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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사례탐구] 스타트업에서 스피드 배운 거인, GE

2016-09-16강진규 기자

세계 최대 인프라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은 138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기업이 사라지고 만들어지는 속에서 GE는 오랜 세월 동안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기업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GE가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은 것은 끝없이 조직을 혁신해왔기 때문이다. GE는 최근에도 ‘패스트웍스(FastWorks)’라는 새로운 업무방식을 도입하고 새로운 직원 행동양식과 인사제도를 통해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1878년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이 설립한 전기조명회사가 GE의 모태다. 이 회사는 1879년에 전기 선풍기와 첨단 의료용 기기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1892년 에디슨 종합전기회사와 톰슨휴스톤전기회사가 합병해 GE가 탄생했다,


제프 이멜트 GE 회장

(제프 이멜트 GE 회장)


GE는 1900년 산업용 연구개발시설을 뉴욕주 스케넥터디에 설립한 후 혁신적인 제품들을 개발해 왔으며, 수천 개의 특허와 두 번의 노벨상을 수상했다.

지금도 미국, 중국, 독일, 인도 등 글로벌 연구개발센터에서 3000여 명의 연구원이 혁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GE는 기술 및 에너지 인프라, 기업 및 소비자 금융서비스, 의료서비스, 정보 및 엔터테인먼트, 환경기술 등 다방면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GE의 직원 수는 33만 명에 달하며, 지난해 올린 매출은 1174억 달러(약 130조 원)에 이른다.

GE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혁신 때문이다.

GE는 다양한 현대 기업경영기법과 문화를 만들어내고 시도했다. 마을회의를 하듯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토론을 진행하는 회의인 ‘워크아웃타운미팅’, 기업의 환경 분석을 통해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와 위협(threat) 요인을 규정하고 이를 토대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SWOT분석 등이 GE의 작품이다.

최근 30년간 GE의 경영전략과 인재육성, 기업문화는 특히 주목된다.

1990년대 GE는 인재 육성에서 각 단계별로 프로젝트 관리능력과 업무 수행능력 단련에 중점을 뒀다.

2000년대에 GE는 각 국가와 지역에 권한을 위임해 의사결정 속도를 향상시켰다. 동시에 지역마다 다른 도전과제 및 고객 요구에 맞춘 현지 중심의 제품 개발을 추진했다.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장 직원들이 혁신과 성장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를 개발로 실현하는 구조를 갖췄다.

2010년대에 GE는 철저한 간소화를 추구하고 있다. GE가 추구하는 간소화는 중요한 것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심플하게, 더 심플하게

오늘날 GE는 실리콘밸리에서 배우는 새로운 혁신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GE가 추진하는 ‘간소화(Simplification)’ 문화는 의사결정, 업무처리, 고객 대응방식의 효율성과 속도, 시장 영향력의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GE는 기존의 린 식스 시그마(Lean Six Sigma) 원칙과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문화를 결합해 패스트웍스라는 새로운 업무방식을 도입했다. 또 직원들에게 ‘GE 빌리프(GE Belief)’라는 행동양식을 전달하고 최근에는 성과 개발 방식의 인사 시스템을 새로 도입해 끊임없는 조직문화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GE 패스트웍스는 큰 규모의 조직 내 사내기업가 정신(Intrapreneurs)을 고취하고 스타트업과 같은 민첩성을 갖춤으로써 시장과 고객에 신속히 대응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적인 업무방식이다.

GE가 2013년 도입한 패스트웍스의 핵심 요소는 절차의 간소화와 고객과의 지속적인 소통이다. 제품 개발 진행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고객 피드백을 받고 이를 제품 개발 및 모든 과정에 수시로 반영함으로써 고객 만족도와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식스시그마가 품질혁신과 고객만족을 위한 경영기법이라면 패스트웍스는 안전과 품질을 유지하면서 절차를 간소화해 신상품 도입 속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혁신적 경영기법이다. 더 빠른 시장진입과 긴밀한 고객관계 구축이 패스트웍스의 목적이다. GE는 전사적으로 400개 이상의 패스트웍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GE 공장 모습

(GE 공장 모습)


패스트웍스로 제품 개발기간 2년 단축

대표적인 사례로 7HA 가스터빈 사업을 들 수 있다. GE는 패스트웍스를 통해 7HA 가스터빈의 개발 및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단축해 신제품 개발 사이클을 2년 단축할 수 있었다. 이 가스터빈이 장착된 프랑스 부샹(Bouchain)의 복합화력발전소는 ‘세계 최고 효율 복합화력발전소’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지난 6월 가동을 시작한 이 발전소는 고효율 발전용 가스터빈과 디지털 기술을 통합함으로써 최대 62.22%의 효율을 낸다.

GE는 패스트웍스 툴을 이용해 하드웨어 엔지니어들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처럼 유연하게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GE 빌리프(GE Beliefs)는 GE의 철학을 나타내는 지표로 GE가 지향하는 변화의 방향과 이에 따라 GE의 임직원이 어떻게 생각과 행동방식을 바꿔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5가지 원칙 중 하나는 ‘고객이 우리의 성공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이 최고의 결과를 성취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고객과 밀접하게 일하라는 내용이다.

‘속도를 내려면 군살을 빼라’는 원칙은 규모가 작지만 담당 업무에 집중하는 데 최적화된 팀을 구성하고 팀 간소화를 통해 서비스 속도를 높여 시장에 유연하고 빠르게 대처하라는 것이다. ‘이기려면 배우고 적응하라’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개선하는 데 늘 열린 자세를 갖고 실패 속에서도 새로운 교훈을 발견하고 터득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 힘을 실어주고 격려하라’는 팀을 신뢰하고 현재 직원들이 미래의 리더임을 믿고 그들에게 결정권을 줘야 한다고 주문한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성과를 올려라’는 모험을 시도하는 대범함과 진실성을 지키고 전문성과 정확한 의사결정을 통해 위기를 관리하라는 것이다.

GE는 인사제도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GE는 지난해 연 1회 평가 보상 방식의 인사 시스템을 버리고 성과개발(Performance Development) 인사제도를 도입했다. 관리자와 직원이 상시 피드백을 주고받는 새로운 인사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관리자와 직원은 사내 전용 앱을 통해 단문, 첨부파일, 손글씨 파일 등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편리하게 소통한다. 성과개발 인사시스템은 관리자와 직원 간 잦은 대화를 통해 목표를 설정하고 공유하면서 개인의 역량 개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앱을 통해 축적된 직원의 자료는 연말에 요약되며 관리자들은 이 자료에 근거해 보상, 승진, 교육훈련 등을 검토한다.

1년 1회 평가에 비해 다양한 자료를 관리자, 동료 직원, 혹은 협업하는 타 부서 직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이 자료가 오랜 시간 축적돼 쌓이기 때문에 좀 더 다면적이고 실질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GE는 현재 이러한 평가방식을 전사적으로 확대해가고 있으며 올해와 내년에 걸쳐 전사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GE는 성과개발 방식을 파일럿으로 도입했던 GE 오일앤가스 사업부가 1년간 생산성이 5배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엔지니어링, 조달, 제조 등 모든 팀이 더 쉽게 협력할 수 있게 됐고 그 결과 개인이나 한 부서가 해낼 수 없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GE는 인재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직원 모두가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이 GE의 철학이다. GE에서 리더십은 직급, 부하, 상사 등의 관계나 포지션의 문제가 아닌 ‘변화를 일으켜 사람을 격려하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영향력’을 의미한다.

GE는 인재육성에 매년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를 투자하고 있으며, GE의 경영진은 업무 시간의 3분의 1을 인재육성에 할당하고 있다. 제프 이멜트 GE 회장도 GE의 교육센터에서 직접 직원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현지 직원과 직접 소통하는 ‘타운홀 미팅’을 거르지 않는다.

[테크M = 강진규 기자(viper@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41호(2016년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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