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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700달러로 혼다차를 자율주행차로 만드는 비법

2017-07-11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테크M 독점제휴= MIT테크놀로지리뷰]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디자인을 이용해 자신의 차에 자율주행 기능을 넣을 수 있다면 테슬라를 꼭 사야 할 필요가 있을까? 브레번 조겐슨의 할머니는 손자가 만든 자율주행 ‘혼다 시빅’에 타고 한밤중에 드라이브를 하면서 침착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룸미러에 있는 손으로 직접 만든 전자장비는 브레이크, 액셀, 핸들을 제어했고 카메라를 이용해 도로 위 표지와 다른 차들을 인식했다.

“할머니는 크게 놀라지 않았어요. 요즘 워낙 신기한 기술이 많잖아요.”

네브라스카대학교 오마하캠퍼스의 졸업반인 조겐슨의 말이다.

사람들은 단 700달러에 산 부품과 인터넷에서 받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로 만든 시스템을 미심쩍어 한다. 조겐슨은 여자친구가 아직 이 장치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더 조심해서 장치를 제어한다고 말한다.

“어딘가에 곧 처박지 않을까 걱정하죠.”

최근 많은 기업들이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고 있다. 조겐슨의 시도는 자신의 자동차에 직접 자율주행 기능을 추가하려는 개인 발명가 중 선봉에 서 있다.

이들이 이런 시도를 하는 것은 자율주행이라는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이를 통해 운전을 더 편하게 할 수 있게 되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자율주행 기술을 배우기 위해 자신의 ‘쉐비 볼트’를 개조하기로 한 키키 쥬웰은 남편 역시 자신의 결정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남편은 내가 자신의 통근을 편하게 해 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두 사람의 시도가 가능해진 것은 999달러에 보통 차를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할 수 있게 바꿔주는 스타트업, 콤마닷AI의 창업자가 지난해 10월 내린 결정 덕분이다. 이 회사의 창업자 조지 호츠는 이 장치의 기능을 묻는 미국 도로교통 안전국의 공문을 받고 개발을 갑자기 취소했다. 대신 지난해 11월, 취미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이들을 위해 장치의 하드웨어 디자인과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인터넷에 공개했다. 

조겐슨은 호츠가 모든 것을 인터넷에 공개한 날, 콤마의 장치인 ‘네오’를 만들 수 있는 부품을 바로 주문했다.

콤마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그는 마침 네오가 지원하는 두 모델중 하나인 2016년형 혼다 시빅을 갖고 있었다. (다른 한 차종은 2016년형 ‘아큐라 ILX’이다.)

네오는 콤마의 오픈파일럿 SW가 깔린 '원플러스3' 스마트폰, 자동차 전기장치와 연결되는 회로 보드, 그리고 3D프린팅으로 만들 수 있는 케이스로 구성돼 있다. 조겐슨은 인터넷으로 케이스를 주문했고 회로를 납땜했다.

그가 처음 이 장치에 목숨을 맡긴 것은 지난 1월 저녁 수업이 끝난 뒤였다.

“어두운 고속도로였고, 혼자 차에 탔습니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장치는 놀라울 정도로 잘 작동했죠.”

추가 테스트에서 네오는 가끔 알 수 없는 이유로 자동차를 오른쪽으로 밀어붙였지만, 콤마는 곧 이를 수정하는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이제 모든 것이 제대로 동작하고 있다. 네오는 테슬라 오토 파일럿의 초기 버전과 비슷한 능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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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자동차 회사에 비해 자신의 자동차를 훨씬 더 자유롭게 개조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를 직접 만들고 싶은 사람들은 콤마의 도면과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쓰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도 있다.

미국 LA의 스타트업 네오드리븐은 콤마의 오픈파일럿이 들어있는 네오 장치를 직접 제작, 1495달러에 팔고 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인 유다시티는 자율 주행차 수업에 쓰는 코드를 공개했고, 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이를 계속 개선하고 있다.

브라이언트 워커 스미스 서던캘리포니아대 법학과 교수는 연방법이나 주법이 자신의 차를 개조하는 것은 크게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교통국에 자동화 관련된 법 자문을 하고 있는 그에 의하면 NHTSA가 자동차 제조사에게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지만, 자신의 차를 직접 개조하는 개인은 훨씬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오를 직접 만드는 모든 사람은 자신의 운전에 책임을 요구하는 주법을 지켜야 한다. (콤마의 오픈파일럿에는 이를 위한 기능이 들어있다. 이 프로그램은 운전자가 5분 동안 핸들을 잡지 않으면 경고를 표시하며, 판단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운전자의 개입을 요구한다.)

또 사고가 발생한다면, 직접 만든 자율주행 장치를 사용한 책임을 져야 한다.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책임을 면제받는 것은 아닙니다.” 스미스의 말이다.

콜롬비아 바란퀼라의 SW 개발자 아리엘 누네즈는 자신과 같은 취미를 가진 개발자들에 의해 기존의 보통 자동차 역시 얼마나 더 안전해질 수 있는지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개입이 아예 필요 없는 자율주행 기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거대 기업들과는 다른 미래의 한 가지 모습이다.

누네즈는 콤마와 유다시티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신의 ‘포드 퓨전’이 교통신호, 과속 방지턱, 움푹 파인 도로를 발견하면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도록 만들었다. 아직 도로에서 이를 테스트하지는 못했지만, 액셀과 핸들이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나무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

그는 “완전 자율주행차보다는 충돌 사고를 막는 데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기존의 자동차 상당수에 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번역= 이효석 

<본 기사는 테크M 제51호(2017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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