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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기획]클라우드는 세상 잇는 ‘빅스위치’
[테크M = 송정희 한양대학교 특훈교수] 2009년 경 서울시의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재직하고 있을 때 데이터센터의 하드웨어(HW)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당시 서울시는 부서와 서비스 별로 각자 운영하던 HW를 한 곳으로 모아 관리하는 코로케이션 수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었고,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신규 정보화 프로젝트를 도입 시 전체 IT 거버넌스를 적용해 기보유 HW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개발방법론 적용으로 예산통제와 통합기획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 당시 가장 솔깃했던 솔루션은 ‘인프라의 가상화’였다. 가상화 도입비용과 보유한 HW의 다양성으로 인한 총소유비용(TCO) 관점 시나리오를 몇 번이나 검토했으나, 한 번으로 끝나는 프로젝트가 될 수가 없어 실천에 옮기지는 못하고 말았다.
이렇게 가상화 기술의 구체화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나에게 니콜라스 카의 ‘빅스위치’란 책은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어 줬다. 이 책은 나에게 클라우드 시대의 도래는 필연이고 그 방식으로 IT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는 신념을 확고히 심어줬다. 단순히 다양한 서버를 가상화하는 것보다는 기 투자된 인프라의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클라우드 기술을 점진적, 단계별로 도입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나 내부 IT 수요 측면에서나 적절하다고 판단하게 됐다.
빅 스위치
한마디로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용자로 하여금 자신에게 연결된 인터넷이 하나의 커다란 컴퓨터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제공형태에 따라 클라우드 인프라(IaaS), 클라우드 플랫폼(PaaS), 클라우드 소프트웨어(SaaS) 등 수평 비즈모델로 구분하기도 하고, 요즘에는 XaaS(Everything as as Service)로 통칭해 다양한 분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10년 전 아마존이 시작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에어비앤비, 핀터레스트, 드롭박스, 스포티파이, 넷플릭스, 슈퍼셀 등 수많은 유니콘 기업의 탄생과 더불어 다양한 새로운 인터넷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냈다.
AWS는 대표적인 퍼블릭 클라우드형 IaaS로, 온라인 클릭 하나만으로 그 즉시 필요한 만큼의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할당 받아 전 세계 어디에서나 자신의 응용 소프트웨어(SW)를 얹어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SW 서비스 기업들의 신속성, 경제성, 확장유연성을 고도로 높여 줬다.
실제 규모의 경제를 보여준 아마존 클라우드는 2015년 2분기에 흑자전환, 2016년 1분기에는 전체 영업이익 67%가 클라우드 부문에서 일어나는 등 아마존의 확고한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아마존의 AWS에 대해서 경계를 하던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폐쇄적이었던 HW·SW 사업자들도 생존을 위해 클라우드 전환을 추진하게 되고, 그 당연한 결과로 글로벌 통신업체들의 클라우드 전환도 가속화됐다.
HW뿐만 아니라 SW 분야에서도 클라우드 기술의 도입은 획기적인 발전의 계기가 됐고, 이는 전통적으로 폐쇄적이었던 IT산업의 지각변동을 초래했다.
클라우드 SaaS의 가장 잘 알려진 예는 세일즈포스닷컴인데, 비즈니스 응용분야 영업지원 및 고객관리 SW 서비스를 인터넷 망을 통해 전 세계에 제공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자체 대형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나아가서 기존의 경쟁상대인 IT기업들과도 협업을 통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결국, 클라우드 컴퓨팅은 단순히 IT업계 변화의 단초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 니콜라스 카가 예견했듯이 에디슨에서 구글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재연결하는 ‘빅스위치’가 됐으며, 비즈니스와 사회 및 문화를 재구축하는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모바일의 확산 및 활성화에 따라 데이터 처리용량이 폭증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2018년 전 세계 데이터 트래픽의 78%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시스코는 예측하고 있다.
2016년부터 우리에게도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이 탑재된 클라우드 서비스는 다국어 음성인식과 더불어 집안의 비서역할인 ‘구글 홈’, 아마존 ‘에코’를 선보이고 있으며, IBM의 인공지능 ‘왓슨’은 클라우드를 통해 의료, 법률, 교육, 금융, 콜센터까지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교통수단의 혁명인 자율주행차량도 클라우드 기술에 기반해 상용화가 가능한 것이라 하겠다.
과거 기업 내 비즈니스 파트에서 기획된 서비스가 IT부서를 통해 출시되기까지 수많은 갈등과 비효율이 존재했다.
서버나 데이터센터 가상화는 단순한 HW 자원 선정과정을 생략하는 정도에 불과했으나, 클라우드를 도입하면서 비즈니스 부서 사용자가 직접 서비스 기획을 할 때 IT컨설팅을 할 수 있게 됐고, IT 운영과 개발자는 필요할 때마다 IT 리소스를 할당요청하고 자원비용을 청구하기만 하면 됐다.
이제 IT자원이 공통자원이라기보다는 비즈니스별로 사용하는 개념으로 바뀌었고, IT부서는 내부에 이런 자원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클라우드는 인프라의 소유 범주에 따라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그리고 이들을 혼용해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나눌 수 있다.
우선, 퍼블릭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의 IT인프라를 개인이나 기업 사용자들이 일정한 사용료를 지불하고 망에 연결된 자기만의 HW 자원이 있는 것처럼 이용하는 것을 이른다.
이런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는 가입자가 늘고 사용이 늘수록 자동화와 규모의 경제를 통해 투자비용 절감과 협력 생태계의 확산이 커져서 혁신의 속도가 높아진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비용을 중시하는 대기업 또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할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앱개발 SW 기업에 적합하다.
핀터레스트 성공 비결, 클라우드
IT를 서비스로서 소비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도 퍼블릭 클라우드가 유용하다. 1990년대 말 개인 PC에 있는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웹하드 업체가 국내에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이들은 자신의 서버로 증설하고 지원함으로써 웹 친화적인 사용자 경험(UX) 개발 경쟁력에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최근 유력한 웹 기반 파일공유 서비스 업체인 드롭박스는 서비스 개발에만 충실하고 인프라는 AWS를 이용함으로써 고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기업과 개인 데이터가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이유는 이중 삼중 데이터로 데이터 백업이 되고, 성능뿐만 아니라 보안 서비스 확장성, 이용자의 접근과 사용 용이성 등이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핀터레스트가 창업한지 1년 만에 오픈베타서비스를 공개하고, 3년 동안 직원수를 20명대로 유지하면서 1700만 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할 수 있던 것도 클라우드를 이용한 덕분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 안에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해 자신만의 IT 리소스를 이용하려는 회사들이 선택하는 방법이다. 그 장점은 자유롭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운용하고 제약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자체구축이라고 하나 기존 IT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 가상화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내부 고객의 다양한 IT 수요를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IT 개발능력을 기반으로 내부통제와 보안에 중점을 두는 경우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선택하기도 한다.
꼭 클라우드 자체 개발능력이 없다 하더라도 기 투자한 IT인프라의 공급사가 VM웨어와 같은 글로벌 기업인 경우 이들이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솔루션을 제공해 자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전환시키기도 한다. 또 퍼블릭 클라우드 센터에 망과 보안에 적합한 분리정책에 따라 프라이빗 존을 구성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간 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세일즈포스닷컴이 아마존 퍼블릭 클라우드인 AWS를 통해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는데, 이는 경쟁자인 MS나 세일즈포스닷컴의 클라우드 HW 벤더인 오라클을 따돌리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SaaS 대 SaaS 협업으로 ‘MS 오피스365’와 협력은 그대로 진행하지만, IaaS 부문에서의 협업은 IBM이나 구글 인프라가 아닌 업계 1위 아마존과의 협업이 비용이나 시장 장악력, 고객 확보 차원에서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나날이 커지는 글로벌 대형 클라우드 업체간 합종연횡은 더욱 거세질 것이며, 자체 클라우드 시장의 경제성을 이미 확보한 중국을 제외하고는 클라우드 비용의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코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워크로드 중, 2013년은 프라이빗 클라우드비중이 우세했으나, 2018년까지 퍼블릭 클라우드의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늦은 건 능력 탓
클라우드 시대에 SW 창업기업은 린스타트업(Lean Start-up)이 가능해 상당한 경쟁력을 응용 프로그램 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다. 이들이 급성장하더라도 적시에 유연하게 서버와 기타 자원을 확보할 수 있어 비즈니스 확장이 용이하고 저렴해진다.
모바일 게임 업체들이 클라우드 서비스의 초기 고객군으로 크게 기여했는데, 그 이유는 짧아진 게임 라이프사이클에 대응해 자원 증가와 축소를 적시에 반영해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기 투자한 IT인프라 자산이 상당하고 내부 IT인력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IT서비스의 신규수요가 발생할 때 서비스의 데이터(스토리지)와 네트워크의 분리 부분에서 리스크를 평가해 일부 퍼블릭 서비스를 써서 확장할 수도 있다.
현재 많은 국내 기업이 보안을 이유로 퍼블릭 클라우드로 가는 것에 불안감을 보이며 주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현재 서비스 구조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재설계할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IT인프라는 초기 사용량과 상관없이 최대 사용성을 추정해 20~30년 뒤를 내다 본 공간과 전력, 공조시설을 구비하도록 구축되고 있어 사실상 퍼블릭 클라우드로의 이전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아직까지는 기업의 주요 데이터가 내부 관리 하에 있고 자체 운영해야 무중단과 데이터 신뢰가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 기관은 자신만의 컴퓨팅 자원을 여전히 선호한다.
하지만, 서비스 사용고객 관점에서 일관되고 통합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받고, IT부서의 사용자 측면에서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에서 유연하게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게 지원하는 클라우드 컨설팅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다.
마케팅용 웹서비스가 주사업인 기업을 예를 들면, 프론트엔드 웹서비스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사용하지만,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은 자체로 갖지 않고 고객 프로젝트별로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의 빅데이터 플랫폼 서비스를 연계해 쓰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일반적인 IT기업 경우에는 내부 IT, 즉 보안이 중요하고 변동성이 적은 백엔드 시스템은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구축하나 신규사업이나 외부 고객과 소통하는 다양한 변화가 요구되는 홈페이지 운영 등 프론트엔드 부분은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관해 분리 운영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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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절감이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보안 정책으로 공공부문이 민간 클라우드 활용에 소극적인 분위기는
해외 유수의 경쟁업체들에 맞서는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경쟁력을 저해하고 있다.
이 밖에도 내부 프라이빗 IT의 재해 복구, 비즈니스 니즈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간 동적 워크로드 이동, 고객관계관리 또는 인사 관리용 SaaS 도입, 또는 예측 불가한 수요량 폭증에 대비해 여러 클라우드 공급업체들이 결합하는 경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수요가 발생한다.
하이브리드 환경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경우 클라우드는 가상화 리소스를 활용하지만, 정적인 가상화 데이터센터와는 달리 공유 리소스, 대규모 확장성, 시스템 표준 관리, 하이브리드 특화 런타임 솔루션 관리 등을 해결해야 한다.
일본·중국보다 늦은 국내 클라우드
우리나라는 네트워크 인프라와 정보화의 발달에 비해 클라우드 전환이 일본이나 중국보다 늦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대규모 투자한 최신 IT인프라 때문에 클라우드 전환을 고려할 시점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1년부터 정책적 관심을 두기 시작했으나 2015년에 이르러서야 클라우드발전법이 통과되고 K-ICT클라우드 컴퓨팅 활성화 계획이 도입됐다. TCO 관점에서 볼 때 3년 내 클라우드 이용 시 비용절감이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보안 정책으로 공공부문이 민간 클라우드 활용에 소극적인 분위기는 해외 유수의 경쟁업체들에 맞서는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경쟁력을 저해하고 있다.
게다가 클라우드 SW는 새로운 SW사업의 전환점인데도 불구하고 인재양성에 뒤늦게 투자한 점도 불안요소이다. 하루빨리 글로벌 클라우드와의 협업이 가능한 국내형 PaaS를 발전시키고 SaaS 개발업체들에 대한 강력한 지원을 통해 풍부한 클라우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겠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9호(2017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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