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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O2O 서비스로 들여다본 O2O 전망
돈과 플랫폼 만으로는 부족하다
2016-04-04도강호 기자

카카오는 3월부터 카카오 대리운전을 위한 기사 모집에 들어갔다. |
[테크M] 카카오가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를 향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카카오택시’는 이미 시장에 안착했다. 1년 만에 전국 기사 회원 21만 명, 누적 호출 수 8000만 건, 일 호출 수 70만 건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다. 현행법상으로는 카카오택시 같은 콜택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호출 수수료를 부과할 수 없다. 수수료는 반드시 택시 미터기를 통해 부과하도록 법에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허가를 받으려면 각 관할 지자체 별로 구현방법 등을 협의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절차와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카카오도 카카오택시의 수익 모델을 만드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신 카카오는 다양한 O2O 서비스를 출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시작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카카오택시 블랙’이다. 국내 최초의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인 이 서비스는 서울 지역에서 100여 대의 차량과 200여 명의 기사로 운행 중이다. 카카오는 상반기 중 운행 지역과 차종 및 대수를 확대하고 결제 방식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또 상반기 중에 신규 O2O 서비스인 ‘카카오헤어샵’과 ‘카카오드라이버’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3월 3일부터 1000명의 카카오헤어샵 체험단 모집에 들어갔다. 카카오헤어샵은 헤어숍과 고객을 연결하는 모바일 헤어숍 예약 플랫폼이다. 헤어숍 탐색부터 예약, 사전결제까지 모두 지원해 편의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예약 후 방문하지 않는 노쇼(no-show)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카카오의 설명이다.
카카오는 우선 정식 서비스를 하는 6월까지 서울과 경기 분당권의 200개 매장에서 체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또 체험단 참가 고객에게 미용실별로 최대 40%까지 책정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카카오드라이버는 대리운전 기사와 고객을 연결하는 모바일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다. 상반기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3월 7일 기사용 안드로이드 앱을 출시, 기사 모집에 들어갔다. 대리운전자 입장에서 보면 긍정적이다.
먼저 운행요금의 20~40%이던 수수료를 20%로 통일했다. 또 연 평균 100만원 이상하던 보험료도 카카오가 부담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KB손해보험, 동부화재와 협력, 보상 한도를 최고 수준으로 한 상품을 새로 만들었다. 이외에도 월 4~5만원의 대리운전 프로그램 사용료를 비롯해 예치금, 취소수수료 등의 부담도 없앴다. 카드결제 수수료와 부가세 역시 카카오가 부담한다.
카카오는 새로운 O2O 비스니스를 위해 서비스 공급자를 확보하는데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충분한 서비스 공급자를 확보, 서비스 시작 단계에서부터 사용자들이 불편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이는 카카오택시 성공의 원동력이 됐던 요인으로, 카카오헤어샵과 카카오드라이버에서도 같은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헤어샵 서비스를 위해 지난해 10월 미용 고객관리 기업 하시스를 인수했다. 하시스는 이미 많은 협력 업체를 보유하고 카카오헤어샵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또 더 많은 헤어숍을 확보하기 위해 설명회도 여러 차례 진행했다. 또 카카오드라이버 역시 보험사와의 협력 등을 통해 대리운전 기사들의 자금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기사들을 모집하고 있다.
이같은 카카오의 전략은 수요과 공급을 연결하는 O2O 비즈니스의 기본에 충실한 것이다. 박희은 알토스벤처스 수석심사역은 “O2O 비즈니스는 결국 또 하나의 플랫폼 비즈니스”라며 “충분한 수요와 공급이 있는 시장에서 정보의 비대칭이나 비효율이 존재하는 시장의 문제를 온라인의 효율성을 바탕으로 해결한다면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통해 수요와 공급 양쪽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O2O 비즈니스에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상반기 중에 헤어숍 예약 및 결제 서비스 ‘카카오헤어샵’을 출시할 예정이다. |
규모와 자금력의 한계
문제는 단순히 많은 공급과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 확보를 위한 과다한 지출은 자칫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의 O2O 시장이 이를 잘 보여준다.
중국의 O2O 비즈니스는 한국보다 몇 년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음식배달, 차량 공유, 미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O2O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단순히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사업은 진입장벽이 낮고 서비스 차별화가 어려워 같은 분야에서 여러 업체가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자금 경쟁 끝에 사업을 포기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광고와 할인을 통해 사용자를 모으지만 투자비만큼 충분한 매출을 올리지 못하면서 폐업을 하는 것이다. 중국 O2O 분야에 투자해온 중국 벤처캐피털 고비파트너스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몇 개월 만에 O2O 스타트업의 30~40%가 폐업한 것으로 추산했다. 자금력이 중요한 성공요인이라는 뜻이다.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는 “카카오가 지금까지 선보였거나 앞으로 선보일 O2O 서비스는 기술면에서의 차별성이 크지 않다”며 “자금력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카카오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O2O 비즈니스에서 후발 주자였다. 콜택시, 뷰티숍 예약, 대리운전 모두 카카오가 처음 시작한 서비스가 아니다. 하지만 카카오는 플랫폼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많은 서비스 공급자를 확보, 먼저 시작한 업체들을 단숨에 따라잡았다. 지금까지는 주요 경쟁자가 스타트업이어서 자금력이 충분한 선발업체가 없었던 것이다.
언제든 등 돌릴 수 있는 소비자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더라도 언제든지 소비자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점도 O2O 비즈니스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서비스 공급자들의 서비스 품질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한 순간에 평가가 나빠질 수 있다는 것.
지난해 폐업한 미국의 집 청소 서비스 ‘홈조이’가 이를 잘 보여준다. 2012년 설립된 홈조이는 청소인력과 고객을 연결하는 O2O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 경험 많고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인력을 투입해 시장을 공략했다. 홈조이는 시장의 호평을 바탕으로 400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자받기도 했다.
홈조이는 계약 노동자의 정규직원 전환을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되자 어려움에 부딪혔다. 계약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은 비용 증가와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추가 투자 확보에 실패, 홈조이는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홈조이가 폐업한 원인이 소송과 자금조달 실패가 아니라 높은 수수료에 있다고 지적한다. 시간당 25달러를 받는 홈조이는 25%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높은 수수료 때문에 소비자와 청소 인력 모두 홈조이를 거치지 않고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유혹에 약했다. 소비자는 더 저렴한 비용을 내고 청소 인력은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 만족도 유지에도 문제가 있었다. 홈조이는 전문 청소인력을 투입했음에도 청소가 잘 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거나 청소외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등 품질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
O2O 비즈니스, 차별화 전략 필요
올해 3월 폐업한 스푼로켓도 서비스 품질 관리에 실패하면 언제든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스푼로켓은 이름처럼 짧은 시간 안에 음식을 배달하는 서비스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아침과 점심을, 토요일에는 점심을 정해진 시간대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2013년 Y콤비네이터로부터 1350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받고, 지난해에는 시리즈 A펀딩에도 성공했다.
스푼로켓은 속도와 낮은 가격을 강조했다. 기존 배달 음식은 물론 직접 요리를 하는 것보다 저렴하고 빠른 서비스를 지향했다. 10분 이내에 10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음식을 배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푼로켓은 매일 제한된 메뉴만를 대량으로 만들어 자동차로 배달했다.
문제는 속도와 가격을 강조한 나머지 고기가 덜 익는 등 음식의 품질이 떨어진 것이었다. 결국 스푼로켓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더 비싸고 더 느린 경쟁 서비스로 옮겼다. 낮은 가격에 맞추려는 무리한 시도가 오히려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려 사업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된 것이다.
이는 수수료 부과 외에 O2O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카카오가 언제든지 직면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종사자들은 O2O 비즈니스를 확장하려면 플랫폼과 자금력 이상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희은 수석은 “예전과 달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벤처캐피탈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수혈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고 있다”며 “‘자본의 부족’이라는 한계가 예전보다는 많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대기업이 단순히 자금력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헤이딜러를 서비스 하는 박진우 PRND 대표는 “대기업도 자동차 온라인 경매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그동안 시장에 반향은 없었다”며 “결국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경매 서비스도 이미 인터넷 보급과 함께 온라인 서비스가 시장을 주도할 기회가 있었지만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들어내지 못해 시장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또 “부동산 중계 시장도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최근 직방이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이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정지우 소프트뱅크코리아 책임심사역은 “이미 해외에서 많은 형태의 서비스들이 나타났다”며 “카카오는 물론 스타트업에서도 아이디어의 신선함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카카오도 자본력이 있을 뿐이지 O2O 비즈니스에서는 스타트업”이라며 “실행력과 아이디어가 스타트업의 핵심자원인데 서비스를 잘 구현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 심사역은 “외국의 선진 서비스가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에 진출한다면 어려워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테크엠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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