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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삼성·야후 거친 IT전문가, ‘다이어트 벨트’를 만들다
(이경한 더블에이치 대표는 "LED 빛으로 비만을 관리하는 홈케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서울대 수학교육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대학원 졸업. 한국IBM을 시작으로 삼성SDS, 삼성전자를 거쳐 야후코리아 대표 역임. 경기도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 둥지를 틀고 있는 더블에이치 이경한 대표의 프로필이다. 이 대표가 화려한 글로벌기업 경력을 매듭짓고 창업에 나선 아이템은 뜻밖에도 ‘다이어트’ 기기다.
“유니텔에서 시작해 야후코리아까지 IT 전문가로 평생을 살았고, 잘 아는 분야인 것도 맞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인터넷 비즈니스나 콘텐츠 사업, 게임 분야를 염두에 두고 창업을 준비했죠.”
그러나 고심 끝에 이 대표가 내린 결론은 잘 아는 분야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것이었다.
“IT 분야는 이미 대기업 위주의 포화상태여서 스타트업이 뛰어들기엔 역부족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고 시장을 키워보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더군요. 유니텔을 처음 기획했을 때처럼요.”
유니텔은 1996년 삼성SDS에서 개발한 PC통신 서비스다. 당시 팀장을 맡아 유니텔을 국내 메이저 PC통신 사업자로 다지는데 큰 역할을 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팀원으로 함께 일했다. 이 대표는 삼성에서 많은 인재들을 만났고, 회사 탄생부터 성장과정을 두루 경험한 것이 창업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니텔을 선보이고 대형 PC통신업체로 성장하는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며 “IT와 관련된 마케팅 운영과 흐름 등을 모두 경험한 것이 지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루미다이어트 벨트는 얇고 유연한 소재를 활용해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
지방 분해하는 빛의 힘 주목
이 대표가 만드는 ‘루미다이어트(LumiDiet)’ 벨트는 발광다이오드(LED) 빛이 복부의 지방을 분해, 연소시켜 뱃살 감소를 유도하는 라이트 테라피(light therapy) 제품이다. 라이트 테라피는 LED 빛의 특정 색상과 파장을 건강, 스킨케어, 안티에이징, 비만 감소, 질병 치료 등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최근 뉴스와 논문 등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알려지면서 LED를 이용한 가정용·개인용 기기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이 대표는 “라이트 테라피 기술로 복부 비만을 관리하는 제품은 루미다이어트 벨트가 세계에서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라이트 테라피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일본에 살고 있는 동생의 영향이 크다. 한일 소재·부품 무역 업무를 하면서 주목할 만한 품목을 추천해줬는데, 그 중에서 ‘빛으로 피부 노화와 건강을 지킨다’는 대목이 한 눈에 들어온 것.
이 대표는 머뭇거리지 않고 LED에 대한 학습과 기술 분석, 시장 파악에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LED 기반 라이트 테라피 권위자인 임성규 단국대 전자공학과 교수를 만났고, 국내 임상경험과 해외 논문 등을 통해 LED 빛이 부작용 없이 지방과 셀룰라이트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적색 LED 빛과 근적외선은 표피와 진피를 지나 피하지방까지 깊숙이 도달해 복부 비만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차 시제품은 효과적인 복부 지방 감소라는 목표에 맞춰 적색 LED 빛과 근적외선의 파장을 효율적으로 조합하는 알고리즘을 찾고 이를 피하지방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 주력했다. 2차 시제품은 디자인과 사물인터넷(IoT)에 초점을 뒀다. 얇고 가벼운 플렉시블(휘는) 소재를 사용해 배 주위를 부드럽게 감싸며 허리 치수에 관계없이 착용 가능한 벨트가 탄생했다.
(루미다이어트 벨트는 LED 빛이 복부 지방을 분해, 연소시켜 뱃살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
하루 30분 정도 4주간 허리에 착용하는 임상시험 결과 시험자의 허리둘레가 평균 5.5㎝가량 줄어들었다. 특이한 점은 허리둘레는 줄었지만 체중 변화는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갑자기 체중을 줄인 사람이 늙어 보이는 것은 살을 탄력 있게 하는 근육량도 함께 줄었기 때문입니다. 다이어트의 핵심은 지방을 줄이는 것입니다. 그래야 훨씬 더 날씬해 보이죠. 루미다이어트 벨트는 LED 빛이 체내 지방을 녹여 배출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힘들이지 않고 뱃살을 뺄 수 있다는 게 강점입니다.”
더블에이치는 이 같은 기술력과 시장성을 인정받아 지난 3월 본투글로벌센터 유망 스타트업으로 선발돼 스타트업 캠퍼스에 입주했다. 4월에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인디고고를 통해 루미다이어트 벨트를 선보였다.
60일 동안 제품을 미리 주문받아 예상 소비자가격 350달러에서 30∼50%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고 10월에 선주문한 후원자들의 제품을 배송한 후 시장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출시 3일 만에 ‘슈퍼 얼리 버드’를 완판한데 이어 3일 만에 목표금액의 3분의 1을 돌파하는 등 반응도 좋다.
이 대표는 “인디고고에 루미다이어트를 선보인 후 국내뿐 아니라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서 마케팅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
이 대표는 루미다이어트 벨트에 센서를 내장해 생체 정보와 대사 상황을 스마트폰 앱을 통해 모니터링 하고 생활습관을 교정하거나 운동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복부 비만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다이어트 효과에 대한 데이터는 거의 없는 현실에서 루미다이어트 벨트의 누적 데이터는 또 다른 비즈니스로 연계될 수 있다. 복부 외에 허벅지, 팔뚝, 얼굴 등 부위별로 벨트를 확장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 대표는 “비만·당뇨 등 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IoT 플랫폼과 융합될 수 있는 다양한 헬스케어 제품에 대한 요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일반인에게는 아직 LED 빛으로 살을 뺀다는 게 생소한 개념이지만 앞으로 이를 활용한 홈케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최근 LED 마스크나 헬스케어 웨어러블 제품들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시장에 속속 선보이고 있다. 라이트 테라피 기술이 적용된 라뤼미에르의 ‘일루마스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존슨앤드존슨 계열의 바이오벤처 투자사인 JJDC에서 2000만 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IT 전성시대 주역이었던 이 대표의 루미다이어트 벨트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다.
[테크M= 최현숙 기자(coffee@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38호(2016년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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