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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스마트 스피커에서 IoT 허브로, 아마존 에코

2016-04-11배진화, 조광수 연세대 UX 랩 인지…
아마존 ‘에코’는 사물인터넷 허브로 각광받고 있다.
(아마존 ‘에코’는 사물인터넷 허브로 각광받고 있다.)




[머니투데이 테크M = 연세대 UX 랩 배진화 연구원, 조광수 교수]‘항상 준비되어 있고, 항상 연결되어 있습니다. 언제든지 물어보세요!’



2014년 11월. 아마존 에코는 ‘가정용 음성 인식 도우미’라는 타이틀로 세상에 발을 내딛었다. 거창한 타이틀도 없었고, 딱히 사물인터넷(IoT)세상을 지배하겠다는 포부도 보이지 않았다.



아이폰의 시리, 구글의 구글나우를 단순히 스피커로 옮겨놓은 듯한 이미지를 풍긴 에코는, 그렇기에 당시 소비자들의 주목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조금은 똑똑한 스피커였을 뿐이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에코는 매일 새로운 서비스를 탑재하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사물인터넷(IoT) 허브로 각광받고 있다.


에코가 지난 2년 동안 사용자들에게 제공해줬던 것들을 살펴보자. 음성 인터랙션을 기반으로 한 에코는 태생이 ‘스피커’다. 그리고 그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다.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의 취향대로 무한대의 음악을 재생해준다. 여기에 덤으로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으로 집안 인테리어를 돋보이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음악 스트리밍은 시작일 뿐이다. 인터넷에 연결되어있는 에코는 척척박사처럼 궁금한 것은 그 무엇이든 즉각 답해준다. 검색을 위해 스마트폰을 찾을 필요도 없고 포털에 들어가 타이핑을 할 필요도 없다.

집안 어디에서든지 에코는 당신의 질문에 바로 반응하며, 영화정보, 통근길 안내, 일정 확인 등 인터넷 정보부터 개인 정보까지 원하는 건 뭐든지 읊어준다. 심지어 책까지 읽어주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또한, 아마존 쇼핑몰과 연계되어 있어 결제 및 쇼핑을 편리하게 만들어준다. 아마존 대시가 버튼 하나로 필요한 물품을 주문할 수 있게 해줬다면, 에코는 주문방법을 더욱 편하고 직관적인 방법으로 변화시켰다.

“알렉사, 우유 좀 주문해줘” 한 마디면, 쇼핑, 주문, 결제 그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제품 자체의 고유 기능으로 에코는 사람들의 엔터테인먼트와 소비의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켰다. 하지만 에코가 진정 엔진에 박차를 가해 IoT 세상의 한 가운데로 들어오게 된 것은, 다른 스마트 기기들과의 연결이 가능해지면서부터다.



미래를 잡기 위한 치열한 전투

IoT 시대에 접어들면서 모든 기기들은 서로 연결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연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기기들을 어떻게 통제할 것이냐’다.


제어장치가 스마트폰 기반일 것인지, 기기마다 모두 자기들만의 리모콘을 갖고 있을 것인지(이럴 경우 스마트홈이 아닌 리모콘홈이 되지 않을까?), 호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 복잡한 연결망을 사용자에게 편리하게 전달하기 위한 IoT 허브에 대한 이슈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실제로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전부 자신들만의 스마트홈 서비스, IoT 솔루션을 들고 나타났다.

애플은 2014년 ‘홈키트’로 아이폰의 혁신을 이을 IoT 혁명을 예고한 바 있다. 아이폰에 내장돼 있는 음성 비서 ‘시리’로 각종 스마트 기기들을 제어한다는 게 핵심이었다.

구글 또한 스마트 온도계인 네스트의 인수를 시작으로 네스트 에코시스템 내에서 스마트 홈을 구축하려고 노력중이다. 샤오미는 가전제품 스마트홈 브랜드 ‘미홈’을 출시해 정수기, 체중계, 스마트폰, TV, 전구 등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홈 플랫폼 쟁취를 위한 기업들의 각개전투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서비스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아르거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2016년 2월까지 57만6000개의 스마트홈 디바이스와 소비자 리뷰를 조사한 결과, 아마존 에코, 애플 홈키트, 구글 에코시스템 중 가장 사용자들의 지지를 많이 받고 있는 것은 아마존 에코였다.


스피커로 집안 한 구석을 차지했던 에코가 작정하고 스마트홈의 허브를 구축하겠다고 달려든 애플과 구글을 제치고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었던 이유는, 철저하게 사용자의 입장에서 스마트홈 플랫폼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메시와 서비스화


스마트홈 내에 들어올 수 있는 IoT 기기들은 가지각색이다. 네스트 온도계, 샤오미 체중계, 삼성 냉장고 등 가면 갈수록 다양해지는 기기들을 어떻게 연결하고 포용할지 고민하는 것이 바로 스마트홈 허브의 핵심이다. 그와 더불어, 사용자에게 쉽고 편리하게 본인들의 기기를 컨트롤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애플과 구글의 스마트홈 솔루션이 사용자들에게 환영을 못받는 이유는 사용자에게 각자의 고유한 OS 생태계로 들어오라고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기존에도 폐쇄적인 생태계를 고수했지만, 지금도 iOS가 아니면 홈키트와 호환을 할 수 없게 만들어 놨다. 구글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이니, 애플과 구글의 OS를 사용하지 않는 소비자는 기기를 구매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설령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다른 기기와의 호환이 쉽지 않아 제대로 사용해보기도 전에 피곤해진다.


아마존 에코는 이와 다르게 오픈 마인드로 각기 다른 종류의 OS를 포용하고, 각종 IoT 기기들을 쉽게 호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이미 에코는 스마트 홈의 허브로서 애플의 홈키트를 넘어서고 있다. 다른 기기들과 연결, 호환이 잘되는 것 만으로도 사용자들이 느끼는 진입장벽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각종 기기의 포용과 더불어, 아마존은 에코를 통해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이 서비스되는 것 또한 적극 장려한다. 초반에 아이폰을 중심으로 앱 생태계가 활성화됐던 것처럼, 에코를 중심으로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가 형성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은 에코라는 하나의 제품을 서비타이제이션(servitization) 해 추가적인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서비타이제이션이란 특정 제품에 서비스를 추가해 제품을 통한 물리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가치까지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개발자들은 에코 API를 이용해 음성인식 소프트웨어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이미 에코에는 300개 이상의 새로운 기술이 탑재되어 있다. 추후 탑재될 수 있는 서비스도 무궁무진하다.

심지어 ITTT(If This, Then That)란 기능을 통해 에코가 주인에게 맞는 맞춤형 동작을 유발하는 설정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서 메시지가 오면 이메일을 보내달라는 내용을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의 플랫폼을 향해


아마존 에코는 처음에 사용자들에게 편하고 쉽게 다가갔다. 엔터테인먼트적인 기능을 강조해 ‘집에 하나쯤 있으면 즐겁겠다’는 가벼운 생각으로 구입한 사용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게 가정집에 침투한 에코는 자신의 영역을 점차 넓혀나가고 있다.


다년간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 음성인식 인터랙션을 통해 사용자와의 자연스러운 인터랙션을 이끌어내고 있고, 경계를 두지 않고 각종 기기들과의 연결을 허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에코가 잘한 것은 다른 개발자들이 각종 서비스와 기능을 제공하고 얹을 수 있도록 에코 내에 열린 문을 만들어놓은 점이다. 새로운 생태계의 중심에 아마존 에코가 서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이후의 차세대 유망사업을 찾기 위해서 수없이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됐다. 그 일환으로 출시됐던 구글글래스는 실패로 돌아갔고, 웨어러블도 딱히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에코는 미래의 스마트폰이 어떤 모습인지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아마존 에코는 모바일 화면에서 벗어나 매일 새로운 것들을 제공해줄 수 있고, 다른 모든 것들과 연결되어 있다. 이 세 가지 특성만으로도 아마존 에코는 IoT 허브를 넘어선 ‘차세대 유망 산업(next big thing)’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머니투데이 테크M = 연세대 UX 랩 배진화 연구원, 조광수 교수]

<본 기사는 테크M 제36호(2016년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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