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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의 살인자’ 막아라… 태우지 말고 창문 열고
[테크M = 심인근 국립환경과학원 환경기반연구부 환경연구사]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실내 공기질은 2000년 초 새집증후군의 소개와 함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실내에는 수천 가지의 오염물질이 있고 그 중 250여 가지의 물질은 우리 건강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Rule of one thousand’라고 해 실내 오염물질이 실외 오염물질보다 인체의 폐에 전달될 확률이 1000배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실내오염을 20% 줄이면 급성기관지 사망률이 4∼8% 감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
통계청 최근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하루 중 90% 이상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낸다고 한다.
그 중 14시간 이상을 주택 내에서 보내는데, 집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폐에 전달될 확률이 실외 오염물질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유들로 인해 주택 실내 공기질 관리는 더욱 더 우리에게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수많은 실내 오염물질 중 미세먼지는 근래에 대기 중 높은 농도일 때가 많아 사람들의 주된 관심대상이 되고 있다. 거의 모든 매스컴에서 미세먼지 농도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일기예보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언급이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미세먼지는 부유하고 있는 입자상물질의 공기역학적 직경에 따라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물질을 PM10, 2.5㎛ 이하인 물질을 PM2.5로 분류해 구분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공기 중에 오랫동안 떠다니며 기도를 통해 체내에 들어와 폐 깊숙이 안착해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이다.
미세먼지가 유발하는 대표질환은 천식이며, 천식은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기침, 호흡곤란, 흉부 압박감 등의 증상을 초래한다. 이런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을수록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우리나라 주택 180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상시 우리나라 주택 실내 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56.4㎍/m3으로 최소 4.0㎍/m3에서 최대 306.0㎍/m3 범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별로는 겨울철 주택 실내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그 외 계절보다 약 26% 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추위로 인해 집안의 환기를 적게 한 영향으로 생각된다.
실내 미세먼지 주범 조리·흡연·청소
주택 실내 미세먼지의 오염원은 크게 조리, 흡연, 청소와 같은 재실자의 활동과 황사와 자동차 배기가스로부터 오염된 외부 공기의 실내 유입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짧은 시간 안에 가장 많은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것은 흡연과 튀김과 같은 조리 활동이다.
특히 흡연과 조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주로 PM2.5를 포함해 지름이 1㎛ 이하인 초미세입자들로 구성돼 있다. 이렇게 작은 미세먼지는 상부기도에 걸리지 않고, 폐포까지 침투되어 장기간 노출 시 건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흡연에 의해 발생된 담배연기에는 초미세먼지뿐만 아니라 니코틴 등 각종 발암물질이 함께 들어가 있어 더 유해하다고 알려져 있다. 아파트 작은 방 크기(24m3)에서 담배를 2개피 피웠을 때 PM2.5는 농도가 1,300㎍/m3 이상으로 크게 높아진다.
만약 화장실에서 누군가 담배를 피운다면, 화장실 환기구를 통해 윗세대뿐만 아니라 아랫세대로도 5분 이내에 흡연에 의한 미세먼지가 확산돼 그 집 실내 공기질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조리 시 발생하는 연기에도 다량의 미세먼지가 포함돼 있어 WHO에서는 이 미세먼지를 주방의 살인자(Killer in the kitchen)로까지 표현했다.
WHO의 조사에 따르면, 주방에서의 미세먼지 문제는 저개발 국가에서 더 심각하며, 한해에 160만 명의 죽음과 관계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조리 시 발생되는 주된 오염물질의 종류와 농도는 조리방법과 식재료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생선 굽기처럼 연기가 발생하는 조리과정에서는 PM2.5 농도가 3480㎍/m3, 총휘발성 유기화합물은 1520㎍/m3로 주택 실내 평상 시 농도의 2~70배 이상 발생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육류를 삶는 조리방식에서는 PM2.5 농도가 119㎍/m3로 나타나 굽기나 튀기기와 같은 조리방식에 비해 낮게 발생한다.
이렇게 조리 중에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이유는 열을 이용한 조리 과정 중에서 발생한 에어로졸이 식재료 중의 수분, 기름과 응결되면서 많은 미세먼지를 생성시키기 때문이다.
집안 청소 시에도 미세먼지는 발생할 수 있다. 미세먼지는 화학물질과는 달리 물리적인 오염물질로 중력에 의해 시간이 지날수록 바닥으로 가라앉으려는 성질을 갖고 있다.
집안 바닥을 빗질하거나 청소기를 돌릴 때, 혹은 사람이 지나다니면서 바닥에 가라앉아있던 미세먼지가 발에 차여 다시 공기 중으로 올라오게 되며 이 먼지를 우리가 코로 흡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집안 미세먼지는 다음과 같이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흡연과 관련해서는 금연이 가장 좋은 예방 방법이겠지만, 금연을 모든 재실자 혹은 거주자에게 강요할 수 없다면, 개별세대의 화장실 환기구와 주 환기 통로 사이에 댐퍼와 같은 물리적 차단막을 설치해 다른 집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포함한 담배연기 등의 실내오염물질 유입을 막는 방법이 있다.
조리 시 발생되는 오염물질 저감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주방을 관리하면 건강한 실내 공기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주방 환기 설비(레인지 후드)를 작동하지 않고 조리를 하면, 레인지 후드를 작동했을 때보다 오염물질이 최대 10배 이상 높게 집안 실내 공기 중으로 퍼져 나온다.
또 조리 후 환기팬을 작동했을 경우 오염물질 농도는 30분 정도 돼야 조리 전 농도수준으로 낮아지며, 환기후드를 작동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1시간 이상 지나야 조리 전 농도 수준으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조리 시에는 주방 레인지후드 가동과 자연환기를 동시에 실시하고 자연환기가 어려울 경우에는 거실 환기시스템을 동시에 작동시킨다.
기름 사용량은 최소한으로 하고, 기름종이를 사용해 기름이 직접 연소되지 않도록 하며 발연점 이하 온도로 조리해 연기의 발생을 줄이는 것이 좋다. 연기가 많이 발생하는 생선 굽기와 같은 조리 시에는 팬에서 굽는 방법보다는 외부로 연기가 배출될 수 있는 그릴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가능한 음식을 태우지 않도록 주의한다.
조리 후에는 오염물질이 주방이나 거실에 잔류하게 되므로 30분 이상 충분히 환기시킨다. 이후 주방과 그 주변을 물걸레질을 해 바닥에 있는 미세먼지를 제거하면 효과적이다. 기름을 이용한 조리 이후에는 가스레인지 주변의 기름때를 제거해 오염물질이 재방출되는 것을 방지하도록 하면 좋다.
청소 시에는 밖의 미세먼지가 농도가 높다고 해도 창문을 열고 빗질이나 청소기 청소를 해 바닥 먼지를 일차로 제거하고 이 후 창문을 닫고 물걸레질을 해 가라앉은 미세먼지를 제거하면 효율적이다.
바깥의 미세먼지가 실내로 못 들어오게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지만, 앞서 언급한 실내 미세먼지 관리방법을 일상생활에 적용한다면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우리집 실내공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0호(2017년 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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