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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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성공하려면 슈퍼맨 환상에서 벗어나라
바야흐로 창업의 시대다. 2010년 신림동 고시촌 독서실에서 창업을 결심했을 때와 비교하면 창업지원제도와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청년창업 붐이 일다 보니 필자에게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창업 관련 문의가 오곤 한다.
투자, 사업 아이템 등 다양한 질문들이 오곤 하지만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팀빌딩, 조직 관련 질문이다. 많은 사람이 “창업을 하고나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언제였느냐”고 묻는다.
질문을 한 사람들은 투자의 어려움, 반응 없는 서비스 등을 예상하지만 그렇지 않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바로 동료를 잃었을 때다.
스타트업은 적은 인원으로 빠른 시일 내에 많은 결과를 내야하는 조직이다. 그러다 보니 초기 팀원들을 어떻게 구성하느냐 또는 팀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어떤 사람들을 합류시키고 팀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가 정말 중요해진다.
7년간의 창업기간 동안 느꼈던 팀의 중요함, 그리고 조직운영의 경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스타트업 대표와 슈퍼맨
창업을 결심하고 나면 누구나 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일하고 싶어 한다. 스타트업은 실패를 감수할 시간적 여력이 없기도 하고 재무적 여건 또한 한정적이다. 그러므로 능력이 뛰어난 일당백의 팀원을 찾는다.
하지만 초기 스타트업이다 보니 제공할 수 있는 근무조건이 상대적으로 높지 못하거나 서비스 또한 안정화되기 전이므로 팀에 합류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대표는 슈퍼맨이 되길 자처한다. 개발도 영업도 마케팅도 대표가 다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욕심은 조직이 커질수록 다양한 업무에 대해 ‘나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다’라는 아집으로 굳어진다.
필자 또한 창업하고 나서 고민이 많았다. 대표는 다 잘해야 하는데 법학과 출신이다 보니 개발 지식, 마케팅 지식, 심지어 영어실력도 형편이 없었다.
업무가 끝나고 늦은 시간에 조금씩 이라도 배워보려 했지만 짧은 기간에 배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 때 멘토로 있던 모 투자사 이사님이 이러한 조언을 건네주셨다.
“촉나라의 유비가 제갈량과 관우, 장비를 품을 수 있었던 이유는 똑똑하고 전장에서 뛰어난 장수여서가 아니었어요. 뛰어난 인재가 마음껏 본인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기 때문이고, 그것은 리더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모두가 한 가지씩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입사원이라면 무엇이든지 스펀지처럼 빨아들일 열정이 있을 것이고 경력자라면 전 직장에서 배웠던 경험과 지식이 있을 것이다.
어떠한 환경에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분명히 그 사람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동료들이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첫 번째로 초기 멤버를 구성할 때 대표는 전지전능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개발이사와 운영이사를 만났을 때 나는 개발과 전략적 사고가 능하지 않은 대표임을 고백했고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동료를 구한다고 설득했다.
그들이 가진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줄 테니 함께 하자고. 그리고 그 두 사람은 나와 함께 하는데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두 번째, 팀 인원이 10명을 넘어서면서 대표는 면접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아무리 대표가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기존 팀원들은 새로 합류한 사람에 대해 일종의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한 경계심이 적절한 긴장감으로 긍정의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사내정치 또는 팀내 불협화음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대신, 나와 함께 일할 동료를 직접 채용할 수 있도록 했다. 면접자에게 “너, 내 동료가 돼라”고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자 팀원들이 대표보다 더 신중하게 채용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본인들이 스스로 뽑은 팀원이다 보니 채용 후에도 그들의 성장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돕는 모습도 나타났다.
세 번째, 업무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았다. 창업자라면 누구나 내가 만든 회사라는 애착이 클 것이다. 그러다 보면 모든 업무에 대해 다 관여하고 들여다보려는 욕심이 생긴다. 문제는 그러한 욕심이 팀원들의 자율성과 도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벤디스는 각 파트 이사들이 팀의 대표 역할을 하고 있고 모든 팀원들이 직급, 직책을 불문하고 의사결정권을 갖는다. 선조치 후보고가 기본 업무처리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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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가 제갈량과 관우, 장비를 품을 수 있었던 것은 똑똑하고 뛰어난 장수여서가 아니다.
뛰어난 인재가 마음껏 본인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기 때문이고,
그것은 리더만 할 수 있다.”
보고보다 조치가 먼저
지난해 ‘식권대장’을 도입한 고객사에서 서비스 시작일에 오류가 난적이 있다. 서비스 첫날부터 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큰 혼란을 앞두고 있었는데 현장에 모니터링 차 나가 있던 인턴들이 재빠르게 식당에 노트를 비치하면서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었다.
하나하나 다 보고하고 확인을 받아야 진행이 되는 조직문화였다면 그 고객사는 현재 식권대장 고객사로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벤디스는 이처럼 철저한 신뢰와 위임이 만들어내는 힘을 믿는다. 때로는 지나치게 자유롭고 자율적인 분위기 탓에 벤디스의 문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그렇게 즐길 줄 알기에 실패에서도 배울 수 있다.
“너무 젊은 조직이라서 이상적이다, 그렇게 해서는 성과를 낼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더 긍정적인 에너지로 성장을 위해 열정을 다한다.
그것이 ‘전문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방적이고 수평적이지만 내적인 동기부여가 충만한 벤디스는 대한민국 스타트업 문화를 넘어 많은 기업들의 조직문화를 바꾸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7호(2017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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