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AI(인공지능) 시장이 연평균 50% 이상 급성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AI인재 경쟁력은 주요국에 비해 뒤쳐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국내 AI 인력 부족률도 60%를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 산·학·연 인공지능 전문가 30인을 대상으로 'AI 인재 현황 및 육성 방안’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AI산업을 주도하는 미국의 AI 인재 경쟁력을 10점으로 하면 중국, 일본, 한국의 인재 경쟁력은 각각 8.1, 6.0, 5.2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인재 경쟁력은 미국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고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중국과도 큰 격차가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AI 인력 부족도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AI 인력 부족률은 평균 60.6%로 집계됐다. 개별 응답률을 살펴보면 '50%대' 수준에서 부족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절반 이상 부족하다는 의견이 전체의 72.5%에 달했다.

AI 인력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인원 중 일부는 AI 기술에 기반한 사업 아이템이 많지 않고 산업이 고도화되지 않아 얼마나 부족한지 파악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AI 전문 인력 양성 및 확보 방안으로는 '국내외 AI 석박사 채용'(89.3%)이 가장 많았고, 이어 '재직자 AI 교육'(75.0%), '대학 연계 프로그램 개발’(46.4%) 순으로 집계됐다. 국내외 AI 기업을 인수하거나, 해외 연구소를 설립 또는 인수한다는 의견도 각 17.9%에 달했다.

글로벌 AI 산업을 선도하는 아마존, 구글 이외에도 삼성전자, 네이버 등도 즉시 협업이 가능한 연구진을 보유한 국내외 AI 기업을 인수하거나 해외 연구소 설립을 통한 현지 인재 채용으로 인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수 대학 인재 확보를 위해 산학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사내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직원들을 재교육하는 등 AI 실무형 인재 육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AI 인력 확보에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실무형 기술인력 부족'(36.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선진국 수준의 연봉 지급이 어려움'(25.5%), '전문 교육기관 및 교수 부족'(22.2%) 등도 어려움으로 응답했다.

산업계 전문가는 채용 시 기업이 요구하는 AI 기술 수준과 지원 인력과는 괴리가 있어 채용 후에도 재교육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진국 수준의 연봉 지급이 힘든 점도 인력 확보의 어려움이라고 설명했다.

AI 인재 육성을 위한 개선과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AI 교육 인프라 확대'(37.8%)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AI 인재 육성은 장기간의 시간과 예산이 소요되는 정책으로 초·중·고교와 학부에서도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의 약칭) 또는 AI 관련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해 기초교육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데이터 활용규제, AI 전공 교수 겸직 제한 등 '기술혁신과 신산업 창출을 저해하는 규제완화'(21.1%)와 'AI 기술 관련 스타트업 창업 및 기업의 AI 인재 육성에 대한 제도적 지원·투자 확대'(13.3%)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우선순위를 가릴 것 없이 모두 필요하다는 의견과, 기업 대표의 마인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동준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