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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엠기획] 리브라 파장에 ‘중앙은행 암호화폐’ 가속화되나
뱅크런·정책대응력 약화…“중앙은행이 직접 암호화폐 개발 가능성”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각 국 중앙은행들의 암호화폐 발행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규모 은행 예금인출 ‘뱅크런’이나 정책 대응력이 약화될 수 있어 중앙은행의 영향력이 약해질 것을 대비해 암호화폐를 직접 제작하기 위한 연구를 확대하는 추세다. 장기적으로는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블록체인 접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리브라 전방위적 압박 진행
최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백악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리브라를 비롯한 암호화폐들에 대한 규제방침을 발표했다.
규제안에 따르면 암호화폐 업체들은 다른 금융기관과 마찬가지로 자금세탁 방지/테러자금 조달 차단(AML/CFT)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 또 암호화폐 업체는 은행비밀유지법(BSA; Bank Secrecy Act) 관련 조항을 준수해야 하며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에 등록해야 한다.
특히 은행처럼 준법감시(compliance) 검사 대상이 되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Financial Action Task Force)와의 공조를 강화할 예정이다.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는 자금세탁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재무부는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가 수십억달러 규모의 마약밀수, 인신매매 같은 불법행위에 이용되며, 국가안보 이슈가 됐다”면서 “암호화폐 업체가 음지에서 영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암호화폐가 불법행위에 이용되는 것도 용인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페이스북에서 개발을 추진하는 암호화폐 ‘리브라’는 미국 상원금융위원회가 청문회까지 개최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상원 금융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페이스북이 반복적으로 소비자 프라이버시를 위반해 왔으며, 암호화폐를 발행할 만큼 신뢰할 수 없다는 비판을 지속했다.
리브라에 대한 우려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금융위는 7월5일 ‘리브라(Libra) 이해 및 관련 동향’ 보고서를 통해 “리브라로 자금이 유입될 경우 금융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가장 크게 우려되는 지점을 ‘뱅크런’과 ‘금융 정책 효과 저하’ 두 가지로 봤다.
전 세계 페이스북 사용자가 24억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들 이용자 은행예금의 10분의 1이 리브라로 이전한다고 하면 리브라 적립금이 2조달러(약 2363조원)를 초과한다고 전망했다.
특히 자국 통화가 저평가되는 국가들의 경우 국민들이 예금을 인출해 리브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규모 은행 자금 인출인 ‘뱅크런’ 사태가 발생한다.
아울러 리브라 이용자가 더욱 늘어나고, 기존 법정 통화와 병행해 사용되거나 아예 대체해버리면 통화 정책 효과가 제한된다. 사용하는 사람이 적으면 상대적으로 정책 효과를 볼 수 없게 된다.
이에 한편에서는 리브라를 비롯한 암호화폐에 대한 각 국가들의 공격이 결국 화폐 발행권을 두고 싸우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기존 금융권들이 견고히 다져온 금융 시스템을 완전히 혁신하는 게 암호화폐 시스템”이라며 “다시 말하면 기득권층은 자신이 구축한 시스템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한다”고 지적했다.
“기술적 토대 마련되면 중앙은행 암호화폐도 가능할 것”
중앙은행 역시 암호화폐를 발행을 시도하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CAD코인’ 개발을 추진 중이다. 중앙은행의 지급준비금을 별도 계정으로 이관하고, 동일 금액만큼의 CAD코인을 발행하면 시중은행은 동일금액의 지준금을 CAD코인을 교환하는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지급준비금을 코인으로 발행하고, 은행은 고액거래를 코인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MAS는 디지털 싱가포르 달러(디지털 SGD)를 발행하고, 새로운 거액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는 Ubin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서는 은행이 업무시간 중 언제라도 중앙은행 디지털토큰인 디지털 SGD를 매입하거나 지급준비금으로 환매할 수 있다.
일반인들도 사용할 수 있는 소매용 코인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중앙은행이 자체 단위(달러, 원화)에 1:1로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수요와 공급을 중앙은행이 직접 조절한다.
사실상 현금 발행을 암호화폐 형태로 대체하는 움직임이다. 대표적으로는 미 달러와 연동되는 Fed코인, 스웨덴 e-크로나가 구상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내부적인 논의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회사인 조폐공사는 신원증명과 결제가 결합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LG CNS와 함께 추진 중이다. 현재까지는 지역화폐 단위로 시범사업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의 기술적 기반인 블록체인의 장점을 중앙은행도 좌시하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당장 도입은 어렵겠지만 여러 시험을 거치고 기술적 토대를 마련한다면 중앙은행 암호화폐 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환 테크엠 기자 kimthi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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