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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16 “하드웨어 시대 끝나지 않았다”

2016-03-09손재권 매일경제 기자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하는 CES와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모두 끝났다. CES, MWC와 함께 1, 2월을 보내면 한해 정보기술 산업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올해 MWC는 주최기관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내건 주제(모바일은 모든 것이다, Mobile is everything)처럼 일상이 된 모바일 기기와 서비스의 진화를 가감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시규모도 세계 2500여개 업체에 관람객은 약 10만 명에 달했으며 일반 대중의 관심도 높았다. CES와 MWC를 보면 기술의 변화가 시장을 앞지르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지난해는 삼성, LG, 화웨이 등이`웨어러블'`스마트 워치'를 내놓으며 집중적으로 관심을 받았는데 올해는 메이저 업체들이 새로운 제품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웨어러블 기기가 성장을 멈춘 것은 아니다. 전시장에서 나와 현실로 침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IDC에 따르면 웨어러블 기기 업체들은 지난 2015년 4분기에 총 2740만 대의 제품을 출하했으며 이는 1년전에 비해 126.9% 늘어난 쉬다. 2015년 전체로 봐도 총 7810만 대를 출하, 2014년 대비 171.6% 성장을 기록했다.

세자리수 성장을 기록했으며 거의 모든 제조사들이 웨어러블 기기를 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성능은 높아지고 가격은 낮아졌다. 전시회에서 웨어러블이 빠진 것은 이제 웨어러블 기기가 얼리 어댑터를 위한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대신 올해 MWC는`가상현실'이 무대의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스마트폰 제조사, 이동통신사, 부품사들이 VR을 전면에 내세우며 경쟁적으로 VR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가상현실이 극적으로 `현실'의 무대에 나오게 된 것은 삼성전자의 역할이 컸다. 갤럭시S7과 S7 엣지를 발표한 삼성전자는 MWC 개막 하루전 언팩 행사에서 좌석에 미리 `기어VR'을 설치, 기자회견에 참석한 5000여 명이 공개 영상을 가상현실로 즐길 수 있게 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롤러코스터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을, SK텔레콤은 해저탐험을, KT는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의 스키점프를 VR로 체험할 수 있게 했다. 한국 업체 외에 퀄컴, HTC, 노키아 등의 기업들이 가상현실 기기를 전시하면서 관람객들에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두고 `놀이공원이 된 MWC'란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스마트폰 업체들이 `VR 신드롬'을 일으키며 뛰어들고 있을까? VR의 유행은 웨어러블과 흐름이 다르다. 스마트폰 강자들이 웨어러블 시장에 뛰어든 것은 하드웨어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서였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 태블릿PC가 시장 확장의 기대에 못미치자 내놓은 것이 바로 스마트 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였다.

스마트 워치의 특징은 스마트폰에서 구현되는 기능(이메일 확인, 알람, 건강 정보 체크)을 손목 시계가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스마트 워치는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지만 핵심 비즈니스인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는 없다. 스마트폰의 동반자 역할을 하면서 기기의 외연이 확장된 것이다.

스마트폰 제조사의 기준으로 봤을 때 스마트 워치의 한계는 스마트폰 판매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올해 MWC에서 스마트 워치가 급격하게 퇴조한 것은 이 같은 상황을 제조사들이 인지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스마트 워치가 현재는 `보급'단계이지만 시장 사이클에 따라 확장기, 성숙기에 도달하면 성장에 한계를 나타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왜 VR을 `미래'로 선택했을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VR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은 VR 기기를 보급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고사양 스마트폰을 더 팔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어VR은 가격이 더욱 떨어질 것이며 `폭풍마경'등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에 VR 기기를 보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VR 기기는 장기적으로 현재 구글 카드보드(약 5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 하기도 했다.



VR 기기는 가격이 낮을수록 좋지만 스마트폰은 아니다. VR을 즐기기 위해선 스마트폰의 성능(스팩)이 뛰어나야 이번에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S7 시리즈는 전면, 후면 카메라가 조리개값 F1.7의 렌즈를 탑재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밝고 선명한 촬영을 할 수 있게 했다.

배터리도 갤럭시S7은 갤럭시S6(2550mAh)보다 용량을 18% 늘린 300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 그동안 VR 기기의 약점으로 꼽힌 것은 디스플레이가 깨져서 보이고 배터리를 지나치게 많이 소모한다는 점이었다.

VR의 킬러 서비스로 꼽히는 `게임'을 잘 즐기기 위해선 모바일보다 PC가 어울린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실제 글로벌 1위 VR 업체인 오큘러스는 "모바일 기기 사양이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PC 성능을 앞지르진 못했고 게임 이용 중 기기 발열과 배터리 방전 등이 발생할 가능이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보다 PC로 VR을 즐길 것을 권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PC 중에서도 `고사양'이 필요하다. 오큘러스가 제안한 추천 PC 사양은 △인텔 코어 i5 4590 이상 △엔비디아 지포스 GTX 970 또는 AMD 라데온 R9 290 이상 △램 8기가바이트(GB) 이상이었다. 복잡한 숫자가 나열되지만 한마디로 PC 중에서 최고 사양이라고 보면 된다.

PC용 VR이 보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가야 하며 이는 필연적으로 `고사양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4K 디스플레이, 카메마 등이 대중화되고 5000mAh 배터리도 내장된 스마트폰이 등장할 것이다.

VR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록 스마트폰의 고사양화가 필요하고 핵심 부품의 연구개발도 꾸준히 진행되야 한다. VR은 콘텐츠의 향후 방향이기도 하고 소셜 미디어의 미래이기도 하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CEO가 삼성전자의 프레스 컨퍼런스에 깜짝 등장해 "VR이 소셜네트워크의 미래다"고 말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VR은 하드웨어의 미래이기도 하다. VR 콘텐츠를 즐기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초고사양 스마트폰을 원할 것이고 특히 미국, 한국, 일본 등 선진 시장에서 먼저 가능성을 보게될 것이다.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발전에 하드웨어가 사라질 듯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소프트웨어, 서비스, 미디어의 결합은 하드웨어의 시대가 다시 올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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