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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디디추싱에 10억 달러를 투자한 이유
2016-06-08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소장
지난 5월 12일 애플이 중국의 라이드 헤일링 (이제는 우버같은 서비스를 라이드 쉐어링 또는 부른다는 의미의 헤일링이라 부른다) 서비스 기업인 디디추싱(옛 디디콰이디)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뉴스는 많은 사람을 갸우뚱하게 만들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했다.

왜 지금 시점에 다른 기술이나 기업도 아닌 중국의 라이드 헤일링 기업에? 이것이 애플이 교통 분야에 가지고 있는 관심을 나타내는 것인가? 중국 시장에 대한 애플의 전략적 행보인가? 자율 주행 자동차 시대를 대비하는 수순인가? 많은 전문가들이나 분석가들은 나름의 의미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면서 글을 쏟아냈다.
일단 왜 미국에 투자하지 않고 해외에 투자를 한 것인가 하는 점에서는 애플이 갖고 있는 2,330억 달러 수준의 현금과 증권은 대부분 해외에 보유 중이며, 이를 갖고 들어와 미국에 투자할 경우 세금 부과 문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타당해 보인다. 와싱톤 포스트의 브라이언 펑은 중국 자동차 산업과 교통 상황을 설명하면서 애플의 투자는 ‘중국의 한 특정 세그먼트에 대해 학습할 기회’라고 팀 쿡이 로이터 통신과 나눈 인터뷰를 소개했다.
많은 미디어가 보도한 내용은 중국에서의 자동차 관련 비즈니스의 전개이다. 이는 물론 자율 주행 자동차 개발과 연결 되는 것이다. 이미 우버가 자체 자율 주행 자동차를 개발한다고 선언한 이후 라이드 헤일링 서비스가 이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고, 애플과의 파트너십은 매우 의미 있는 행보로 보일 수 있다. 2016년 1월에 GM이 리프트에 5억 달러를 투자한 경우와 비슷한 파트너십으로 볼 수 있다.
동시에, 애플이 디디에서 얻을 수 있는 주요 정보 중 하나는 하루에 1,100만 명이 이용하면서 생성하는 데이터이다. 이는 애플의 기존 사업뿐만 아니라 향후 중국에서 펼칠 다른 사업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특히 자율 주행 자동차 사업에서는 더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중국의 차 보유 수준은 1,000명 당 200대 미만이며, 인구와 경제 성장을 생각하면 앞으로 차량 수요는 급증할 수 있지만, 이와 함께 오염, 체증 등이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본다. 일 년에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은 2013년 기준 26만 명에 달하기 때문에, 자율 주행 자동차는 중국 입장에서 매우 심각하게 검토할 사안일 수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4월에 창안 자동차의 자율 주행 자동차 2대가 고속도로에서 1,250마일 거리를 주행한 실험 사례가 있으며, 볼보도 100대의 프로토타입을 중국 일반 도로에서 실험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두나 알리바바 역시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미국에서 나오는 전망에 따르면, 2020년에는 자율 주행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달리게 하고 2025년에는 일반 도로에서 운행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지만, 각 주의 규제에 따라 많은 변수가 있을 것이다. 이에 비해 중국은 중앙 집권형으로 이를 보다 빨리 실행할 수 있다.

그럼에도 쉽게 얘기할 수 없는 이유는 자동차 산업이 중국에서 갖는 의미가 크고 가장 중요한 이유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애플의 투자가 단지 빠른 시일 내에 중국 자율 주행 자동차 산업에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함이라고 쉽게 생각하기 어렵다.
뉴욕 타임즈는 이번 투자 움직임이 점점 거세어지는 중국 당국의 애플 견제를 완화하기 위한 제스처로 이해한다. 애플이 중국에서 벌어 들인 돈이 작년 한 해 동안 590억 불에 달하기 때문에 중국 당국은 자국 회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 애플에 대한 견제를 하고 있다고 본다. 이미, 콘텐츠 영역에서 애플의 아이북이나 아이튠스 영화 스토어를 셧다운한 바 있다.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도 이런 방해물을 만나면서 중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고 이를 통해 자신들이 단지 외국 회사가 아니라 투자를 통해 중국 내 이해 당사자임을 어필했다.
디디는 애플 앱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앱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중국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중국 기업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이고 싶었다는 분석이다. 팀 쿡 역시 디디가 중국 내 iOS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혁신의 상징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디디의 투자자 중에는 중국 정부 펀드가 들어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하였다.
디디의 대주주인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애플과 함께하는 모습이 되었고, 디디는 이제 중국에서 우버와의 전쟁에서 좋은 이미지를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애플 페이의 확장 가능성을 지적했다.4 라이드 헤일링은 페이먼트가 가장 연결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서비스이고, 배달 같은 다른 서비스와 연동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면 이런 분석들이 진짜로 두 회사가 움직이게 만들었는 가에 대해 정확한 판단인지 의심스럽다. 10억 달러의 투자는 중국 당국의 입장에서는 별로 큰 돈이 아닐 것이다. 2015년 중국에서 벌어진 전체 인수 합병의 규모가 7,330억 달러라는 것을 생각하면 10억 달러는 작은 돈이다. 이 규모는 애플이나 디디로 봐서도 큰 돈이 아니다. 애플의 전체 투자 여력을 봐도 그렇고 디디는 언제든지 수 십억 달러를 증자 할 수 있는 기업이다.
이번 딜을 통해 중국에서 애플의 아이폰 판매를 활성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근거가 없다. 판매 감소는 화웨이, 샤오미 뿐만 아니라 비보나 오포와 같은 중국 기업의 약진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이런 추세는 디디 투자를 통해서 전환하기 어려울 것이다. 애플이 자율 주행 자동차 개발과 운행을 위해 디디를 활용한다는 것도 아직은 때 이른 전망이다. 장래의 그림일 뿐이다.
어쩌면 두 회사의 최고 경영진 간의 교감과 상호 호감이 작용했을 것이고, 중국에서의 미래 기술 협력에 대한 상징적 수단으로 10억 달러라는 돈이 사용되었을 것이다. 지난 4월에 디디의 경영자와 팀 쿡이 처음으로 협력에 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단 3주 만에 이런 딜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라고 생각하며, 장 리우 디디 회장 역시 번개 같은 속도라고 언급했다.
어떤 단기간의 목표가 아니라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장과 기술 흐름에서 두 회사가 무엇인가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작용했고, 이에 대한 선물을 주고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지금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10억 달러라는 돈은 매우 큰 돈이지만, 애플과 디디에게는 약혼 반지 정도의 의미일 수 있다.
공동기획

(중국 차량공유 서비스 1인자 디디추싱(滴滴出行)) |
왜 지금 시점에 다른 기술이나 기업도 아닌 중국의 라이드 헤일링 기업에? 이것이 애플이 교통 분야에 가지고 있는 관심을 나타내는 것인가? 중국 시장에 대한 애플의 전략적 행보인가? 자율 주행 자동차 시대를 대비하는 수순인가? 많은 전문가들이나 분석가들은 나름의 의미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면서 글을 쏟아냈다.
일단 왜 미국에 투자하지 않고 해외에 투자를 한 것인가 하는 점에서는 애플이 갖고 있는 2,330억 달러 수준의 현금과 증권은 대부분 해외에 보유 중이며, 이를 갖고 들어와 미국에 투자할 경우 세금 부과 문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타당해 보인다. 와싱톤 포스트의 브라이언 펑은 중국 자동차 산업과 교통 상황을 설명하면서 애플의 투자는 ‘중국의 한 특정 세그먼트에 대해 학습할 기회’라고 팀 쿡이 로이터 통신과 나눈 인터뷰를 소개했다.
많은 미디어가 보도한 내용은 중국에서의 자동차 관련 비즈니스의 전개이다. 이는 물론 자율 주행 자동차 개발과 연결 되는 것이다. 이미 우버가 자체 자율 주행 자동차를 개발한다고 선언한 이후 라이드 헤일링 서비스가 이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고, 애플과의 파트너십은 매우 의미 있는 행보로 보일 수 있다. 2016년 1월에 GM이 리프트에 5억 달러를 투자한 경우와 비슷한 파트너십으로 볼 수 있다.
동시에, 애플이 디디에서 얻을 수 있는 주요 정보 중 하나는 하루에 1,100만 명이 이용하면서 생성하는 데이터이다. 이는 애플의 기존 사업뿐만 아니라 향후 중국에서 펼칠 다른 사업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특히 자율 주행 자동차 사업에서는 더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중국의 차 보유 수준은 1,000명 당 200대 미만이며, 인구와 경제 성장을 생각하면 앞으로 차량 수요는 급증할 수 있지만, 이와 함께 오염, 체증 등이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본다. 일 년에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은 2013년 기준 26만 명에 달하기 때문에, 자율 주행 자동차는 중국 입장에서 매우 심각하게 검토할 사안일 수 있다.

(베이징 대기오염 원인의 하나인 자동차 매연) |
중국에서는 지난 4월에 창안 자동차의 자율 주행 자동차 2대가 고속도로에서 1,250마일 거리를 주행한 실험 사례가 있으며, 볼보도 100대의 프로토타입을 중국 일반 도로에서 실험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두나 알리바바 역시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미국에서 나오는 전망에 따르면, 2020년에는 자율 주행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달리게 하고 2025년에는 일반 도로에서 운행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지만, 각 주의 규제에 따라 많은 변수가 있을 것이다. 이에 비해 중국은 중앙 집권형으로 이를 보다 빨리 실행할 수 있다.

(고속도로를 주행중인 볼보 자동차) |
그럼에도 쉽게 얘기할 수 없는 이유는 자동차 산업이 중국에서 갖는 의미가 크고 가장 중요한 이유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애플의 투자가 단지 빠른 시일 내에 중국 자율 주행 자동차 산업에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함이라고 쉽게 생각하기 어렵다.
뉴욕 타임즈는 이번 투자 움직임이 점점 거세어지는 중국 당국의 애플 견제를 완화하기 위한 제스처로 이해한다. 애플이 중국에서 벌어 들인 돈이 작년 한 해 동안 590억 불에 달하기 때문에 중국 당국은 자국 회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 애플에 대한 견제를 하고 있다고 본다. 이미, 콘텐츠 영역에서 애플의 아이북이나 아이튠스 영화 스토어를 셧다운한 바 있다.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도 이런 방해물을 만나면서 중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고 이를 통해 자신들이 단지 외국 회사가 아니라 투자를 통해 중국 내 이해 당사자임을 어필했다.
디디는 애플 앱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앱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중국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중국 기업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이고 싶었다는 분석이다. 팀 쿡 역시 디디가 중국 내 iOS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혁신의 상징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디디의 투자자 중에는 중국 정부 펀드가 들어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하였다.
디디의 대주주인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애플과 함께하는 모습이 되었고, 디디는 이제 중국에서 우버와의 전쟁에서 좋은 이미지를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애플 페이의 확장 가능성을 지적했다.4 라이드 헤일링은 페이먼트가 가장 연결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서비스이고, 배달 같은 다른 서비스와 연동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면 이런 분석들이 진짜로 두 회사가 움직이게 만들었는 가에 대해 정확한 판단인지 의심스럽다. 10억 달러의 투자는 중국 당국의 입장에서는 별로 큰 돈이 아닐 것이다. 2015년 중국에서 벌어진 전체 인수 합병의 규모가 7,330억 달러라는 것을 생각하면 10억 달러는 작은 돈이다. 이 규모는 애플이나 디디로 봐서도 큰 돈이 아니다. 애플의 전체 투자 여력을 봐도 그렇고 디디는 언제든지 수 십억 달러를 증자 할 수 있는 기업이다.
이번 딜을 통해 중국에서 애플의 아이폰 판매를 활성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근거가 없다. 판매 감소는 화웨이, 샤오미 뿐만 아니라 비보나 오포와 같은 중국 기업의 약진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이런 추세는 디디 투자를 통해서 전환하기 어려울 것이다. 애플이 자율 주행 자동차 개발과 운행을 위해 디디를 활용한다는 것도 아직은 때 이른 전망이다. 장래의 그림일 뿐이다.
어쩌면 두 회사의 최고 경영진 간의 교감과 상호 호감이 작용했을 것이고, 중국에서의 미래 기술 협력에 대한 상징적 수단으로 10억 달러라는 돈이 사용되었을 것이다. 지난 4월에 디디의 경영자와 팀 쿡이 처음으로 협력에 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단 3주 만에 이런 딜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라고 생각하며, 장 리우 디디 회장 역시 번개 같은 속도라고 언급했다.
어떤 단기간의 목표가 아니라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장과 기술 흐름에서 두 회사가 무엇인가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작용했고, 이에 대한 선물을 주고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지금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10억 달러라는 돈은 매우 큰 돈이지만, 애플과 디디에게는 약혼 반지 정도의 의미일 수 있다.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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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디디추싱에 10억 달러를 투자한 이유지난 5월 12일 애플이 중국의 라이드 헤일링 (이제는 우버같은 서비스를 라이드 쉐어링 또는 부른다는 의미의 헤일링이라 부른다) 서비스 기업인 디디추싱(옛 디디콰이디)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뉴스는 많은 사람을 갸우뚱하게 만들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했다. (중국 차량공유 서비스 1인자 디디추싱(滴滴出行)) 왜 지금 시점에 다른 기술이나 기업도 아닌 중국의 라이드 헤일링 기업에 이것이 애플이 교통 분야에 가지고 있는 관심을 나타내는 것인가 중국 시장에 대한 애플의 전략적 행보인가 자율 주행 자동차 시대를 대비2016-06-08 00:10:47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