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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컨트롤러, 인간 고려한 디자인이 필요해

2017-02-21연세대 UX랩 인지공학스퀘어(유상형, 조광수)

 

드론은 새로운 즐거움과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치명적인 조종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드론의 조종 사고는 왜 일어날까? 개인의 재산 및 생명에 피해를 초래하는 치명적인 드론 조종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없을까?


드론의 조종 사고 원인 크게 ‘기기 결함(material failure)’, ‘인간의 조종 과오(human error)’, ‘환경’ 변수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기기 결함으로 인한 드론의 조종 사고는 자동 항법(autonomous navigation) 기능이 발달하면서 줄어들고 있고, 환경 변수로 인한 조종 사고는 사전 예측이 어려운 특징이 있다.

반면, 인간의 조종 과오로 인한 사고는 인간 요인(human factor)을 바탕으로 원인 파악이 가능하다. 따라서 우리가 사전에 잘 대비한다면 인간의 조종 과오로 인한 드론의 조종 사고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셈이다. 

 

비행 공간에 대한 상황 인식


인간의 조종 과오로 인한 사고는 주로 조종사의 비행 공간에 대한 상황 인식이 부족해 발생한다. 비행 공간에 대한 상황 인식을 설명하려면 먼저 상황 인식에 대한 개념을 소개할 필요가 있다.

미카 엔드슬리 전 미국 공군 수석과학자는 상황 인식을 사용자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또 엔드슬리에 의하면, 상황 인식은 인터페이스 조작 시 사용자의 의사결정에 토대가 되며 지각, 의미 파악, 예측의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시스템과 시스템을 둘러싼 장애물 및 주변 환경을 파악하는 지각(perception) 단계이다.

두 번째는 지각된 정보의 의미를 종합하는 단계로, 사용자는 시스템과 시스템을 둘러싼 정보를 바탕으로 환경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하고 의미를 추론한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사용자가 시스템 및 시스템을 둘러싼 환경의 상태를 예측하는 단계이다.

이를 항공 분야에 대입하면, 비행 공간에 대한 상황 인식은 조종사가 기체와 기체를 둘러싼 공간 정보를 지각하고, 공간에 있는 정보들의 의미를 종합하여 이해하고, 자신의 명령과 기체를 둘러싼 환경 변화가 미칠 영향에 대해 예측하는 것을 말한다. 


다양한 관점의 공간과 심적 회전


드론 조종사는 상황 인식을 위해 여러 관점의 공간을 바라봐야 한다.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자기 중심적 관점뿐 아니라 자신이 보기 어려운 다른 관점까지 바라보며 종합적으로 공간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그들은 하나의 공간을 살피기 위해 1인칭 관점의 자기 중심적 참조틀과 3인칭 관점인 환경 중심적 참조틀을 사용한다.

 
이는 하나의 공간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우리나라 산수화의 표현 기법인 ‘삼원법’과 유사하다. 삼원법은 산꼭대기를 올려다보는 고원, 산 아래를 내려다보는 심원, 가까이에서 먼 산을 바라보는 평원의 3가지 관점으로 그리는 것을 말한다.

정선의 ‘금강전도’에는 이러한 삼원법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데, 한 화폭에 여러 관점의 금강산을 표현하고 있어 독특한 공간미를 보여줄 뿐 아니라 다양한 공간 정보를 한 번에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드론 조종사는 어떻게 다른 관점의 공간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을까?


드론 조종사가 다양한 관점의 공간 정보를 동시에 파악하는 방법은 조종법에 따라 다르다. 드론 조종법에는 외부 조종법(external piloting)과 내부 조종법(internal piloting) 두 가지가 있다.

외부 조종법은 조종사가 육안으로 드론을 바라보며 조종하는 방법으로 드론 중심의 3인칭 관점과 조종사 중심의 1인칭 관점을 바탕으로 공간의 정보를 통합한다.

내부 조종법은 드론 컨트롤러 화면에 있는 국부 지도와 전역 지도를 통해 여러 관점의 공간을 파악한다. 국부 지도는 드론에 탑재된 카메라가 촬영하는 전 방향 시야의 영상이 나타나므로 조종사의 관점과 드론의 관점이 동일하다.

따라서 내부 조종법에서 조종사는 마치 드론 내부에 들어가서 조종하는 느낌을 준다. 전역 지도는 넓은 공간 속에서 드론의 위치와 방향을 보여주는 GPS 같이 3인칭 관점으로 표현돼 있다.


그러나 드론 조종사는 다양한 관점의 공간을 파악해야 하므로 비행 공간에 대한 상황 인식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

다양한 관점이 제시되면 공간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높일 수 있지만, 조종사에게 부가적인 인지적 노력(cognitive effort)을 요구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비행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인지적 노력을 심적 회전(mental rotation)이라고 부른다. 

 

조광수 연세대 교수팀이 제작한 자기 중심적 드론 컨트롤러 인터페이스


심적 회전은 서로 다른 각도로 제시 되어 있는 대상들이 같은 지 다른지를 알기 위해 한 대상의 이미지를 마음 속에서 회전시켜보는 인간 고유의 인지적 성향이다.

따라서 조종사에게 두 가지 관점의 공간이 보이면 조종사는 두 개의 공간을 동일한 관점으로 만들어 공간 정보를 이해한다.

예를 들어 외부 조종법을 사용하는 조종사는 3인칭 관점의 공간에 있는 드론의 방위를 이해하기 위해 마음 속에서 3인칭 관점의 공간을 자기 중심의 1인칭 관점 공간으로 회전시켜 드론의 방위와 공간 정보를 파악한다.


아울러 심적 회전은 그 자체만으로 인지적 노력을 요구할 뿐 아니라 두 대상의 관계에도 영향을 받는다. 기존 문헌에 따르면, 두 대상의 각도 차가 크고 차원이 다르면 인지 부하(cognitive load)가 높아져 심적 회전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진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드론 컨트롤러 인터페이스 개발이 필요하다.

 


사람이 드론의 비행 공간을 어떻게 바라보는 지에 대한 이해는 어떻게 실질적인 인터페이스 개발에 적용될 수 있을까?

처음부터 두 공간의 관점과 참조축(reference frame)을 동일하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1995년 바필드와 그의 동료의 논문에 의하면, 조종사의 심성 모형에 잘 부합하는 관점의 참조축을 사용하면, 인지 부하가 줄어들고 의사 결정이 수월해 조종사의 상황 인식이 높아진다고 한다.

또 2016년 조광수 연세대 교수팀의 실험 연구에 의하면 자기 중심적(egocentric) 드론 컨트롤러 인터페이스는 심적 회전의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안전한 드론 비행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두 지도의 차원(dimension)을 같게 만들거나 두 지도 간의 각도 차이를 줄이는 등의 방법이 안전한 드론 컨트롤러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드론 비행 시 나타나는 조종사의 인지적 특성을 파악하고, 인간 요인을 바탕으로 드론 컨트롤러 인터페이스를 개발한다면 인간의 조종 과오로 인한 조종 사고는 앞으로 계속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6호(2017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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