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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친구 추천이 정교해진 이유

2016-06-09도강호 기자

알베르토-라슬로 바라바시 노스이스턴대학 교수

(알베르토-라슬로 바라바시 노스이스턴대학 교수)

네트워크 과학의 개척자로 유명한 알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노스이스턴대 교수가 최근 전 세계 네트워크 과학 연구자들이 참석하는 ‘2016 국제연결망학회(International School and Conference in Network Science)'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바라바시 교수는 이번 학회에서 네트워크의 ‘리질리언스(resilience)’, 특히 네트워크 컨트롤에 대한 회복력을 주제로 발표했다.

바라바시 교수는 “어떤 시스템이 생존할 수 있는가, 특정 상황이 닥쳤을 때 거기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는가를 다뤘다”며 “예를 들어 도로가 차단됐을 때 회복력을 갖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데, 이런 차이를 이해하고 관련된 이론을 정립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회복력이란 의미으 ㅣ‘리질리언스(resilience)’는 단순히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은 아니다. 도로가 끊어졌을 때 차량들은 그 지점을 우회해서 계속 진행할 수 있다. 차단된 도로가 복구되지 않더라도 교통흐름이 멈추지 않는 것이다. 이런 경우 도로 시스템이 회복력을 갖는다고 말한다. 교통흐름이 멈춘 경우는 회복력을 잃은 것이다.

바라바시 교수는 “네트워크의 구조와 트래픽 양만 파악하면 네크워크가 회복력을 충분히 갖는지 알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진단을 바탕으로 네트워크가 회복력을 갖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도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네트워크 과학에서 사용하는 회복력 개념은 생태계에서도 중요하다"며 네트워크 과학을 생태계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 온난화가 발생하면 특정 생물종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한 생물종과 다른 생물종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네트워크의 회복력에 대한 연구는 변화가 일어날 때 생태계가 회복력을 갖는지 알려줄 수 있다. 바라바시 교수는 또 “폭풍우가 몰아치는 등 외부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생태계가 언제까지 회복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문제도 연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브라질에서는 산업, 특히 도시 인프라의 회복력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보스턴은 50년 정도 지나면 시의 10분의 1 정도가 해수면에 잠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전력, 상수도 등 도시 인프라가 얼마나 회복력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것. 도시의 일부가 물에 잠겼을 때 나머지 부분이 어느 정도 기능할지, 회복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다른 구성요소와 주체가 얼마나 협력하고 개입할 수 있는지 등을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 바바라시의 설명이다.

바라바시 교수는 “이처럼 도시 인프라의 회복력은 다양한 레이어가 있는 복잡한 문제”라며 “수 십 년 후에는 이런 문제가 현실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라바시 교수가 6월1일 2016 국제연결망학회에서 네트워크 컨트롤에 대한 최근 연구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바라바시 교수가 6월1일 2016 국제연결망학회에서 네트워크 컨트롤에 대한 최근 연구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바라바시 교수가 6월1일 2016 국제연결망학회에서 네트워크 컨트롤에 대한 최근 연구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의학에도 네트워크 과학 활용

바라바시 교수는 의학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의학은 유전자 분석비용이 낮아지면서 개인의 유전자 변이를 파악하고 특정 질병의 발생확률을 예측하는 일이 점점 실현되고 있다.

하지만 "왜 유전자 변이로 질병의 위험이 증가하는지, 어떻게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얻지 못하고 있다”며 네트워크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유전자 변이가 특정 단백질에 문제를 일으키면, 그 단백질과 다른 단백질과의 상호작용이 어렵게 되고, 이로 인해 특정 효소의 생성이 제한되는 등 일련의 연쇄 작용으로 신체 이상에 대한 설명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일부에 대해서만 답을 갖고 있지만 모든 것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장기적으로 이런 실마리를 실제 의료진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의 특정 지점을 차단할 때 교통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예측하는 것처럼, 아이에게 유전자 변이가 있을 때 이것이 왜 우려할 만한 것인지, 유전자 변이로 인한 문제가 언제 나타날지 등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바라바시 교수는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 역시 이러한 네트워크 기반의 문제 해결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며 “이러한 툴을 개발해 질병을 이해하고 발생과정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직 정보가 불충분한 문제가 있지만 5~10년 정도면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데이터가 완전히 확보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툴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바라바시 교수는 “이런 연구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며, 암은 궁극적으로 암 연구자들이 해결할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앞으로 의사들도 뇌신경 전문의, 심장 전문의뿐만 아니라 네트워크에 대한 전문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포에서 일어나는 모든 프로세스가 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바라바시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의학 자체가 네트워크로 구성돼야 한다”며 “다만 지금까지 그러지 못했던 것은 우리에게 데이터와 도구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바바라시 교수(오른쪽)가 6월 1일 인터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는 정하웅 한국과학기술원 교수(가운데)와 이상훈 고등과학원 연구원이 도움으로 진행됐다.

 

 

 

 

(바바라시 교수(오른쪽)가 6월 1일 인터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는 정하웅 한국과학기술원 교수(가운데)와 이상훈 고등과학원 연구원이 도움으로 진행됐다.)


네트워크 과학은 데이터 분석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

네트워크 과학이 인터넷, 도로, 전력은 물론 생태계, 의학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것에 대해 바라바시 교수는 “네트워크 사이언스는 기본적으로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자역학이 그 자체로도 하나의 학문 영역이지만 화학, 전기공학, 천문학 등 다른 학문 분야에서 도구로 활용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바라바시 교수는 “양자역학이라는 학문이 발전하지 않았다면 연구를 할 수 없는 것이 있는 것처럼 네트워크 과학을 이해하지 못하면 더 이상 발전이 어려운 분야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웰드와이드웹, 인간 세포, 사회 시스템, 경제 등을 그 예로 들었다.


바라바시 교수는 페이스북의 친구 추천도 기능도 네트워크 과학 덕분에 발전된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바라바시 교수는 “페이스북 초기에는 친구 추천이 부정확했다”며 “당시에는 표준 데이터마이닝 툴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스턴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면 서로 친구로 추천을 했는데, 이런 개인 특성에 따라 친구를 추천하는 것은 생각만큼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바라바시 교수는 “페이스북이 네트워크 과학자 2명을 영입한 후 친구 추천이 정확해졌다”고 말했다. 친구추천을 위한 데이터마이닝 알고리즘을 네트워크 기반 알고리즘으로 바꿨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네트워크 기반 알고리즘은 단순히 같은 특성을 갖는지가 아니라 같은 동네에 살고 공통의 친구가 있는 등 네트워크가 연결돼 있는가를 추천 기준으로 한다.

이처럼 바라바시 교수는 네트워크 과학이 데이터 분석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인 만큼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바라바시 교수는 마지막으로 “네트워크 과학 분야의 중요한 발견은 정하웅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를 비롯한 한국인들에 의해 이뤄졌다”며 “한국은 가장 탄탄한 네트워크 사이언스 커뮤니티를 가진 국가”라고 평가했다.

[테크M=도강호 기자(gangdogi@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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