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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은행의 ‘스마트금융’ 전략

2016-03-18조은아 기자
금융회사들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성장의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생존의 관점에서 금융회사들이 눈여겨 볼 전략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제일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영업점은 줄지 않고 증가한다’는 것이다. 고객에게 더 편리한 옴니채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을 활용, 단위면적은 줄어들 것이다. 다만 접점 즉 그 수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주요 금융회사의 스마트금융 전략을 살펴보자. 신한은행 ICT가 빠르게 금융업을 대체하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이 추구하는 스마트금융은 오히려 가장 은행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도구다. 금융이 이뤄지는 과정은 ICT로 대체할 수 있지만 신뢰가 생명인 고객의 돈을 관리하는 업무는 대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신한은행은 고객이 생활 속에서 편리하게 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스마트금융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고객이 카드, 통장을 들고 다니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은행권 최초의 모바일 직불카드인 ‘마이신한페이’, ‘모바일전자통장지갑’ 등을 출시했다. 또 TV를 보다가 곧바로 결제를 할 수 있는 ‘TV머니’도 만들었다. 신한은행 고객이 아니어도 모바일전문은행 ‘써니뱅크’를 이용할 수 있다. 써니뱅크가 제공하는 모바일 대출과 환전, 송금은 비대면 확인 절차를 거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 2003년 세계 최초로 칩 기반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인 ‘뱅크온’을 선보인 이후 꾸준히 모바일 뱅킹 고객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인터넷뱅킹 가입자 2000만 명, 스마트뱅킹 가입자 1000만 명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출시한 스마트 OTP는 물론 간편 송금 서비스 등을 통해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핀테크지원센터 개설을 통해 스타트업 멘토링도 진행하고 있다. 1860여 개의 기업 면담을 통해 8개 기업을 선발해 크라우드 펀딩을 지원했다. 크라우드 펀딩을 받는 기업은 KB국민은행이 매칭 투자를 해 기업의 신뢰성을 높였다. 여러 스타트업과 신사업 추진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NH농협은행 NH농협은행은 그동안 패스트 팔로어에 가까웠다. 하지만 스마트금융에서만큼은 퍼스트 무버라고 자신한다. 우선, 금융권 최초로 스마트워치를 통해 계좌잔액과 거래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NH워치뱅킹을 도입해 화제가 됐다. 웨어러블 뱅킹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NH핀테크 오픈플랫폼, 비대면 금융채널인 NH스마트금융채널을 차례로 선보였다. NH농협은행은 “구글, 애플, 알리바바처럼 성장하기 위해서는 금융을 열어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위해 금융 API를 공개해 핀테크 스타트업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농협은 이체와 조회 중심의 API를 먼저 오픈하고 외화송금, 선불결제, 가상계좌, 신용카드 승인 등은 단계적으로 서비스 할 예정이다. 농협은 현재 20여 개의 핀테크 스타트업이 금융 API를 신청했으며, 120개 기업과 API 제공 업무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농협은 금융 오픈 플랫폼 사업을 가속화하기 위해 서울 충정로에 국내 최대 규모 핀테크혁신센터도 마련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풀뱅킹(full banking) 앱 서비스를 선보였다. 계좌조회, 이체 등의 간단한 업무는 물론 지급결제, 상품상담 및 가입, 자산관리 등 모든 은행 업무를 할 수 있는 앱이다. 번거롭게 여러 앱을 다운로드 받지 않아도 된다. 그동안 은행 앱의 경우, 여러 기능을 탑재하면 구동이 느려지는 등의 기술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IBK기업은행은 하나의 앱으로 보이게끔 화면을 구성하는 데 신경을 썼다. IBK기업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발맞춰 비대면 채널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헬로 아이원’ 앱을 출시해 은행 방문 없이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으로 계좌 개설과 전자금융 가입을 할 수 있게 했다. 또 지난해 말 홍채인증 방식의 ATM도 도입했다. 생체인증 방식을 금융 거래에 도입한 첫 사례다. IBK기업은행은 상반기 중으로 홍채인증 ATM을 전 영업점에 1대씩 배치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에 유일하게 메신저 앱 ‘위비톡’을 출시했다. 위비톡 자체는 기존 스마트폰용 앱과 유사하다. 특이점은 계좌번호를 몰라도 메신저로 돈을 보내고 금융상담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ICT 기업이 금융시장에 뛰어드는 형국 속에 우리은행이 역으로 모바일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위비뱅크는 위비톡과 연동돼 송금 등의 금융서비스를 문자 보내듯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위비뱅크 안에는 오늘의 운세, 음악방송, 게임 등 금융과 무관한 서비스도 있다. 위비뱅크에 탑재된 금융서비스는 대부분 ‘국내 최초’의 타이틀을 달고 있다. 국내 최초 무서류, 무방문 모바일 대출, 모바일 예금, 모바일 여행자 보험 등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비대면으로 수행하기 가장 어려운 업무인 대출도 무서류, 무방문으로 구현했다. 국세청 등과 직접 연결해 고객들의 소득 증빙 서류를 자동으로 받아보고 있다. KEB하나은행 KEB하나은행은 각종 스마트금융 서비스를 한발 앞서 선보였다. 업계 최초로 금융그룹 통합 멤버십 제도 ‘하나멤버스’도 출시했다. 그동안 나온 포인트 서비스의 경우, 특정 가맹점에서만 사용하거나 현금 출금에 제약이 있었지만 하나머니는 ATM으로 출금하는 것은 물론 계좌 입금과 카드 결제도 지원한다. 또 OK캐시백, SSG페이, CJ One 등 대형 멤버십 기업과 포인트 전환을 통해 제휴처에서 쉽게 포인트를 쓸 수 있는 오픈형 플랫폼을 지향한다. 새로 선보인 하나1Q(원큐) 앱은 기술면에서의 차별화도 신경을 썼다. 앱 하나로 스마트뱅킹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구성하되 파일 용량을 최소화 해 구동시간을 단축하고 서비스 이용의 편의성도 높였다. 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공인인증서 대체 수단을 통해 계좌이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시도는 해외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이미 원큐뱅크(1Q Bank)란 이름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운영 중이다. KEB하나은행은 원큐뱅킹 플랫폼을 활용, 글로벌 모바일 뱅킹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인도네시아 등 리테일 뱅킹에 강점이 있는 해외 네트워크부터 원큐뱅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비금융과 금융이 상호 공존하는 생태계 결국 은행은 핀테크 기업에 대해 ‘위협이자 협력대상’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핀테크 기업이라는 칼의 등장이 기존 사업에 위협이 될 수도 있지만 칼자루를 제대로 쥐기만 하면 오히려 힘이 될 수 있다. 은행은 전자지갑을 지점을 포함한 옴니채널 모델의 일환으로 어떻게 고객에게 독특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사실 기존의 금융사는 축적한 자본과 신뢰성, 풍부한 노하우 등 자신만의 강점이 적지 않기 때문에 빠른 변신을 통해 도태되지 않을 수 있는 토대는 충분하다. 핀테크의 확대가 기존 금융사에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우선 소비자와의 접점이 넓은 IT기업들의 신규 서비스가 모바일 결제 송금 등에 대한 사용자들의 인식을 전환시켜 이용이 확대됨에 따라 전체 시장이 커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시장이 넓어지는 만큼 기존 금융사들이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 등으로 적극 뛰어들게 되면 수익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존 금융사가 충분한 경쟁우위에 있는 기업금융 시장은 수성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고, 향후 늘어날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기존 금융사 입장에서는 비금융권 기업들의 금융시장 진출에 방어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는 흐름에 적합한 경쟁력 있는 서비스 모델 개발에 많은 힘을 쓰고 비금융사와의 협력을 모색할 때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과 P2P대출 업체 사이의 협력 모델도 이러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피플펀드는 비제도권인 P2P대출의 한계를 발상의 전환으로 극복했다. 피플펀드는 제도권 안에서 은행과 제휴할 수 있는 합법적인 ‘은행협업형 P2P금융’ 모델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구축했다. 피플펀드-JB금융지주의 협력 모델은 온라인상에서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은행에 예금으로 맡기면 예금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피플펀드는 모객과 신용위험에 기반한 이자율 제안을 통한 대출자금 수요와 투자자금 공급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JB금융지주는 개인신용대출의 심사, 취급, 정산 및 추심 등을 진행한다. 투자자와 대출자를 직접 연결해 대출 이자는 낮추고 수익은 높이는 P2P의 기본 장점을 유지하되, 은행의 안정성을 더한 셈이다. 향후 금융권은 ICT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 특히 최근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디지털 헬스케어 등 ICT와 관련한 전 분야의 화두로 떠오른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들, 특히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들과 함께 생태계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려되는 부분은 한국 금융기관들의 태도다. 핀테크 시대를 맞이해 적극적으로 변화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부분이 많다는 점은 끊임없이 지적되는 부분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금융기관들은 과감한 투자 대신 애매한 협력구조로 스타트업을 ‘관리’하려는 퇴행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조건으로 소스코드 제공을 내거는 공공 금융기관도 있을 정도니 발 빠른 대응은커녕 제대로 된 그림이 도출될 수 있을 지조차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정답은 없다. 핀테크 기업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바탕으로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전통적인 금융회사는 디지털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정부는 과감하게 금융 규제를 걷어냄으로써 이들 삼일체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삼각구도가 제대로 안착해야 금융 생태계 혁신도 가능하다.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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