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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도 생태계 경쟁…판 만들고 주도해야 살아남는다
최근 금융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금융권과 벤처업계를 뜨겁게 달군 핀테크 스타트업의 급증, 정부 금융감독기관의 적극적인 핀테크 산업 육성정책과 과거 두 번이나 실패했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제도 시행까지 숨 가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금융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증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ICT로 촉발된 금융 판의 변화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5년 모바일 금융 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보유 비율과 인터넷 접속 가능 단말기 보유자 비율은 각각 87.0%와 99.7%로 나타났다. 또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는 2014년 3조9300억 원에서 지난해 2분기 말 5조72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들 수치는 국내 금융산업 변화의 주된 원인을 드러내준다. 그것은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 인터넷 기기, 즉 스마트폰이다.
모바일은 PC에 비해서도 접근시간과 이용횟수, 이용 편리성에서 매우 앞서 있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세상과 소통하고 참여할 수 있게 된 가운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손쉽게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고 새로운 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쉬워지면서 대부분의 산업에서 기존 강자들의 독점적인 지위가 힘을 잃고 있고, 거래의 주도권이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옮겨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금융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금융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면서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ICT를 바탕으로 한 금융산업의 변화를 응축해 나타낸 용어인 핀테크(fintech)는 전문가 사이에서 논의되는 차원을 넘어 이제 많은 사람이 보편적으로 쓰는 단계까지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 조사 결과, 조사대상 국민의 66.3%가 핀테크를 알고 있거나 핀테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핀테크는 개선과 혁명의 두 가지 모습을 갖고 있다. 영국 무역투자청이 언스트앤영에 의뢰해 작성한 핀테크 보고서는 핀테크를 전통적 핀테크와 신흥 핀테크로 구분했다.
전통적 핀테크는 기존 금융 서비스의 가치사슬에 포함돼 서비스의 효율을 높이는 역할에 중점을 두는 반면, 최근 글로벌 ICT 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신흥 핀테크는 기존 금융 서비스 가치사슬을 깨뜨릴 수 있는 파괴자의 속성을 갖고 있다.
글로벌 ICT 기업과 신흥 핀테크 기업은 기존 가치사슬을 벗어나 모바일을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 고객의 접점이 모바일 기기에 쏠림에 따라 가치사슬의 핵심은 앱을 제공하는 ICT 기업이 맡고, 기존 금융사는 거래 후방에서 지원 업무만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인 핀테크 열풍
세계적인 핀테크 열풍의 여파로 국내에서도 핀테크 스타트업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핀테크포럼에 등록된 스타트업은 지난해 5월 말 44개에서 지난해 11월 360개로 크게 늘어났다. 핀테크 열풍은 인터넷전문은행(K뱅크, 카카오뱅크)의 출범으로도 이어졌다.
정부 금융감독기관의 적극적인 추진 의지 속에서 두 번의 실패를 딛고 ICT 기업이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성사된 것은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석 등 IT를 통한 금융업무 경쟁력이 기존 금융사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에 맞서 직접 경쟁할 수 있을 만큼 무르익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최근 국내외에서 ICT 기업들이 핀테크 영역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이 폭넓은 사용자 접점과 앞선 IT 기술 적용 경험을 발판으로 사업영역 확대를 꾀해야 하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광범위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유통,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금융 서비스인 것이다. 또 IT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주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는 것은 기존 금융사들과 차별화한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것이 사용자들이 많은 시간 머물러 있는 모바일 영역을 주도하고 있는 점이다. 또 글로벌 IT 기업들이 신규 사용자층을 확보해 또 다른 사업으로 진출하는 기반으로 활용하기 위해 전략상 수수료를 낮게 책정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된 강점으로 꼽힌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IT 영역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일례로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은 상거래 사이트 내 거래량, 재구매율, 만족도, 판매자·구매자 간 대화 이력, 구매 후기, SNS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신청자의 대출 상황 능력과 의지를 정량화하고 적격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대출 부실률을 줄일 수 있다.
핀테크 기업들은 또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금융 거래 때 사용자들 사이에 있는 여러 단계의 복잡한 절차를 대폭 줄여 편리성을 높이는 한편, 서비스 이용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단축시켜 사용자를 불러 모으고 있다. 절차의 생략은 또 기존 금융사보다 수수료를 크게 낮출 수 있는 요인을 만들었다.
비금융기업의 금융시장 잠식 확대
ICT 기업을 중심으로 한 비금융기관의 금융업종 진입으로 기존 금융기업은 빠른 대응을 요구받고 있다.
기존 금융기관들이 확보해온 고유 시장의 잠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골드만삭스는 은행들이 대출을 통해 얻는 연간 수익의 7%인 약 110억 달러가 5~10년 후 온라인 대출업체들에게 흡수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맥킨지는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뱅킹 연차보고서를 통해 10년 내에 핀테크 기업들의 침투가 전방위적으로 일어나면서 은행업은 중대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으며, 특히 고객과의 관계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까지 핀테크에 의해 은행 수익 감소가 가장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소비자 금융으로, 매출의 약 40%, 수익의 약 60%가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혁신 속도가 가장 빠른 지급결제, 자동화와 중소기업 대출, 자산관리 등에서 10~35%의 매출 및 수익 감소를 전망했다.
최근 대형 IT 기업과 다양한 스타트업들의 진입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변화는 거스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최근의 변화는 금융권만이 아니라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상거래, 숙박, 운송 등 거의 전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거대한 흐름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금융 서비스가 한 국가 내에서만 경쟁하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알리페이, 페이팔 등이 이미 국내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애플, 구글 등도 국내 금융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따라서 핀테크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해외 핀테크 기업에 시장과 고객을 내줄 공산이 크다.
ICT 기업과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경쟁을 하게 된 기존 금융사들의 핀테크에 대한 대응방법은 내부 역량 강화와 함께 핀테크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지분 투자, 파트너십, 육성 등을 통해 핀테크 역량을 포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BBVA, 웰스파고, 바클레이즈 등 해외 주요 금융사들은 핀테크 기업 인수합병과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씨티그룹처럼 내부 데이터 플랫폼을 외부에 공개하고 핀테크 기업이 이를 활용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오픈API 전략을 활용하는 금융사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신한 퓨처스랩, NH농협은행 핀테크 협력센터, KB 핀테크HUB센터 등 여러 은행이 테크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자체 육성 프로그램 마련 등 핀테크 기업과 협력하거나 육성하기 시작하고 있다. 또 적극적으로 오픈API 정책에 나서는 은행이 나타나는 등 서서히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금융위원회 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핀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보안 인증수단 도입에 대한 금융기관의 소극적 태도, 금융회사 내에 글로벌 핀테크 기술을 이해할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점 등을 아쉬운 점으로 평가하는 등 아직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존의 금융사는 축적한 자본과 신뢰성, 풍부한 노하우 등 자신만의 강점이 적지 않기 때문에 빠른 변신을 통해 도태되지 않을 수 있는 토대를 갖추고 있다. 특히 핀테크의 확대가 기존 금융사에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우선 소비자와의 접점이 넓은 IT기업들의 신규 서비스가 모바일 결제 송금 등에 대한 사용자들의 인식을 전환시켜 이용이 확대됨에 따라 전체 시장이 커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시장이 넓어지는 만큼 기존 금융사들이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 등으로 적극 뛰어들게 되면 수익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존 금융사가 충분한 경쟁우위에 있는 기업금융 시장은 수성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고, 향후 늘어날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비금융사와 협력 확대해야
결국 기존 금융사 입장에서는 비금융권 기업들의 금융시장 진출에 방어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는 흐름에 적합한 경쟁력 있는 서비스 모델 개발에 많은 힘을 쓰고 비금융사와의 협력을 모색할 때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ICT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 특히 최근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디지털 헬스케어 등 ICT와 관련한 전 분야의 화두로 떠오른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들, 특히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들과 함께 생태계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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