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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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공장의 모범으로 변신한 보쉬
오랜 역사의 이 제조기업은 세계적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스마트 공장을 짓고 있다.
대 여섯 명의 젊은 엔지니어들이 밝고 개방된 사무실에서 프로그래밍에 빠져 있다. 책상에는 여러 대의 모니터와 노트북, 태블릿, 헤드폰이 흩어져 있다. 여기는 테크 스타트업이 아니다. 독일 임멘슈타트 임 알고이 근방의 보쉬 자동차 공장 사무실이다.
지금 이 공장의 직원들은 내년 완료를 목표로, 당장 생산과정의 비효율을 발견하는 것은 물론 공장의 기계가 스스로 문제를 진단하고 고장 부품을 주문하며 몇 시간 혹은 몇 주 뒤에 필요한 유지 보수를 예측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공장 내 컴퓨터실의 커다란 창 밖에는 일렬로 늘어선 기계들이 BMW, 폭스바겐, 테슬라 등에 보낼 작은 부품(연료 분사 노즐, 전자 안전 제어 시스템, 기계식 브레이크 시스템 등)을 리드미컬하게 작은 진동 소리를 내며 만들고 있다.
각 기계의 위에는 기계의 효율을 알려주는 램프가 달려 있고 근처의 커다란 모니터에는 실시간으로 생산 정보가 나타난다. 직원들은 태블릿을 들고 다니며 기계 하나마다 100개 이상 부착돼 있는 센서들이 측정한 데이터를 확인한다.
관리자들은 전기에서부터 압축공기에 이르기까지 공장에 필요한 요소들을 하나하나 점검한다. 그들은 각각의 기계 심지어 도구 하나하나까지 구별하고 있다. 이들은 RFID 태그에 의해 추적된다. 화면은 차트의 숫자뿐만 아니라 공장의 내부 지도와 실제 기계의 이미지(특징만을 잡아 그렸지만 시각적으로 정확한)를 보여준다.
보쉬에게는 이미 충분히 효율적인 현재의 생산 시스템을 더욱 완전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할 긴급한 이유가 있다. 전 세계 27만5000명의 직원을 가진 자동화 기계와 냉장고 등을 만드는 130년의 역사를 가진 이 회사는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연결 제조’란 새로운 흐름으로 한 발 앞서 나가야 한다. 이 지역의 높은 임금과 에너지 가격은 공장 운영에 큰 비용을 요구한다.
변화한 조직간부들은 앞으로 지난 세기의 대량생산 혁명만큼이나 모든 부분에서 파괴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스테판 아스만 보쉬 커넥티드 인더스트리부문 전무는 시대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은 필름에서 디지털 사진으로 바뀔 때의 변화를 놓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코닥은 이런 변화를 준비하는 회사들에게 좋은 교훈이 됐습니다. (변화를) 준비하지 않는 것, 그리고 예전의 좋은 시대가 계속될 거라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위험입니다.”
보쉬의 노력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카페테리아에는 계산원 대신 RFID 가 달린 식판과 물컵이 있다. 건물 밖에서는 로봇 잔디깎이가 보쉬의 상징인 원안의 전기자 모양을 잔디에 새기고 있다.
공장 내부의 경우 핵심 조립라인의 생산성은 2012년 이후 매년 20%씩 올랐다. 보쉬는 2020년까지 연결 조립 라인, 예측 유지 보수, 일정 수준의 자각능력을 가진 기계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11억2000만 달러(10억 유로)의 추가 매출과 이와 비슷한 규모의 운영비 절감을 이룰 것으로 예측한다.
“돈을 벌기 위해 신경 써야 할 것은 단 한 가지뿐입니다.”
이 공장 외에 다른 10개의 공장을 더 효율적으로 스마트하게, 그리고 더 연결된 구조로 만들고 있는 루퍼트 호엘바커 공장 책임자의 말이다.
공장의 작은 회의실에서 호엘바커는 조립라인을 로봇으로 채우는 방식으로는 기존 생산과정의 한계를 분명하게 만들 뿐이라고 말한다.
인간보다 훨씬 빠른 속도와 뛰어난 감각으로 기계의 미세한 열과 동작 시간 혹은 진동 주기를 측정, 조절할 수 있다면 훨씬 더 많은 일을 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정한 생산성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조립라인은 수많은 데이터를 슈퍼컴퓨터의 속도로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스스로를 모니터한다. 이를 통해 가장 효율적인 작동 방식을 만들어내고 고장을 예상하며 해결책을 준비할 수 있다. 이 일이 부드럽게 처리되도록 만드는 것은 커다란 도전이다. 그러나 이미 호엘바허가 이끄는 공장의 대부분 장비들은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보쉬의 데이터센터와 연결, 정보를 전송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11개 공장의 6000개 기계에서 데이터가 매 초 수집되고 각 기계의 당일 현황을 분석해 20쪽의 자동화된 보고서로 출력될 것이다. 보쉬는 전 세계에 250개의 공장을 가지고 있으며, 이 기술을 모든 공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IT를 맡고 있는 안트 콜렉은 좀 더 먼 미래를 엿볼 수 있게 해주는 보쉬의 아이부스터에 대해 이야기했다. 보쉬가 자동차사에 공급하는 이 제품은 일반적인 브레이크 또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저장하는 전기기계 브레이크에서 브레이크의 압력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 제품은 운전자가 페달에 발을 올릴 생각조차 하기 전에 작은 속력의 감소에서 비상 상황까지 모든 필요를 예측, 운전자의 지시 없이 브레이크의 압력을 높인다.
처음 아이부스터가 소개된 2013년 이후 이 제품은 35만 대의 자동차에 설치됐다. 올 초에는 자동차의 와이파이와 운전자의 홈 네트워크를 통해 아이부스터가 수집한 진단 및 브레이크 데이터를 보쉬로 전송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우리는 언제 어떻게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는지 운전자 자신보다 더 잘 알게 됐습니다.” 콜렉은 이 데이터가 익명으로 수집된다는 말을 재빨리 덧붙였다.
이를 이용해 보쉬는 특정 스타일의 운전자와 고객의 요구에 맞는 아이부스터의 미래 버전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관점에서 더욱 신속하게 제작할 수 있게 됐다. 보쉬는 다른 자율주행 프로그램과 로봇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여기에는 점점 증가하는, 공장 안을 돌아다니며 인간 직원과 물리적 접촉을 늘려가는 운송과 생산에 최적화된 로봇도 포함된다.
아스만은 “도심 교통에서 배운 사실들을 공장 내 물류이동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며 자동차에 센서 기술을 더해 얻은 지식과 여기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통해 “눈, 귀, 느낌을 가진 로봇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아스만은 이 데이터들이 보쉬의 사내 혁명을 넘어, 더 널리 활용될 것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다. 그는 보쉬의 물류, 데이터 처리, 제조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마치 서비스처럼 다른 이들에게 더 많이 판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보쉬의 스마트 공장 계획과 아스만의 큰 꿈에는 두 가지 장애요인이 있다. 첫째는 늘어나는 데이터에 기반한 생산 시스템을 운영할 충분한 수의 사람을 찾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스템이 함께 작동할 수 있는 산업 표준을 만드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장애물들이 가로막기에는 이 기술이 가져다 줄 수익이 훨씬 더 크다. 독일에서 노동자의 임금과 에너지 비용은 상승하고 있으며 자동화와 효율성을 높이는 일만이 보쉬 같은 기업들이 미래에도 계속 수익을 낼 수 있는 길이다. 아스만의 말처럼 커넥티드 인더스트리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0호(2016년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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