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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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스마트 점자 시계를 만든 이유
[테크M = 김주윤 닷 대표] 닷 워치(Dot Watch) : 한국의 스타트업 닷이 만든 세계 최초의 점자 스마트워치. 24개의 점자형 액츄에이터가 시간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의 메시지, 알람 등 다양한 정보를 블루투스 통신을 통해 점자로 변형해 출력. 100만 원에서 1000만 원을 호가하는 다른 정보통신 보조공학 점자기기와 달리 기술혁신을 통해 약 30만 원의 일반 IT기기 콘셉트와 가격에 전 세계 출시 중.
지난 3월 IT 전문매체 마셔블 아시아에 실린 닷 워치의 출시 기사가 전 세계 300여 개 언론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기사는 쉴 새 없이 세계 각지로 공유됐고, 영상마다 수백 만 뷰와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렸다.
닷 워치에 대한 정보는 전 세계 다양한 곳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됐다. 수많은 시각장애인의 가족과 친구들이 태그를 걸었고, 선주문을 했다.
국내에서 진행된 100인의 베타테스터 외에는 실제로 닷 워치를 사용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닷 팀은 그들을 대변하는 마음으로 댓글마다 다양한 질문에 답변을 달았다. 그러면서 생각지 못했던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들었고, 사람들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도 알게 됐다.
“정말 멋진 디바이스라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점자 보조기기는 500만 원 정도거나 그 이상이거든요, 이건 정말 최고예요!”
“항상 닷을 볼 때마다,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닷은 전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어요. 단지, 시각장애인 커뮤니티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서도 말이에요. 정말 고마워요!”
“12살에 시각장애인이 된 내 여자친구에게 이걸 주고 싶어요.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진짜 멋있어요, 정말 구매하고 싶은데, 멕시코에서는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시리(Siri), 넌 이제 해고야”
닷에 대한 다양한 시선
주변에 시각장애인이 있는 분들은 닷워치와 기술의 혁신성에 대해서 많이 공감해줬고 응원해줬다.
그러나 언제나 다양한 관점은 있다고 생각한다.
“시각장애인에게 시계가 왜 필요하지? 어둠에서는 밤낮이 필요 없잖아. 난 이게 진짜 멍청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해. 시각장애인들은 소리가 나오는 시계를 더 사용하지 않나? 음, 잠깐만, 아무도 말하는 시계를 만들지 않았었네….
이제부터는 “만약에 그들이 시각장애인이거나 청각장애인이면 어떻게 하지?”에 대한 답변에 대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만약 그들이 시각장애인이거나 청각장애인이면, 그들은 24시간 동안 보호받고 있을 텐데, 그런 사람들은 워치가 필요하지 않을 걸.”
닷 워치에 대한 긴 논쟁의 시작이 된 댓글이다.
우리는 많은 사람이 시각장애인의 삶에 대해 얼마나 공감과 배려를 하지 못하며 살고 있는지 알게 됐다. 이 글을 시작으로 시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의 가족들, 친구들이 이어서 댓글을 달았다.
결국 “그냥 농담이었어”라는 말로 마무리가 됐지만, 이미 너무 많은 상처를 주는 말들이 오갔다. 다음 댓글은 이에 대해 시각장애인을 어머니로 둔 아들의 답변이다.
“저희 어머니는 시각장애인이고, 항상 ‘아이폰’의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어요. 오디오로 공공장소에서 시간을 읽어주는 형태는 사생활을 전혀 보호해주지 못해요.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지 않아 해요. 더욱이 시각장애인은 앞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하는지 뚜렷하게 알 수 없어요. 말하는 시계는 꽤 소리가 크고, 거슬리는 편이에요. 그래서 어머니는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서 항상 두려움을 갖고 있었어요.
저희 어머니도 다른 사람들처럼 한 아이의 엄마, 보이는 모습 그대로 보이고 싶어 하는데, 몇몇 사람들은 앞에 대고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게 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닐까요?'라고 생각 없이 말하기도 해요. 당신이 정말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기술의 가치에 대해서 함부로 판단하지 말길.”
시각장애인이 시간을 직접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답변을 달다가, 문득 점자 워치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다.
시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왜 중요할까? 닷은 왜 ‘점자’로 시간을 읽게 만들었을까? ‘보이스오버’가 있는데도 시각장애인은 왜 점자를 알아야 할까? 닷의 진정한 가치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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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기기나 촉각 그래픽 기기가 누구든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날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처 애플 매장에서 새 기기를 사듯이 말이죠.”
닷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방법
지난해 런던에서 닷 제품을 전시할 기회가 있었다. 닷에 대해 한참 설명을 듣던 중년의 프랑스 신사분이 질문을 던졌다.
“지금 쓰는 스마트폰에도 시리(보이스오버, 토크백)같은 좋은 기능이 있는데, 우리는 왜 구시대적인 점자나 촉각수단을 이용해야 하나요?”
닷 워치의 기능이나 가격과 같은 기존의 질문들과는 달리 점자를 배워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물어봤다.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잠시 뒤 우리 팀은 이렇게 말했다.
“사실, 선택은 개인에게 달려있습니다.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읽는다는 활동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기기의 소리를 듣고 대답하는 일을 넘어서 직접 많은 글을 읽고 쓸 줄 안다는 것은 학교와 직업을 선택할 때 엄청난 기회의 차이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입니다.
당신과 제가 보고 듣고 쓰듯이 인간이라면 영위해야 하는 당연한 활동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는 대체될 수 없는 것들입니다. 듣는 활동이 읽는 활동을 대체할 수 없는 것이지요. 더군다나 그 누구도 '당신은 읽을 수 없으니 듣는 활동으로만 그걸 대체 하세요'라는 말을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히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인권의 문제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저희는 아직 너무나 비싼 점자기기를 포함한, 촉각 그래픽 기기 등 다양한 촉각수단이 더 저렴해지고 선택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이러한 것들이 필요할 때 닷은 다른 기기들처럼 수백 만 원에 제한된 루트로만 구입가능한 상태가 아니라 ‘누구든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서 ‘구입할 수 있는 합리적 가격’으로 있고자 합니다. 우리가 근처 애플 매장에서 새 기기를 사듯이 말이죠.
그것이 닷이 추구하는 비전이고, 이렇게 우리가 런던에서 만나고 있는 이유입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9호(2017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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