐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지급결제가 중국 시진핑 정권의 인터넷플러스 정책에 힘입어 자유롭게 이뤄짐에 따라서 중국 IT공룡들에게는 무한한 경계의 확장이 가능해졌다. 택시를 타거나 외식을 하거나 기차표를 예약하거나 온라인으로 물건을 살 때나 동일한 간편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의 모든 것이 빠짐없이 온라인으로 연결된 초연결 사회가 중국에서 가장 완벽하게 구축돼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O2O 공룡들이 언젠가는 한국으로 거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카카오의 시도는 자생적 한국 O2O 생태계를 구축하는 노력인 것이다. 카카오의 전략은 2대주주인 텐센트와 많이 닮아 있다. SNS와 모바일 게임의 기반에 O2O와 콘텐츠(로엔 인수)를 얹고 거기에 마무리는 핀테크로 스마트 모바일족들의 엄지손가락을 하루 24시간 자신의 생태계에 가두어 두려는 전략인 것이다. 이러한 통합의 노력을 카카오가 하지 않는다면 결국 중국의 O2O 통합 사업자 텐센트, 알리바바가 한국 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다. 자생적 생태계를 튼튼하게 구축하는 것은 카카오만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한국의 O2O 산업 전반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 판단되는 이유다. 2) O2O에 금융을 입힐 수 있게 규제 풀어야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선진적인 O2O국가가 어디냐고 물으면 단연 중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유는, 첫 번째로는 시진핑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뉴딜정책인 ‘인터넷플러스’ 정책의 일관성에 있고, 또 하나의 이유는 중국에는 오프라인의 기득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다. 과거 중국의 오프라인 기득권을 상징하는 것은 바로 거대한 국영기업들이다. 하지만, 국영기업은 시진핑 정권에서 비효율 가득한 구태로 변혁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진다. 몸집이 움츠려든 국영기업은 속도와 기술로 혁신하는 IT공룡들에게 넘기 쉬운 상대일 수밖에 없다. 정부도 그러한 혁신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있는 것이 중국의 오늘이다. 중국 IT공룡들이 누리는 자유의 크기는 한국의 IT기업들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것이다. 특히 중국 IT공룡들은 기존 금융기관들의 큰 반발 없이 모바일 간편결제 및 각종 송금 업무 등 종합적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텐센트는 아예 기존 은행의 존재감을 지워버리기 위해서 안면인식과 홍채인식을 통해 계좌개설 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중이라고 한다. 핀테크에 대한 논의는 미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기술적 혁신을 가로막는 존재는 기존 기득권 세력이다. 미국의 경우 월스트릿의 유태자본이 핀테크를 자신들의 시스템으로 끌어들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은 이미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빨려 들어간 종합적 금융시스템이 미국에서도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는 기존 금융시스템의 너무나 거대한 영향력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미국의 핀테크 혁명은 골드만삭스를 필두로한 거대 투자은행들이 합의에 의해서 변화해야 비로소 이뤄질 것이다. 실제로 수십 개 투자은행과 IBM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상 중에 있다. 한국 역시 기존 금융기관들의 양보 없이는 종합적인 금융산업을 품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이 인터넷은행 사업자 선정을 위해 힘 빼는 지난 2년여의 시간 동안 중국의 O2O 공룡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간편결제에 보험, 증권, 자산운용업을 모두 덧입혀서 진정한 온라인 금융업 혁명을 이어가고 있다. SNS정보를 통해 단 몇 분 만에 대출심사가 가능하고,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많이 걸어 다니면 보험료가 할인된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기술적 혁신에 박수를 치며 응원하고 있다. 기술로 혁신적 시도를 감행하고 규정은 그 후에 보완적으로 제시되는 중국, 한국은 그 정반대다. 3) 부정적 여론 뛰어넘어야 한국 O2O 기업들에게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은 부정적인 여론이다. 기존의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죄목으로 손가락질 당하며 수시로 여론의 심판대에 올라선다. 쿠팡의 택배트럭 불법논란, 중고차 매매 O2O서비스인 헤이딜러에 대한 비난, 콜버스 심야운행 불법 논란 등 O2O 기업들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한국 사회의 거부감은 상당한 수준이다. 반면, 기술에 의한 혁신과 교란(disruption)은 중국에서는 절대선에 가깝게 칭송 받고 있다. 기술로 세상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주고, 소비자들에게 궁극의 편리함을 안겨준다면 그것은 기술의 불가피한 진보의 방향이므로 억누를 것이 아니라 권장 받아야 할 시도라는 철학이 깔려있는 것이다. 물론, 중국 오프라인의 비효율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심각한 수준이고, 거대한 인구와 면적 속에서 온라인의 기술적 진보로 이룩할 과업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지니 중국의 O2O 기업들은 여론의 심판에 있어서도 태생적인 이점을 누리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처럼 칭찬과 응원 속에서 성장하는 중국의 O2O 기업들과 온갖 견제와 억압 속에 생존의 갈림길에 놓인 한국의 O2O 기업을 비교하면 가슴이 아련해진다.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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