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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큘러스 뒤쫓는 삼성·HTC·소니…대중화 경쟁은 지금부터
2016-04-08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장

(삼성전자는 국제행사 등에서 ‘기어VR’를 알리는데 노력하고 있다. 지난 2월 동계 유스 올림픽이 열린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 설치된 ‘삼성 갤럭시 스튜디오’ 방문객들이 기어VR와 4D 체험의자를 통해 VR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
[머니투데이방송 테크M = 류한석 소장] 가상현실(VR) 시장은 이제 막 개화하려는 수준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오큘러스의 ‘리프트(Rift)’는 VR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VR 기기다. 리프트가 다른 경쟁 제품에 앞서고 있다고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는 소비자 인지도, 개발자 커뮤니티에서의 호응 및 생태계 구축에서 가장 앞서있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방송 테크M =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장] 시장조사업체 EEDAR가 지난 1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지도가 높은 VR 헤드셋으로 리프트가 83%를 차지해 1위로 선정됐다.
또 2016 GDC(Game Developers Conference) 보고서에 따르면, 개발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진 VR 기기 역시 리프트가 40%를 차지해 1위로 선정됐다. HTC의 ‘바이브(Vive)’와 소니의 ‘PSVR’가 각각 26%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오큘러스는 ‘셰어(Share)’라는 명칭으로 VR 콘텐츠 공유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1000개가 넘는 VR 콘텐츠가 개발됐고 그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오큘러스가 전 세계에서 한국에 가장 먼저 지사를 설립했다는 점이다.
이는 IT 소비강국이자 게임 강국으로서 한국이 가진 독특한 위상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개발자 버전 두 개를 거쳐 올해 3월 말 정식 소비자 버전이 출시된 리프트는 2160×1200@90㎐의 해상도로 구동되는 OLED 패널, 내장 헤드폰을 통한 오디오 기능, 개선된 동작 트래킹을 제공한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멀미 문제를 개선했으며, 헤드 트래킹과 모션 캡처 시스템으로 머리의 상하좌우와 사용자 동작까지 인식해 더욱 뛰어난 몰입감을 제공한다.

(오큘러스의 VR 콘텐츠 공유 사이트. 현재 2000개 이상의 VR 콘텐츠가 개발됐고, 그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
오큘러스가 VR 시장의 선두주자로 앞서감에 따라 오큘러스와 제휴를 맺는 기업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경쟁자에 비해 비교적 빠른 2014년 6월 미국 특허청에 ‘기어VR’ 상표를 등록하고, 2014년 12월 ‘갤럭시 노트4’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기어VR를 199.99달러에 선보였다.
기어VR는 오큘러스와의 제휴를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오큘러스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기반으로 구동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무게가 22% 가벼워진 신버전 기어VR를 99달러에 선보였다.
기어VR는 PC가 필요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VR를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리프트에 비해서는 VR 경험의 질이 떨어지고,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만 작동된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또 신버전의 가격을 많이 낮췄음에도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기반의 VR 헤드셋들에 비해 여전히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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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는 스마트폰 제조사 HTC가 게임 배포 서비스로 유명한 ‘스팀’의 운영사 밸브와 제휴해 선보인 VR 기기다. 바이브 패키지는 2160×1200@90㎐ 해상도의 VR 헤드셋, 전용 컨트롤러, 동작 트래킹 센서로 구성돼 있다. 바이브의 헤드셋 전면에는 카메라가 달려 있어 증강현실(AR) 콘텐츠도 적용 가능하다.
또 게이머들에게 있기 있는 스팀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이 커다란 경쟁력인데 이미 스팀에는 80개 이상의 바이브 게임이 등록된 상태다.
HTC는 오큘러스보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월드투어를 했으며, 4월 출시를 목표로 3월에 사전 주문을 받았다.
리프트와는 불과 일주일 간격으로 출시하게 됨에 따라 VR 시장의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전 주문 국가에 미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이 포함됐지만,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소니는 ‘프로젝트 모피어스(Project Morpheus)’라는 코드명으로 VR 기기를 개발해 자사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4’에서 사용 가능한 새로운 VR 헤드셋 PSVR를 선보였다.
PSVR는 1920×1080의 해상도를 제공해 리프트보다는 떨어지지만 주사율(refresh rate)은 120㎐로 리프트보다 뛰어나다. 주사율이란 초당 재생 횟수를 의미하는데, 예를 들어 120㎐는 초당 120장의 화면이 재생된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주사율이 144㎐는 돼야 사람이 실제로 보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보는데, 주사율이 높을수록 고성능의 비싼 장비가 요구되기 때문에 당분간은 적절한 타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PSVR는 리프트의 주요 경쟁제품 중 하나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무엇보다 PS4라는 콘솔 게임기에 최적화된 높은 품질의 VR 게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게이머들에게 상당한 어필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PS4에 최적화됐다는 건 장점이면서 한편으로는 한계이기 때문에 PSVR가 게임기를 넘어선 범용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소니의 PSVR는 PS4에 최적화된 고품질의 VR 게임을 제공한다는 점을 어필할 전망이다. 사진은 PSVR용 게임 ‘서머 레슨’의 한 장면.) |
구글은 2014년 6월 ‘구글 I/O’에서 일명 ‘골판지 VR 헤드셋’ ‘카드보드(Cardboard)’를 선보이면서 앱과 개발도구도 공개했다. 2015년 5월 구글 I/O에서는 iOS도 지원하는 새로운 카드보드와 함께 액션캠 시장의 유명 브랜드 ‘고프로(GoPro)’의 카메라로 360도 촬영한 영상을 VR 콘텐츠로 바꿔주는 ‘점프(Jump)’ 프로젝트도 공개했다.
오픈소스 기반의 개방형 VR 기기도 등장한 상태다. OSVR(Open Source Virtual Reality)는 게임용 주변기기 제조사로 잘 알려진 레이저와 VR 기기 제조사 센식스에 의해 시작됐으며 유비소프트, 뷰직스, 립, 인텔 등이 참여하고 있다.
관심 커진 VR, 스타트업도 속속
VR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스타트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아비간트는 ‘글리프(Glyph)’라는 VR 헤드셋을 선보였는데, 이는 사용자의 망막에 바로 영상을 투사하는 가상 망막 디스플레이(Virtual Retinal Display)라는 기술을 사용하며 오디오 감상용 헤드폰으로도 이용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제품이다.
글리프는 올해 CES에서 최고 제품상(Best of CES)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이한 점은 국내 기업인 NHN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NHN인베스트먼트가 인텔캐피털 등과 함께 지난해 8월 아비간트에 2400만 달러를 투자했다는 점이다. NHN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1월에도 미국의 안구추적(eye tracking) 전문기업 아이플루언스에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14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안구추적 기술은 눈동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이를 행동으로 전환시키는 기술인데, 앞으로 VR 기기에서 사용될 중요한 스마트 인터랙션 기술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VR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스타트업의 진출도 늘고 있다. 미국의 아미간트가 선보인 VR 헤드셋 ‘글리프’는 사용자 망막에 바로 영상을 투사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
사용자의 시각을 장악해 가상공간을 보여주는 VR 헤드셋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동작을 감지해 이를 가상공간에서의 행동에 반영하는 동작인식 기반의 주변기기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버툭스의 ‘옴니(Omni)’와 사이버리스의 ‘버추얼라이저(Virtualizer)’다. 이들 제품은 러닝머신과 흡사하게 생긴 기기인데, 걷거나 뛰는 등 각종 동작을 인식함으로써 사용자와의 탁월한 상호작용을 제공하고 몰입감을 증대시킨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보다 생생한 VR를 체험할 수 있게 된다.
버추얼라이저는 지지대가 움직여 옴니보다 좀 더 복잡한 신체 동작의 감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사이버리스의 ‘버추얼라이저’는 걷거나 뛰는 등 각종 동작을 인식해 사용자와의 높은 상호작용을 제공하고 몰입감을 증대시킨다.) |
VR 제대로 즐기려면 최소 1500달러
3월 글로벌 게임 미디어 ‘게이머네트워크’가 여러 게이머 웹사이트의 사용자 1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VR 기기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15%의 사용자만이 VR 헤드셋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SVR의 설문조사 결과, VR 헤드셋을 구매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60%의 응답자가 가격을 꼽았다. 또 22%의 응답자는 사용 가능한 게임의 수를 꼽았으며, 하드웨어 스펙을 꼽은 응답자는 18% 정도였다.
리프트의 정식 출시가격은 예상보다 높은 599달러로 결정됐다. 바이브는 리프트보다도 비싼 799달러로 정식 출시가격이 정해졌다. 더구나 리프트나 바이브는 고성능의 PC를 필요로 한다.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GTX 970’ 또는 AMD의 ‘라데온 R9 290’ 이상이 필요하다. 국내 가격 기준으로 그래픽카드 단품만 해도 40만~50만 원에 달한다. 이 정도의 그래픽카드를 가진 PC 사용자는 하드코어 게이머들 밖에는 없다. CPU는 인텔 ‘i5-4590’ 또는 AMD ‘FX 8350’ 이상이 필요하다.
리프트 인증을 받은 PC의 최저가는 949달러다. 여기에 VR 헤드셋 구매비용을 더할 경우 집에서 VR를 즐기기 위해서는 최소 1500달러가 필요하다.
물론 더 뛰어난 VR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지출을 해야 한다. 결국 빠른 시일 내에 소비자들이 구입할만한 가격의 VR 기기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VR 기기는 일부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전유물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구매비용이 VR 기기의 대중화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자 해결해야 할 과제라면, 플랫폼은 VR 시장에서 어떤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인가를 판단하는 가늠자라고 볼 수 있다.
VR는 플랫폼 비즈니스다. VR 플랫폼(VR 헤드셋, 개발도구, 마켓플레이스)에 기반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가 만들어진다.
성공적인 플랫폼은 반드시 생태계를 만들어 낸다. 바꿔 말하면, 아무리 많은 기능을 제공하고 기술적으로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생태계를 확실하게 구축하지 못한 플랫폼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VR 시장은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
단지 VR 헤드셋이나 관련 주변기기의 매출보다는 가상공간에서 사용자들이 소비하는 시간과 비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 오프라인 및 온라인의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모델 대부분을 VR에서 구현할 수 있다. 특히 명백한 킬러앱인 게임, 성인물 등을 미끼로 사람들이 VR를 경험하면서 빠져들게 될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비즈니스가 확장되는 형태로 시장이 커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VR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뤄지게 된다. 결국, VR 플랫폼을 장악한 기업은 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승자독식효과’를 누리게 될 것이다.
승자가 되기 위한 랠리가 이제 막 시작됐다.
[머니투데이방송 테크M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장]
<본 기사는 테크M(테크엠) 제36호(2016년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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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하고 휘는 디스플레이 2~3년 내 상용화 기대홍찬화 ETRI 박사가 은(Ag)나노와이어가 담긴 유리병과 새로 개발된 투명전극 제조 원천기술로 제조된 은나노와이어 투명전극 유리기판을 살펴보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투명하고 휘는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7일 투명하고 휘는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전극 제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고려대 주병권 교수팀, 순천대 곽준섭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의 핵심은 은(Ag)을 이용한 나노와이어(단면 지름이 1나노미터(10억분2016-04-07 17:40:34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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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기술 바탕으로 VR 대중화 주도에프엑스기어 NOON VR로 가상현실 의료 교육 콘텐츠를 체험하고 있는 의학도국내 컴퓨터 그래픽 SW 및 증강현실(AR)·VR 전문기업 에프엑스기어는 최근 가상현실에 의료 교육 콘텐츠를 접목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에프엑스기어는 미국 의료기관 마운트 사이나이 헬스 시스템과 손잡고 ‘해부 병리학 교육에서의 가상현실’을 주제로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VR 헤드셋 ‘눈(NOON)VR’를 선보였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과 눈VR를 연동해 인체의 장기나 세포, 조직 등을 살피며 의료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에프엑스기어는2016-04-07 11:41:31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