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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봄 그리고 인공지능
2016-04-01장윤옥 테크M 편집장

봄이다. 죽은 것처럼 보이던 나무마다 새순이 돋고 몸을 움츠러들게 하던 바람은 부드럽고 따뜻한 손길이 됐다. 사람들 역시 봄의 기운에 힘입어,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할 활기를 얻은 듯하다.
이처럼 봄을 반기는 이유는 뭘까. 춥고 긴 겨울의 터널을 지나야 비로소 누릴 수 있는 계절이 바로 봄이기 때문이 아닐까.
차가운 바람 속에 서 있을 때는 모든 것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면 나무도 땅도 오랫동안 봄을 준비해왔음을 보여준다.
최근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이다. 알파고라는 이상한 이름의 컴퓨터가 바둑 최강자를 이겼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갑자기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가 대거 등장했다.
인공지능으로 주식투자는 물론 질병진단, 작곡, 운전까지 한다고 한다. 사진속 사람이 누구인지 콕 집어 알려주고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화도 척척 알아맞힌다.
정부는 인공지능연구소를 설립, 지능형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고 하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기술 기업은 물론 광고회사까지 인공지능 전문부서를 만들어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분야에 봄이 찾아온 것이다. 자연의 봄이 긴 겨울을 넘어 어렵게 오듯 인공지능의 봄 역시 쉽게 오지 않았다. 1997년 IBM의 딥블루가 세계 체스챔피언 캐리 카스파로프를 이겼을 때 언론들은 금방 영화에 나오는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릴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의 인공지능을 구현하긴 쉽지 않았다. 복잡하고 변수가 많은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인공지능 기술의 한계가 너무 컸던 것. 곧 사람들은 인공지능 기술에 등을 돌렸고 수많은 연구자가 연구주제를 바꿨다.
하지만 일부는 겨울에도 포기하지 않고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제프리 힌튼 교수는 2004년 정부로부터 받은 6억원 남짓한 돈으로 전기공학, 뇌신경학, 컴퓨터공학, 생물학 등 다양한 인공지능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 함께 논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하나둘 의미 있는 연구가 탄생했다.
지금 구글, 애플 등에서 인공지능의 봄을 즐기는 사람은 대부분 힌튼 교수와 교류하며 연구한 동료 또는 그들의 제자다. 글로벌 기업에서 인공지능 전략을 지휘하거나 유명대학 연구소를 책임지는 이들은 모든 기업이 영입하고 싶어 하는 보물이 됐다. 알파고를 탄생시킨 구글의 데미스 하사비스도 이들 중 하나다.
이들이 다른 사람처럼 당장 성과를 내는 연구주제만 찾아다녔다면 오늘 모든 사람의 관심이 된 인공지능 기술을 만들 수 있었을까. 인공지능 기술이 꽃을 피운 것은 겨울을 견디며 꾸준히 연구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중은 세계 1위라고 한다. 하지만 절대규모 면에서는 미국, 일본, 중국 등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은 수준이다. 남들도 다 투자하는 봄에 씨를 뿌리는 방식으로는 아무리 해도 선진국 기술을 따라잡기 어렵다.
성과를 내려면 봄을 맞은 연구보다 봄을 준비하는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데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겨울에는 봄만큼 많은 양분을 주지 않아도 된다. 대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긴 안목을 가지고 지원하면 된다.
봄을 준비하는 연구자들이 누구인지 정확히 찾고 이들을 꾸준히 지원해야 한다는 것. 이것이 이번 알파고 대결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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