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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브리핑] 1000만 육박 '포켓몬고' 열풍 어디까지 갈까

2017-02-05강진규 기자

증강현실(AR)과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포켓몬스터 캐릭터를 잡고 육성하는 '포켓몬고'가 한국에 상륙했다. 일각의 부정적인 전망과 달리 포켓몬고는 다운로드 1000만 건을 바라볼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포켓몬고는 거리의 풍경을 바꾸고 있으며 화제를 불러오고 있다. 포켓몬고가 화제가 되면서 사고 가능성, 악성코드 감염 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제2의 포켓몬고를 만들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포켓몬고가 언제까지 흥행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현실과 결합한 캐릭터의 힘

닌텐도 자회사인 포켓몬컴퍼니와 구글의 자회사 나이앤틱은 지난해 7월 AR 기능과 위성항법시스템(GPS), 구글 지도 등을 결합한 포켓몬고를 선보였다.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현실 공간을 돌아다니면서 가상의 포켓몬스터를 잡는 게임이었다. 현실을 반영한 지도를 돌아다니다 보면 포켓몬스터가 등장한다. 사용자는 포켓볼로 포켓몬스터를 잡고 육성, 진화시킬 수 있다. 또 사용자는 2㎞, 5㎞, 10㎞를 이동해 알을 부화시킬 수 있다. 

이렇게 육성한 포켓몬을 갖고 포켓몬 체육관을 방문해 다른 사용자와 대결하고 체육관을 점령할 수도 있다. 체육관은 곳곳의 명소에 위치한다. 아이템을 주는 포케스탑도 지역 주요 시설, 이정표 등에 배치돼 있다. 포켓몬고는 위치정보와 AR을 적절히 조합해 만화영화, 게임 등에서 보던 포켓몬이 현실에 있는 것 같이 연출했다.

포켓몬고의 성공에는 포켓몬스터라는 지식재산권(IP)이 있었다. 닌텐도는 1996년 포켓몬스터 게임을 만들었다. 주인공 소년이 가상의 동물 포켓몬스터를 잡아 육성하고 대결을 펼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1997년 TV도쿄에서 방영됐다. 애니메이션 역시 주인공이 포켓몬스터를 잡으며 여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애니메이션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내용임에도 꿈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와 귀여운 포켓몬스터 캐릭터의 출현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 한국에서는 1999년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가 방영을 시작했다.

포켓몬스터는 지난 20년간 게임, TV용 애니메이션과 극장판 등으로 지속적으로 제작됐다. 이로 인해 ‘피카츄’ 등 포켓몬스터 캐릭터들은 미키마우스 만큼이나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포켓몬고가 나오면서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젊은 세대들은 자신이 주인공이 돼 피카츄와 친구가 될 수 있는 상황에 열광하게 된 것이다.

 

 

포켓몬고는 출시 후 해외에서 연일 이슈가 됐다. 우수한 포켓몬이 출현하는 곳에는 사람들이 몰려갔고 게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사례도 있었다. 히말라야 산맥, 북한, 하와이 화산, 남미 밀림 등 실제로 가기 힘든 곳에서 전설의 포켓몬이 등장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포켓몬고는 전 세계에서 6억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포켓몬고 이용자들이 걸어서 이동한 거리는 총 87억㎞에 달한다. 미국 시장조사기업 센서타워는 포켓몬고가 발매 7개월 만에 글로벌 매출 10억 달러(약 1조1475억 원)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나이앤틱은 포켓몬고를 마케팅과 연계하고 있다. 포켓몬을 잡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활용하는 것이다. 나이앤틱은 스타벅스와 협력해 미국의 스타벅스 지점에 포케스탑과 체육관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스타벅스로 고객을 유도하고, 스타벅스는 방문한 고객들이 포켓몬고를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마케팅 사업은 세계 곳곳에서 다방면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포켓몬고 돌풍과 부작용

하지만 한국에서는 지난해 포켓몬고가 서비스되지 않았고, 그 이유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구글의 한국 정밀지도 반출과 관련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때마침 구글이 한국 정밀지도 국외 반출을 시도하면서 이런 소문은 더욱 확산됐다. 하지만 포켓몬고가 한국에서 정식 출시되면서 지도 문제가 포켓몬고 출시에 걸림돌은 아니었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포켓몬코리아와 나이앤틱은 전격적으로 포켓몬고를 국내에 출시했다. 6개월이나 늦은 한국 출시에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전 세계적인 돌풍이 지나간 뒤라 관심도가 떨어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포켓몬고는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800만 명 이상이 포켓몬고를 다운로드 받았으며, 실제 사용자도 7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은 지난 2일 전국 2만3000명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표본조사를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 1주일 간 포켓몬고 이용자가 698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설연휴 기간 시내 곳곳에서 포켓몬고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포켓몬이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3가, 대전 오월드, 부산시민공원 등에 사람들이 몰렸다. 또 희귀 포켓몬인 '망나뇽'이 나타났다는 소식에 이수역에 사람이 몰리고 피카츄를 잡기 위해 보라매공원으로 찾아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포켓몬고는 앉아서 게임을 하던 사람들을 밖으로 불러냈고, 이들이 움직이도록 했다.

하지만 포켓몬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포켓몬고는 비영리 온라인 지도 프로젝트인 오픈스트리트맵을 지도정보로 활용한다. 그런데 오픈스트리트맵 사용으로 청와대, 국정원, 군부대 등 표시되지 말아야 할 곳이 노출되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게임에 빠져 거리에서 사람, 물건, 자동차 등과 부딪치거나 자동차 운전 중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한 우려다. 이에 게임물관리위원회는 3일 AR 게임안전 수칙을 안내하고 민원전담창구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게임위는 포켓몬고가 출시 이후 게임 이용 관련 안전사고가 우려됨에 따라 AR 게임 안전수칙을 포스터로 제작해 근처 학교나 유관기관에 배포할 계획이다. 경찰청도 2월 한 달 간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을 중점 단속한다고 3일 밝혔다. 운전 중 포켓몬고를 하는 사례가 적발됨에 따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집중 단속을 한다는 것이다.

포켓몬고 관련 악성코드 감염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스트시큐리티는 포켓몬고 관련 악성코드를 주의해야 한다고 3일 밝혔다. 이 회사에 따르면, 자동 사냥 기능의 오토봇(AutoBot)이 비공식 경로를 통해 배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포켓몬고 관련 부가 서비스 앱을 통해 악성코드가 유포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만든 AR 게임 안전 수칙 포스터

 

한국 포켓몬고 미풍? 태풍?

예상보다 커진 포켓몬고 돌풍이 언제까지 계속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포켓몬고 열기가 수 개월 사이 식을 것으로 보는 측은 해외에서 출시 초반 급증했던 포켓몬고 이용자가 몇 개월 후 크게 줄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한국에서도 호기심이 가라앉고 다른 AR, 위치기반 게임이 나오면 포켓몬고의 열기가 식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포켓몬고 열기가 올해 계속될 가능성을 점치는 측은 3월로 예정된 포켓몬고 대규모 업데이트를 주목하고 있다. 3월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에 등장하는 포켓몬과 아이템 등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 간 포켓몬, 아이템 교환이 가능해지고 체육관 외에서도 포켓몬 대결이 가능해질 것이는 관측도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포켓몬고의 인기를 지속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제2의 포켓몬고가 나올지 여부도 관심이다. 3일 남궁훈 카카오 총괄 부사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포켓몬고 같은 위치기반 게임들을 보다 쉽게 만들도록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제공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가 카카오맵을 게임사에 개방해 포켓몬고 같은 위치기반 게임이 나올 수 있는 생태계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드래곤플라이, 엠게임, 한빛소프트 등 국낸 게임 개발사들이 이미 AR 기반 게임을 개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드래곤플라이는 AR 기반의 1인칭 슈팅 게임을, 엠게임은 몬스터를 잡는 게임을, 한빛소프트는 역사적 위인 정보를 명소에서 수집하는 형태의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2의 포켓몬고가 나오기 위해서는 포켓몬스터 같은 좋은 IP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AR과 위치기반 기술만으로는 형태만 비슷할 뿐 큰 재미를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어떤 콘텐츠와 AR, 위치기반 기술을 적절히 융합하느냐가 포켓몬고를 넘어서는 게임이 나올지 또는 아류작이 나올지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테크M = 강진규 기자(vip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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