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TECH M

윈도 10 S를 들고 등교하는 마이크로소프트

2017-06-10공동기획 한국인터넷진흥원

[글 = 최필식 테크G 발행인] 지난 5월 2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는 뉴욕에서 윈도10 S를 발표했다. 이 이벤트는 원래MS의 새로운 서피스를 발표하는 자리였지만, 그보다 앞서 윈도10 S를 소개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윈도10 S는 완전히 새로운 운영체제는 아니다. 윈도10이라는 기본 골격을 유지한 채 몇 가지 변화를 담은 변종 운영체제다.

MS 윈도 책임자 테리 마이어슨은 “'S'에 간결하고(Streamlined), 안전하며(Secure), 강력한 성능(Strong Performance)의 담았다”고 말했지만, 사실 S는 학교(School)나 학생(Student)에 더 가까운 의미를 담고 있는 듯했다. 학교, 학생, 선생님을 위한 윈도10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운영체제라는 의미다.

 

윈도 10 S의 핵심은 ‘통제’

물론 윈도10 S는 오직 학교만을 위해 설계한 운영체제는 아니다. 윈도10 S가 윈도10과 다른 점은 응용 프로그램의 설치와 실행, 관리가 윈도 스토어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오직 앱스토어에서 앱을 구입하거나 다운로드 해 설치하는 아이폰처럼 윈도10 S를 설치한 PC나 노트북 이용자라면 윈도 스토어 이외의 프로그램을 직접 설치하지 못한다.

윈도 스토어에서 앱을 설치하도록 강제할 때 상위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는 이상 이용자가 갖고 있는 win32 기반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포토샵도 스팀 같은 프로그램도 깔 수 없다. 구글 크롬 브라우저 역시 윈도10 S에서는 설치할 수 없다.

하지만 장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윈도 스토어는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을 미리 하기 때문에 비보안 응용 프로그램의 위협에서 시스템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인터넷이나 외부 저장장치로부터 설치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강제로 튕겨 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프로그램의 설치를 제한하는 것은 결국 통제를 뜻한다. 윈도 홈, 윈도 프로 등 상위 버전의 윈도로 업그레이드하면 이 통제에서 해방될 수 있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상위 버전으로 이전을 위한 MS의 영리한 라이선스 비즈니스라고 여길 수도 있는데, 여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통제가 필요한 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학교다.

 

윈도 10 S PC를 구매하면 오피스 365와 마인크래프트가 번들로 따라오지만 그게 핵심은 아니다.

 

수업 교재로 이용하기 위한 IT 환경

'왜 학교를 위한 운영체제가 필요한가?' 대부분은 이 같은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오랫 동안 PC는 개인용 장치라는 명제에서 벗어난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PC는 딱히 정해진 용도가 없기에 이용자의 의지에 따라 범용적 장치로서 활용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기업에서는 업무용으로, 프로 작가들은 전문 작업용으로, 개인 이용자들에게는 취미 생활을 위한 용도로 쓰였다. 이러한 범용성을 가진 PC가 교육 현장에 들어갔을 때 우리는 그것이 교육용으로 쓰일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학교의 PC는 조금 다르게 봐야 할 점이 있다. 개인용이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쓰이는 학습 교재라는 시각이다. 학생이나 교사가 학습과 무관하게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니라 수업을 돕는 교재로 활용되어야만 한다. 문제는 PC가 학습전용으로 나온 게 아니어서 교육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점이다. 특히 학습 이외의 용도로 쓰이지 않도록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나 그 통제를 위한 IT비용의 지출과 전문인력 확보, 교육 활용의 시간 낭비가 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학생들의 수업을 돕기 위해 PC를 활용하려고 해도 도입 이후의 IT 비용에 대한 지출 부담이 커진 것을 먼저 알아챈 것이 구글이다. 그 인식의 틀을 바꾼 것이 구글의 크롬북, 크롬 박스 같은 크롬 OS 장치다. 지금 크롬OS 장치들은 지난해 3/4분기 미국 K-12(초중고교) 교실 PC의 52%를 차지했고, 이를 도입한 상당수 학교에서 학습 효율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범용성이 뛰어난 윈도 PC와 창의적인 도구로 일컫는 아이패드가 있던 자리를 크롬북, 크롬 박스로 대체하는 이유는 뭘까?

 

구글 크롬OS가 파고든 틈새

크롬OS는 화려하지도, 우수한 학습 기능을 가진 운영체제도 아니다. 단지 학교 현장의 비즈니스와 상관 관계를 파악해 꼭 필요한 통제권을 넣었을 뿐이다. 학교 같은 곳에서 꼭 필요한, 수업을 위한 PC의 관리와 통제도 그 중 한 요소다. PC를 학습 이외의 도구로 쓰지 않도록 하면서 그 비용을 절감하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크롬 어드민 콘솔. 이 안에서 동일 도메인에 있는 크롬 장치를 제어할 수 있다.

 

기능적인 우위를 따지면 확실히 윈도10 S가 좀 더 보편적일 수 있다. 그러나 PC를 수업에 도입하는 학교나 교실은 학습을 위한 통제와 함께 총소유비용(Total Cost of Owner)의 이점이 있는가가 중요한 포인트다.

우리나라의 초중고교를 가리키는 미국 K-12 학교 상당 수가 크롬북 같은 크롬 장치를 도입하는 이유는 단순히 값이 싸기 때문은 아니다. 제품 구매할 때의 비용 뿐만 아니라 운용, 관리, 소프트웨어 구입 비용, 인건비 등 하나의 제품을 소유하는 동안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했을 때 PC 도입보다 크롬OS 장치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총소유비용 문제는 크롬북을 초기 도입부터 분석이 나온 부분이다. 특히 윈도 기반 PC를 학교나 학급용 교재로 활용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 절감비용은 컸다. 윈도 운영체제가 학교나 학급의 IT비용 절감에 최적화된 것이 아니다 보니 학교의 환경에 맞는 관리 도구를 준비한 크롬북 도입시 상대적인 비용 절감이 컸던 것이다.

 

사진 3. 디바이스 관리 화면에서 몇 개의 장치를 관리할 수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PC를 교재로 썼던 학교들은 PC의 인증과 관리를 위한 서버와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를 갖춰야만 했다. 권한을 할당하고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는 윈도 서버의 액티브 디렉토리를 다루는 것은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교사들이 할 수 없던 부분이므로 결국 전문가 비용이나 교육비가 더 들어가야만 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구글은 일반 교사라도 쉽게 크롬북을 관리하고 소프트웨어 배포와 장치 제어를 할 수 있도록 관리기능을 강화했다. 각 학교마다 설치했던 서버의 기능을 클라우드로 넘기고 장치 제어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이해하기 쉬운 메뉴 형태로 바꿔 더 이상 서버 관리자를 둘 필요가 없는 환경으로 만들었다.

이로 인해 크롬북을 도입한 학교는 즉시 PC를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꿀 수 있었다. 여기에 멈추는 일이 거의 없는 크롬북의 안정성은 다운 타임 및 도움 요청, 운영 체제의 유지 보수에 따른 시간 손실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2011년 학교에 보급된 1년 뒤에 크롬북은 PC에 비해 대당 평균 84달러의 총소유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279달러짜리 크롬북을 도입하면 월별 관리 비용이 7.79달러로 떨어져 3년 동안 1135달러의 총소요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IDC가 밝히기도 했다.

 

제품 하단에 매니지먼트 비용으로 30불이 표시되어 있다. 이러한 관리 비용을 낸 제품들은 디바이스 매니지먼트에서 관리할 수 있다.

 

혹자는 무료로 배포하는 크롬OS 때문에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이라고 하나 크롬OS가 들어 있는 크롬 장치를 학교에서 쓸 때는 무조건 무료라고 할 수 없다. 크롬북을 샀을 때 교육용 구글 앱스(GAFE)를 무료 또는 5달러만 내면 쓸 수 있는 게 좋은 점일 수 있다. 하지만 크롬북의 도입으로 추가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학교나 학급 단위로 구입한 크롬북이나 크롬 박스 수명 주기까지, 또는 장치 수만큼 연간 라이선스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출 비용은 생긴다. 물론 크롬북을 개별구매해 혼자 이용할 때는 문제되지 않지만 학교나 학급에서 장치를 통합 관리하기 위해 디바이스 매니지먼트를 이용할 경우 라이선스에 의해 관리되기 때문에 구매 비용이 들어간다.

크롬 디바이스를 관리하는 라이선스 비즈니스는 구글과 크롬북 제조사 양쪽에 결코 불리한 사업이 아니다. 연간 비용은 구글에, 장치 구입에 따른 관리 라이선스는 불량이나 이상으로 교체시 같은 제조사의 제품으로 해야 하므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다.

 

윈도10 S 역시 인튠을 통해 디바이스를 관리할 수 있다. 단, 인튠에서 관리하는 방법이나 비용은 아직 밝혀진 게 없다.

 

이렇게 디바이스 매니지먼트 라이선스를 나눈 것은 개인의 크롬북을 학급에서 이용할 때와 학교 단위로 구축할 때를 감안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하나의 학교나 학급에 특정 기업의 제품이 공급되면 그 학교의 크롬북은 한 기업 제품으로 독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PC제조사들은 싸게 크롬북을 공급하는 대신 장기적인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다.

 

창의적 교육 도구로 유인하는 윈도10 S

학교라는 현장의 PC 비즈니스를 크롬북 같은 장치가 어느 정도 바꿔 놓고 있는 상황에서, MS가 윈도10 S를 내놓았다. 대부분은 윈도10을 가볍게 바꾼 변형 OS 정도로 보겠지만 그게 아니다. 윈도10 S를 찬찬히 뜯어보면 핵심은 역시 교실 내 PC의 통제에 있다. 스토어 결합, 브라우저 제한, 인튠(InTune)을 통한 디바이스 매니지먼트 등 확실히 '통제'를 위한 요소가 강하다. 또 설정을 저장한 USB 메모리 하나만 꽂으면 바로 학교에서 쓸 수 있는 윈도10 S PC로 설정하는 새 기능은 교육 받은 전문가가 교실에 PC를 배치하던 모습을 지울 것이다.

 

윈도 10S는 첫 설정 값을 저장한 USB를 다른 PC의 첫 설정 때 꽂으면 곧바로 해당 설정이 적용된다.

 

일단 MS는 학교 현장에서 요구하는 IT 환경을 윈도 10 S에서 구성하는 것 외에도 몇 가지 당근을 제시했다. 오피스 365와 마인크래프트 같은 소프트웨어를 번들링하고 아이들의 창의력을 발현할 수 있는 몇몇 기능을 추가했다. 교육 현장에서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핵심 소프트웨어와 창의 교육이 가능하도록 정책을 세운 것이다. 전문가들이 쓰는 복잡하고 무거운 소프트웨어를 쓰지 않고 3D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하거나 재미있는 동영상을 제작함으로써 PC 중심 교육의 새로운 재미를 심어주려 애쓰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MS가 PC 제조사에게 189달러부터 시작하는 윈도 10 S PC를 만들어달라고 한 점이다. 189달러(원화 환산 약 20만 원)는 거의 크롬북과 비슷한 가격이다. 종전 볼륨 라이센스 비즈니스와 다를 것으로 보이는 윈도 10 S의 라이센스 정책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낮은 도입 비용과 소프트웨어의 무료 이용, 유지 관리와 IT 비용 감소 등 윈도 10 S PC를 통한 총소유비용의 절감 효과가 학교에서 발휘될 때 이 운영체제의 가치를 돌아볼 듯하다. 윈도 스토어를 통합한 운영체제로만 생각했던 윈도 10 S는 이처럼 학교의 시각에서 보면 다른 운영체제다.

 

 

 

공동기획

(주)테크엠주소 :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2길 27, 10층 (역삼동, 비젼타워)대표이사.발행인 : 김현기편집인 : 허준개인정보보호책임자 : 김현기청소년보호책임자 : 허준
사업자등록번호 : 553-81-01725대표전화 : 070-4513-1460보도자료 및 제보 : press@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