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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에서 멀어지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확장으로 답을 찾다
오늘날 이동통신 시장의 최신 기술과 컨텐츠를 이용자가 소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가장 중요한 장치 가운데 하나인 스마트폰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이하 MWC)의 주요 전시 품목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최신 기술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은 물론 나라와 지역, 소비 계층 등 수많은 시장 조건을 두루 살핀 제품을 공급할 수많은 사업자들을 협의하기 위해 해마다 MWC에 다채로운 스마트폰을 전시해 놓는다.
그런데 이들이 내놓은 스마트폰은 단순히 가장 최근에 만든 제품을 내놓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다. MWC에 전시된 다양한 스마트폰의 유형과 기능, 품목을 통해 그 시대, 시장의 흐름을 읽는 중요한 지표로도 활용되기도 한다.
올해 MWC 2016에 선보인 스마트폰은 앞으로 정체기에 들어설 플래그십 스마트폰 제품군들이 성장 대신 확장에서 답을 찾는 흥미로운 전경이 펼쳐졌다.
MWC 2016의 플래그십 제품 발표회 이모저모
MWC에서 스마트폰만 보는 게 이상할지 모르지만, 스마트폰과 관련된 동향을 제대로 보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 중 하나다. 이곳에 전시되는 스마트폰은 비록 1년 동안 세계 각지에서 발표되는 것의 일부에 지나지 않으나 제품의 특성을 분석하면 어떤 흐름을 지닐 것인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마다 MWC에 제품을 전시하는 제조사의 발표 전략과 제품의 특성을 두루 살펴보면 스마트폰 제조사나 시장의 변화를 예측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MWC 2016에서 가장 흥미로운 움직임을 보인 제조사는 LG다. LG는 MWC의 터줏대감에 가까운 제조사임에도 MWC에서 단 한 번도 제품 발표회를 하지 않았다. 그랬던 LG가 처음 바르셀로나에서 ‘G5 데이’라는 제품 발표회를 열었다. 첫 행사인 만큼 많은 것을 준비한 인상이 짙었다.
플래그십 모델인 LG G5를 비롯해 LG 프렌즈라 부르는 G5의 주변장치, 여기에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까지 소개해 스마트폰에 대한 의지를 확실하게 다졌다. 특히 G5는 다른 본체와 화면부가 하나의 몸통으로 이뤄진 유니 바디 디자인임에도 배터리를 교체하고 모듈을 꽂는 독특한 방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다양성을 갖춘 LG와 달리 삼성은 올해도 변함없이 하나의 플래그십만 공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삼성은 언팩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통해 갤럭시 S7을 공개했는데, 이 행사의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갤럭시 S7보다 독특한 진행 방식 때문이다. 삼성은 이 행사를 위해 5천대의 기어 VR을 전 좌석에 비치하고 갤럭시 S7 신제품을 등장시키는 순간 모든 기어 VR에서 그 장면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가상현실과 실제 제품 발표를 절묘하게 결합한 이 장면은 발표 현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에픽 게임즈 CEO 팀 스위니와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 등 유명 인사들이 등장해 오픈GL의 대체를 노리는 불칸 API와 페이스북의 소셜 VR 플랫폼 등 굵직한 뉴스를 쏟아냈다
화웨이는 가끔 MWC에서 대규모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스마트폰을 발표한 적이 거의 없다. 스마트폰 대신 스마트워치나 태블릿 등 다른 제품만 공개했는데, 올해도 스마트폰은 발표하지 않았다. 대신 투인원 태블릿 PC를 공개했다.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제품 중 하나다.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이 아니라 윈도 기반 PC라서다. 화웨이는 그동안 PC 제품군을 만든 적이 없다. 그 첫 제품을 이번 MWC에서 인텔과 함께 공개한 것인데, 모빌리티 중심의 투인원 제품군 시장에서 경쟁을 선언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소니는 어려워진 기업 사정을 감안해 2년 전부터 항상 개막일 첫날 아침에 부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한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는데, 소니는 이 행사에서 기존 플래그십 라인업인 Z 시리즈를 없애고 새로운 엑스페리아 X 시리즈를 발표했다.
지난 해에는 보급형 제품과 태블릿을 공개하면서 왠지 겉도는 인상이 강했던 반면, 올해 행사는 그동안 난잡했던 제품 라인업을 정리하고 소니 스마트폰에서 무겁게 느껴지던 느낌을 바꾸려는 인상이 짙었다.
샤오미는 MWC에 공식적으로 참여한 제조사가 아니다. 단지 MWC를 활용한 제조사 중 하나다. MWC에 직접 부스를 마련하거나 미팅룸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MWC와 가까운 곳에서 신제품을 발표하는 행사를 기습적으로 진행했다.
이 행사가 기습적인 이유는 샤오미가 행사 날짜만 공개한 채 정확한 시각과 장소를 행사가 임박한 때 일부 외국 매체에만 공개한 때문이다. 샤오미는 이 행사를 통해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MI5를 발표했는데, 갤럭시 시리즈를 많이 닮긴 했어도 완성도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능 진화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보급형과 선을 긋다
최근 스마트폰을 보는 이들은 플래그십 모델과 일반 보급형 모델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한다. 만듦새는 물론, 성능이나 기능의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한 데서 기인한 문제를 지적하는 말들이었다. 아마도 그 이야기는 MWC 2016에서 발표된 스마트폰을 이용자가 구입하는 시점부터 조금씩 달라지게 될 듯하다. MWC에서 봤던 그 차이를 이용자도 직접 확인하는 것은 시간 문제이라서다.
이번 MWC에서 발표를 했건 부스에만 전시했건 간에 플래그십과 보급형 스마트폰의 제원이나 품질의 격차가 점점 좁혀져 왔던 지난 해의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점이 바로 그 부분이다. 플래그십 모델과 중간 단계, 그리고 보급형 단계의 스마트폰이 기능과 성능에서 확실히 구분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제품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플래그십 모델과 보급형을 나누는 방식이 성능과 기능이라면 그 차이는 보급형에서 메울 수 있는 성질은 아닌 상황으로 바뀌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칩셋의 변화다. 칩셋에 따라 확실한 특징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해 플래그십과 보급형의 성능 격차를 뚜렷하게 보이지 못한 데는 퀄컴이 내놓은 스냅드래곤 810 칩셋의 실패가 가장 뼈아픈 부분이었다.
하지만 올해 퀄컴은 스냅드래곤 820과 하위 칩셋을 내놓으면서 각 제품군이 갖게 될 기본 성능의 차이를 뚜렷하게 갈라놨다. 하위 칩셋보다 1.5배 더 좋은 벤치마크 결과는 물론 배터리 효율과 가상 현실 같은 외부 확장 기능의 차이를 바꿔 놓은 것이다.
때문에 갤럭시 S7(지역마다 스냅드래곤과 삼성 엑시노스를 선택적으로 탑재)이나 LG G5, 소니 엑스페리아 퍼포먼스, 샤오미 MI5 등 스냅드래곤 820을 탑재해 MWC에서 첫 선을 보인 제품들은 만듦새 뿐만 아니라 성능의 우위를 둘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스냅드래곤 820 같은 플래그십 모델은 단순히 성능만 좋은 것은 아니다. 퀄컴은 이 칩셋을 공개하면서 최근 화제로 떠오른 모바일 VR(가상 현실)에 대한 대비를 마쳤다.
모바일 VR을 위해선 스마트폰의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360도 VR 렌더링을 위한 빠른 처리 능력과 발열에 따른 성능 저하 문제다. 전자를 해결하더라도 후자를 해결하지 못하면 가상 현실 컨텐츠를 오래 즐길 수 없는 문제가 있다.
퀄컴은 이 문제의 해결에 많은 신경을 썼고, 삼성은 갤럭시 S7에서 리퀴드 쿨링 기법의 방열 기술을 채택하는 등 칩셋과 제품 제조사가 최적의 해법을 찾으려 애쓰기도 했다.
또 하나 달라진 점은 배터리다. 플래그십 모델의 배터리는 더 오래 쓰고, 더 빨리 충전한다. 물론 같은 크기의 배터리 밀도가 증가한 것도 있지만, 배터리를 더 오래 쓸 수 있도록 칩셋과 시스템 성능을 최적화한 것도 이유다.
이는 올해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보이지 않는 화두기도 하다. 사실 지난 CES에서 화웨이가 한번 충전으로 이틀 동안 쓰는 메이트8을 공개한 뒤 삼성, LG 등은 배터리 절약 성능과 더불어 고속 충전과 배터리 교체 가능 디자인으로 응답했다.
성장보다 생태계 확장을 고민하다
여전히 스마트폰은 많이 팔리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잘 나간다는 말만 할 수 없는 징후들이 등장하며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경고 사인이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 해 발간된 여러 스마트폰 판매량 보고서를 통해서 확인되고 있다. 각 분기마다 가트너(Gartner)가 발행하는 스마트폰 판매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9.3% 늘어난 3억 3천 600만 대의 판매량을 보인 스마트폰 시장이 4분기에 이르러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한 4억 300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의 분기 판매량이 4억 대를 넘기고 연간 판매량이 14.4% 증가한 14억 대에 이른 매우 놀라운 결과임에도, 마지막 분기에 한 자릿수로 내려온 성장률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의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지역도 있으나 지금까지 스마트폰의 고도 성장을 이끈 중국이 포화 시장으로 진입하기 시작한 데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으로 인한 낮은 수익률은 업계의 고민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 4분기 애플 아이폰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4.4% 감소한 데다 스마트폰 단가에 대한 가격 압박이 점차 심해지는 상황에서 기존 스마트폰 제조사에 보내는 경고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주요 제조사들이 MWC에 내놓은 결론은 무엇일까? 흥미롭게도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쏟아내는 것이 초점을 맞추고 있진 않았다. 스마트폰의 성장에 맞춰 지난 몇 년 동안 MWC는 플래그십 뿐만 아니라 중저가 시장의 제품이 양분되어 왔고 특히 지난 해 플래그십 모델보다 더 많은 중저가 신제품들이 상당 부분 점유했던 것에 비하면 올해는 중저가에 올인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가장 큰 차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대한 관점이 달라진 부분이다. 지금도 값싼 보급형 스마트폰은 중국의 중소 제조사들이 손쉽게 만들 수 있고 전통적인 스마트폰 강자들에 견줄만한 제품으로 위협하고 있음은 변함이 없다.
때문에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로는 승부를 겨루기 힘든 제조사들이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단순한 통신 장치가 아니라 모바일 허브로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을 MWC에서 공개했다.
비슷하지만 다른 전략을 취한 것은 LG와 소니다. LG와 소니는 각각 G5와 엑스페리아 퍼포먼스라는 스마트폰을 중심에 두는 생태계 전략을 발표했다. LG 프렌즈라는 이름의 G5 주변 장치 생태계는 LG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G5를 통해 스마트폰의 기능을 확장하고 손쉽게 연결할 수 있는 주변 장치 생태계를 구축한다.
G5는 배터리를 교체하는 부분에 오디오와 카메라 그립 모듈을 꽂아 스마트폰의 특정 기능에 관한 전문성을 더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60 VR과 360캠, 롤링봇 같은 가상 현실 주변 장치와 가정용 감시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제시했다. LG는 외부 개발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이 플랫폼을 좀더 개방할 것을 약속했다
소니는 LG와 비슷하나 폐쇄형 주변 장치 생태계로 준비했다. 소니는 엑스페리아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5개의 주변 장치를 MWC에서 처음 발표했다. 자동차용 컨트롤러와 웨어러블 카메라, 프로젝터, 로봇형 음성 비서, 블루투스 이어 피스 등으로 이 액세서리 모두 엑스페리아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점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소니 스마트폰의 브랜드로만 쓰였던 엑스페리아를 다양한 주변장치까지 확대하고 이를 거대하고 풍부한 생태계로 구축하려는 포석이다.
삼성은 LG, 소니와 또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 왔다. 삼성은 하드웨어의 확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갤럭시 S7/S7 엣지의 능력을 확실히 보강하고 그에 맞는 전용 액세서리 전략을 유지했다. 하지만 주변 장치 전략을 바꾸지 않는 대신 서비스 부문을 더 강화한 것이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이미 더 많은 국가로 확장하는 삼성 페이와 기어 VR의 오큘러스 플랫폼과 아울러 자동차용 서비스 ‘커넥티드 오토’를 통해 갤럭시 S7/S7 엣지 같은 플래그십에서 자동차 문을 열거나 차내 작동 상황을 점검하고, 운전 중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 서비스와 연결해 이용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전달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 사업자와 연합을 발표했다.
기존 스마트폰 생태계와 다른 하드웨어 생존 전략에 대해 깊은 고심을 거듭해 왔던 각 플래그십 스마트폰 제조사가 이와 같은 확장의 개념을 이번 MWC에서 선보인 것은 훨씬 더 흥미롭다.
비록 하드웨어 생태계의 확장을 위해서 제조사가 투입해야 할 비용과 시간은 가늠하기 힘들다 할지라도, 그동안 하드웨어 관점으로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했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제야 독자적인 채널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획일화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을 유인하는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를 가능성을 높이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성장은 더 이상 답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이들에게 이들이 내놓은 확장이라는 새로운 답이 맞을지 이제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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