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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몰이 실패 스마트워치, 여전히 실험 중
(삼성전자의 기어S3) |
9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전후로 일주일 간격을 두고 삼성전자와 애플이 새로운 스마트워치 제품 ‘기어S3’와 ‘애플워치 시리즈2’를 각각 발표했다. 양사 모두 성능을 개선하고 사용 편의성을 높인 제품을 발표하며 스마트워치 시장에서의 격돌을 예고했다. 하지만 새로운 스마트워치는 양사의 새로운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7’과 ‘아이폰7’의 이슈에 휩쓸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예상에 못 미치는 판매량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판매량은 810만 대를 기록했다. 2014년 4분기 190만 대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치다. 2015년 판매량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 130만 대, 2분기 530만 대, 3분기 610만 대로 분기별 판매량도 꾸준히 증가했다.
2015년 스마트워치 판매를 이끈 1등 공신은 ‘애플워치1’이다. 애플워치1은 2015년 4월 출시 이후 2분기 400만 대, 3분기 450만 대, 4분기 510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출시 이후 전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꾸준히 70% 전후의 점유율을 보이며 스마트워치 판매 증가를 이끈 것이다.
4분기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기어S2’도 스마트워치 판매 증가에 기여했다. 2015년 9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기어S2는 4분기에 130만대가 팔렸다. 앞선 3분기 판매량 60만 대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기어S2의 출시로 4분기 애플워치1의 점유율도 이전 분기보다 다소 감소한 60%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수치는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물론 애플에게도 만족스럽지 못한 기록이다. 미국의 시장조사기업 IDC는 애플워치1이 2100만 대 가량 팔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일각에서는 애플워치1이 3000만 대 이상 팔릴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워치1의 실제 판매량은 1300만 대 수준에 그쳤다. 삼성전자로서도 10%대의 점유율은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
스마트워치 시장 상황은 올해 들어서면서 크게 나빠졌다. 스트레티지 애널릭티스에 따르면, 2016년 1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판매량은 410만 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지만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직전분기의 절반에 불과한 기록이다. 판매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스마트워치 시장을 이끌던 애플워치1의 판매 부진이다. 애플워치1의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220만 대를 기록했다.
시장 상황은 2분기에 더욱 악화됐다. IDC에 따르면, 2분기 스마트워치 판매량은 350만 대에 불과했다. 지난해 2분기에 스마트워치를 출시했던 애플이 1년이 지나도 신제품을 내놓지 않으면서 스마트워치 시장이 더욱 안 좋아졌다는 분석이다. 애플워치1의 판매도 160만 대로 감소했다. 시장점유율도 47%로 크게 줄었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애플을 제외한 다른 주요 스마트워치의 판매량이 다소 증가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워치 판매량 60만 대를 기록하며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스마트워치 시장점유율 3~5위인 레노버, LG전자, 가민은 각각 30만 대, 30만 대, 10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2015년 2분기 대비 증가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상황에서 IDC는 올해 9월 스마트워치 시장을 낙관하는 전망을 내놨다. IDC는 당장 올해 스마트워치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3.9%가량 증가해 201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봤다. 2020년 전 세계 스마트워치 출하량이 546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보다 2020년의 스마트워치 출하량이 2배 이상 많을 것이라는 것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23.2%에 이를 정도로 스마트워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으로 지금까지의 시장 분위기와 상반되는 예측이다. 그나마도 IDC가 2019년까지 스마트 워치 시장이 연간 42%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수정한 것이다.
IDC는 스마트워치 플랫폼 가운데 애플보다 안드로이드 계열이 더 많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의 스마트워치는 2020년 점유율이 50% 밑으로 떨어지는 반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워치 점유율은 2016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해 40%가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예상대로라면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는 여전히 애플이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IDC는 애플이 올해 1050만 대의 스마트워치를 출하하고 2020년에는 2390만 대를 출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워치는 올해 460만 대, 2020년에는 2280만 대가 출하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에 사용되는 타이젠의 경우 출하량은 1.5배 가까이 늘겠지만 점유율은 2016년 12.7%에서 2020년 6.9%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워치2) |
방향성은 여전히 오리무중
IDC의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현재 스마트워치를 둘러싼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올해 나타난 스마트워치 시장 위축이 신모델에 대한 대기수요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9월 삼성전자와 애플이 신모델을 출시했지만 스마트폰 이슈에 밀려 스마트워치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기수요 등을 바탕으로 일정 수준의 판매는 기대할 수 있겠지만 구매를 자극할 분위기를 만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스마트워치가 아직 확실한 소비자 가치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성능 개선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자주 충전해야하는 배터리, 운동량 확인 등 스마트워치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저가의 스마트밴드와의 경쟁 등이 스마트워치 상황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고급 시계 제조사가 출시한 스마트워치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며 차별성없는 고급화 전략으로는 시장을 공략할 수 없다는 점도 확인됐다.
스마트워치가 단순히 스마트폰의 보조기기의 위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배터리의 개선, 다양한 앱의 확보를 통해 스마트워치가 독자적인 기기로서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라몬 라마스 IDC 애널리스트는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 연결에 의존하는 한 시장에 자리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컴퓨터와 시계 사이에서 스마트워치만의 위치를 찾아야한다는 것이다.
지테시 우브라니 IDC 애널리스트는 스마트워치가 여성 사용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여성 사용자들이 스마트워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충분한 판매고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브라니는 여성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금이나 보석을 추가하고 가격을 높이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최근 공개되는 스마트워치는 앞서 지적된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의 기어S3는 스마트워치만의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돋보인다. 기어S3는 올웨이즈온 기능을 사용해 항상 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화면이 꺼져있어 시간을 보기위해 팔을 움직여야 했지만 가끔 화면이 켜지지 않는 불편함도 있었다. 기어S3는 이런 불편을 방지하고 시계로서의 기본 기능을 충실하게 담은 것이다.
또 기어S3는 스마트기기 없이도 LTE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삼성페이의 사용성도 더욱 확장했다. 방수·방진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만 탑재했던 기능도 대거 포함됐다. 시계의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IT 단말기로서의 기능을 강조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시도를 한 것이다.
하지만 기어S3는 화면이 커지고 무게가 무거워진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크고 무거운 시계는 남성 사용자가 선호하는 스타일로, 여성 사용자를 끌어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애플의 애플워치 시리즈2는 애플워치1의 외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성능은 더 높인 것이 특징이다. 애플워치1의 휴대성, 디자인, 착용감 등은 이어가면서도 사용성은 더 높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그래픽 성능을 향상시키고 밝은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에르메스, 나이키 등과 협력해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활용성도 높였다.
또 애플은 애플워치를 여가 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했다. 애플워치 시리즈2에는 애플7보다 더 높은 등급의 방수 기능이 들어가 있다. 물속에서 수영을 하면서 쓸 수 있는 정도의 방수 기능이다. 애플워치를 착용하고 수영을 하면 거리, 속도, 활동량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 GPS 기능이 탑재돼 스마트폰 없이도 GPS 기록이 가능하다.
(프레드릭 콘스탄트 오를로지컬 스마트워치(왼쪽)과 게스 커넥트) |
제3의 활용법 모색
삼성전자, 애플 등 스마트워치 제조사의 시도가 사용자에게 얼마나 수용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최근 미국의 IT 전문매체 폰아레나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어S3의 소비자 선호도가 애플워치 시리즈2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82대 18로 기어S3가 압도적으로 높은 선호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애플워치의 출시가 빨라 기존의 인기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분간은 최근 있었던 갤럭시 노트7의 악재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워치를 기업이나 산업 현장에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구글 글래스가 소비자 시장에서는 철수했지만 비슷한 방식의 디스플레이들이 의료와 산업 현장에서 활용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 예를 들어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작업 일정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확인하는 것이 고려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기어’를 출시한 지 3년이 지났다. 스마트워치의 형태와 기능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아직 스마트워치가 초기 단계에 놓여있다는 말이다. 결국 누가 사용자의 뇌리에 스마트워치의 표준으로 자리 잡느냐가 스마트워치를 장밋빛 미래로 이끌 주인공을 결정할 것이다.
[테크M = 도강호 기자, 주다은 인턴기자(gangdogi@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42호(2016년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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