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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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문화혁신의 독
[테크M = 이호준 콘페리 헤이그룹 전무]
올해 들어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의 많은 기업이 수평적 소통과 자발적인 몰입 강화를 키워드로 기업문화 혁신을 위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2~3년간 콘페리 헤이그룹이 분석한 기업들의 컨설팅 니즈를 확인해 보면, 비즈니스 관점에서의 전략이나 프로세스 개선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 소통 활성화 등 구성원의 몰입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접근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저성장, 초경쟁, 불확실성으로 대변되는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 하에서 지속적인 경쟁우위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성원들의 몰입과 기업문화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회의문화, 보고문화, 회식문화 등 비효율적인 업무방식으로부터 벗어나는 동시에, 소통, 혁신, 스마트워크 등 효율적인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기업문화의 근본적인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과거에도 이미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도입해 왔지만 근본적인 변화에는 한계점에 이르렀던 경우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상하 간, 조직 간 소통을 이야기하지만 일부 핵심부서의 통제.관리 마인드로 실제로는 현장과 소통하는 데 한계가 있고, 정보의 독점을 권한과 실력으로 인식하는 문화에서는 열린 소통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회사에서는 지속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새로운 아이디어나 창의적인 일에 대한 도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보상보다는 실패할 경우의 리스크에 대한 부담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현재 업무의 유지에만 급급한 상황이 일반적이었다.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집중업무시간제, 유연시간 근무제, 재택근무 등을 도입한 경우가 많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대면 보고나 회의 방식을 선호하고 있어 원래의 의도대로 제도가 잘 실행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결국 우리 기업들이 오랜 시간 동안 조직문화의 변화와 선진화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점에 봉착하게 되는 것은 우리 기업들이 짧은 기간에 이뤄 온 양적인 성장과 동일한 관점에서 조직의 문화도 짧은 시간에 변화시켜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단기적 관점에서 보여주기식의 일회성 이벤트나 일방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고 보다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기업문화의 혁신을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측면의 고려가 필요하다.
변화의 시작은 리더로부터
첫째, 문화의 변화는 리더가 먼저 시작해야 한다. 최고경영진부터 현장의 리더까지 전사 차원의 방향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이 변화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뿐 아니라 이와 일치한 행동을 함으로써 리더가 롤모델(Role model)로 인식될 수 있어야 한다.
국내 한 대기업의 경우, 회의 문화의 개선을 위해 임원들이 워크숍을 통해 결정했던 회의 원칙을 정작 임원 회의에서 잘 지키지 않았다. 결국 회의 문화 개선에 대해 직원들이 냉소적으로 반응하게 됨으로써 결국 흐지부지해진 사례가 있었다. 리더들의 솔선수범과 일관성은 기업문화 변화의 핵심요소이다.
반면, 다른 한 기업은 CEO가 파워포인트를 통한 보고를 받지 않고, 모든 보고서를 손으로 적거나 간단하게 메일로 공유하게 함으로써 보고서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회의 시간을 축소하는 동시에 회의를 내용 중심으로 집중하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 낸 경우도 있었다. 기업문화의 개선을 위해 리더의 역할과 실질적인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둘째, 구성원들의 특성과 기대가 반영돼야 한다. 경영 환경이 급속하게 변하고 있는 만큼 구성원들의 사고와 행동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개인주의 성향과 다원화된 가치체계, 생활 깊숙이 스며든 디지털화는 구성원들의 기대를 부합시키기 위한 다양한 접근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밀레니얼(Millenials)로 표현되는 젊은 직원들의 경우, 보상이나 승진 같은 전통적인 동기부여 요소보다 조직으로부터의 인정, 성장의 기회, 업무에 대한 자기 주도성, 일과 삶의 균형 등에서 더 큰 몰입과 충성도(loyalty)를 느끼게 된다.
소수의 관리자가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가지던 시대와는 달리, 자발적인 몰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율성을 주면서도 목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원들의 의견과 생각을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열어둬야 한다.
국내의 한 유통 기업에서 오래 전부터 직원들의 대표를 직접 선출하고 이렇게 선출된 대표들이 회사의 중요한 행사나 이벤트를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직원참여제를 통해 구성원들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반영함으로써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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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구성원들의 머리와 가슴에 있어야 할
기업문화의 실질적인 모습이
미사여구와 멋있는 아이콘으로 치장돼
사무실 액자 속에만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셋째, 기업문화의 변화는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다는 측면을 기억하고 기다림의 인내를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 수년간 여러 기업의 조직문화 변화 과정을 함께 하면서 가장 빈번하게 경험하게 되는 부분이 조급함이다. 국내의 많은 기업이 새로운 핵심가치를 정립하고 이를 내재화하는 과정에서 단기속성 프로그램과 같이 전 직원 대상의 일방적 교육을 진행하고, 구성원들의 충분한 이해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관 부서 주도로 가시적 성과에만 집착하게 됨으로써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는 않았는지 냉정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구성원이 실제로 ‘우리 조직의 문화가 변화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인식하고 그 필요성을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바람직한 기업문화는 요즘과 같은 복잡하고 급변하는 환경에서 차별적이고 장기적인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는 근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요인이다. 모든 구성원들의 머리와 가슴에 있어야 할 기업문화의 실질적인 모습이 미사여구와 멋있는 아이콘으로 치장돼 사무실 액자 속에만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1호(2016년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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