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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직면한 7가지 문제

2016-06-22신정수 인성정보 공동창업자·사외이사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1만3000원

‘총균쇠'라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명저로 유명한 재레드 다이아몬드. 생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그 이후 조류학자, 인류학자, 역사학자, 사회학자 등으로 불릴 만한 다방면의 연구와 저작을 해온 세계적인 석학이다.

그의 최신작 '나와 세계'는 인류의 7가지 중대한 문제에 대한 7차례의 대학 강연 내용을 책으로 펴낸 것인데, 글로벌 이슈들을 참 알기 쉽고 자상하게 정리해 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또한 자연과학자 출신답게 사회적 문제나 주장도 실험과 논증에 근거하여 객관성 있게 납득시키려는 의지가 돋보인다.

이 책에서는 전체적으로 국가의 빈부를 결정하는 지정학적, 제도적 요인, 그리고 중국의 역사와 미래, 위기관리를 위한 심리학, 인류의 건강 문제, 그리고 지구환경과 경제 양극화 문제 등 다방면에 관한 저자의 폭넓은 식견이 잘 드러나고 있다.

우선, 국부 차이에 대한 연구는 위도, 기후 등의 지역지리학이 기본이다. 이를테면, 열대 국가들은 기생충과 세균이 1년 내내 번창하며 토양의 비옥도가 떨어진다. 열대성 질병이 사망률을 높게 만들어, 많은 아이를 낳으려는 여성은 가임기에 늘 임신 혹은 수유하는 상황에 놓이며, 남자들은 경제 활동 기간이 마흔 정도까지 밖에 되지 않는다.

국가적 빈부의 지역적 이유로 천연자원을 들기도 하지만 실상 ‘천연자원의 저주’라는 패러독스가 있다. 이를테면 국토의 1/3이 해수면보다 낮고 석탄, 석유를 수입하는 네덜란드의 경우 광물이 풍부하고 수력에너지가 남아도는 아프리카 잠비아보다 평균 소득이 100배나 된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저자는 천연자원이 부패와 비리를 조장하기 쉽고, 교육 투자를 저조하게 만들며 고임금 고물가로 다른 산업 분야를 위축시키기 쉬운 측면을 지적한다.

또한 국가의 부에는 그 나라의 제도가 큰 영향을 미치는데, 저자는 좋은 제도의 특성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부패가 없는 강력한 중앙정부, 잘 보호받는 개인 재산권, 계약이 중시되는 법치국가, 금융자본의 활성화, 인플레이션의 관리,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 등등이다.

한편, ‘중국은 제1위 국가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중국은 세계1위 인구 국가이면서 지리적으로도 무척 다채로운 국가이다. 세계에서 가장 넒은 고원인 티베트가 있으며, 평행하여 흐르는 거대한 양쯔 강과 황허 강이 있고, 세계3위 면적으로 북위 22도에서 53도까지 이르며 빙하, 사막도 존재한다. 그런데 산맥으로 분리된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중국은 지리적으로 통일된 구조여서 단일 국가 형성이 가능했다고 본다.

중세 무렵엔, 중국은 주철 합금, 화약, 나침반, 종이와 활자, 선미의 방향타 등의 발명에서 나타나듯이 세계를 선도하는 테크놀로지 국가였다. 그런데 그 주도권을 잃고 세계 전역을 정복하지 못한 것은 미스터리에 가깝다. 저자는 막대한 비용 문제로 정화 제독의 함대 원정(7차례)을 반대해오던 당파가 1433년 권력투쟁에서 승리한 탓에 황제가 조선소 폐쇄와 원정을 금지하는 단호한 명령을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오늘날의 중국은 환경문제와 인구문제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으며 베이징 교통경찰의 기대수명은 42세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한 중국의 비민주적인 정치체제를 꼬집으며, 민주주의가 결함이 많긴 해도 국가의 발전 측면에서 독재적 정부보다는 본질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중국의 현 체제 하에서는 유럽연합이나 미국을 결코 따라잡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측을 한다.

개인이나 국가의 위기 및 대응에 대해서도 한 강좌를 할당한다. 여기에는 선택적 변화(selective change)가 요구되지만, 개인의 위기는 비교적 신속하게 해결이 될 수 있는 반면 국가의 위기는 리더십 문제와 집단의사결정이라는 문제가 개입되어 간단치가 않다고 본다.

개인적 위기를 잘 극복하는 데에는 유연한 성격, 자신감, 자율적 분위기, 그리고 본보기나 위안을 줄 수 있는 친구가 큰 도움이 된다. 국가적 위기의 경우 일본의 메이지 유신이 좋은 모델이다. 우선, 구미를 통해 서구식을 배우기는 하되, 이를 통째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일정한 담을 쌓았으며, 자존심, 자신감과 더불어 기존 핵심가치를 굳게 지켰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테러, 항공기 추락, 원전사고 등과 같이 우리가 개별적으로 통제할 수 없거나 대형 살상이 일어나는 위험은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자동차, 음주와 흡연, 낙상과 가전제품에 의한 사망자는 많은데도 이런 위험은 과소평가한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흥미롭게도 세상의 여러 위험성에 대비한 개인의 ‘건설적인 편집증’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이를테면, 노인에게 낙상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큰 부상이거나 사망의 흔한 원인이다. 따라서 저자는 매일 샤워를 할 때 상당한 주의를 기울인다고 한다. 뉴기니 현지인들이 숲속에서 야영을 할 때 죽은 나무 아래를 결단코 기피하는 것과 비교하면서... 샤워를 하면서 넘어질 확률이 1000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해도, 자신이 남은 평생 365일×15년=5,475번 샤워를 한다면 자신의 수명 이전에 다섯 번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근거도 제시한다. 이런 것이 바로 건설적인 편집증이라는 것이다.

또한 미국의 현대인들이라면 당뇨병, 고혈압, 암 등의 비전염성 질병으로 세상을 마감할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특히 염분 섭취와 고혈압, 그리고 비만과 당뇨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이런 우려는 일종의 건설적 편집증이다. 그리고 전통적인 생활방식 중에도 비감염성 질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특징들-적절한 운동, 저염식, 과체중을 피하는 식습관-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다음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문제들을 파헤친다. 첫째, 국가 간의 불평등 심화이다. 이 경우 때로는 분노와 좌절이 폭력적 수단으로 나타난다. 둘째, 야생어류, 물 같은 환경자원의 부족과 훼손이다. 셋째, 지구온난화 같은 기후 변화인데, 이 문제에 관해서는 세계정부 같은 강력한 역할 조직이 없지만 미국, 중국, 인도, 일본, 유럽연합 등이 합의에 나선다면 어느 정도 해법이 될 것으로 본다.

이 책은 세계적 석학의 지혜로운 강연 내용을 책으로 담아낸 탓인지 전체적으로 읽기가 편하면서도 읽다보면 이런 저런 지식이 쌓이고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 든다. 주변에 선물을 해도 좋을 알차고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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