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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상위 인터넷 기업들의 미디어 서비스 동향

2017-07-19공동기획=한국인터넷진흥원

 

 

전 세계 시가 총액 상위 20위권의 인터넷 기업들 [출처 : Internet Trends 2017–Code Conference (2017. 3. 31)]

[글-최홍규 EBS 연구위원] 지난 5월 31일에 발간된 KLEINER PERKINS의 보고서 ‘INTERNET TRENDS 2017-CODE CONFERENCE(이하 ‘INTERNET TRENDS 2017’)‘는 세계 인터넷 기업들의 시가 총액 순위를 20위까지 공개하였다.

이후 이 보고서를 인용한 언론들은 순위권내 7개 기업이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이라며 이들의 대약진(大躍進)을 크게 다뤘다.

미국 위주로 돌아가던 전 세계 인터넷 산업의 판세를 바꾸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중국의 대약진은 놀라운 성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인터넷 기업들을 국가라는 기준에 의해 횡적으로 나열하여 마치 국가대표 선수처럼 상대평가하고, 이를 인터넷 산업 변화의 관전 포인트로 삼는 것은 초국가적 차원의 서비스를 지향하는 산업에 대한 해석 방식으로는 온당치 않다고 본다.

언제라도 인터넷 산업의 지형 변화를 논의하고 해석해보려면빠르게 변화하는 서비스를 그 시작 지점으로 삼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 글에서는 ‘INTERNET TRENDS 2017’ 의 시가 총액 상위 20위권 인터넷 기업들이 최근 추진하고 있는 미디어 서비스 동향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인터넷 산업의 지형이 미디어 서비스적 관점에서 어떠한 변화를 거치고 있는지 하나의 작은 시각을 던져보고자 한다.

 

지속적인 영역의 확장, 안주는 없다.

지난 5월 15일은 아마존이 IPO(Initial Public Offering, 주식공개상장)한지 20년째 되는 날이었다. 시가총액은 약 4590억 달러에 육박했는데, 이는 월마트의 2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한다. 오프라인 유통업의 오랜 강자였던 월마트의 시가 총액을 따라잡은 2015년 이후 2년만의 성과라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배고파 보이는 아마존의 행보는 앞으로도 더 많은 성장의 단계가 남아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준다.

1994년 온라인 서점을 시작한 아마존은 이후 온라인 백화점을 오픈했고 일명 아마존 웹 서비스(AWS)를 통해 ICT 신기술을 장착한 회사의 이미지를 갖췄다. 오늘날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는 아마존 내부에서도 성공한 사업으로 꼽히고 업계를 견인하고 있을 정도다.

영화, TV 드라마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꾸준히 손을 대고 있으며, 킨들과 같은 태블릿도 만들고 스마트폰(파이어 폰), 음성비서인 에코 등 디바이스 사업에도 손을 댔다.

최근에는 홀푸드마켓을 137억 달러에 인수해 배달사업, 식료품 거래 등에서의 서비스 확장을 노리고 있다. 애플이나 구글과 달리 영역을 가리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는 아마존을 지켜볼 때 당분간은 안주할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아마존과 같은 유통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둘이 줄곧 비교된다.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모습도 비슷하다. 알리바바는 이미 동영상 플랫폼인 유쿠-투더우를 인수하고 알리픽처스와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웨이보 등의 지분도 샀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까지 인수한 것을 보면 확실히 전자상거래를 지탱할 매개물이 미디어 분야 콘텐츠라고 확신하는 듯하다.

대략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알리바바이지만 끊임없이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모습에서 신규 사업자의 패기마저 느껴진다.

 

알리바바의 미션과 사업 도식 [출처 : ALIZILA (2016 6. 17)]

 

애플이 소니에서 이름을 날린 콘텐츠 제작 부문의 대가들을 영입한 배경도 서비스 확장과 집중의 차원이 크다. 소니에서 온 제이미 일리히트(Jamie Erlicht)와 잭 반 앰버그(Zack Van Amburg)는 2005년부터 소니픽쳐스에 다녔고 소니TV 사업을 할리우드에 진입하게 하는데 성과를 냈다. 그러니 이들을 영입한 이유는 결국 영상 콘텐츠의 제작, 그것도 자체 제작에 힘을 쏟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넷플릭스, 아마존이 걸었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의 길을 애플도 걷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번 시가 총액 조사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한 기업이다. 1위 회사가 무슨 부러움이 있을까. 더군다나 매일 우리가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 때문인지 애플은 이미 더 이상의 성장 욕구가 없는 기업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금번 소니 인사에 대한 영입에서는 작고한 스티브 잡스가 마케팅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1983년 펩시의 전 사장인 존 스컬리를 영입한, 바로 그때의 애플 정신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성장성에 기댄 실험은 계속되고

페이스북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페이스북 월간 이용자수는 19억3600만 명에 육박한다. 실질적인 이용자 수만 따져도 당분간 2위와 격차가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와츠앱도 실제 이용자수 10억 명, 인스타그램도 이용자수가 5억 명일 정도로 전 세계 소셜미디어 서비스는 페이스북의 영향력 아래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소셜 플랫폼의 실제 이용자 순위 (2017년 1월 기준) [출처 : We are Social Analysis (2017. 1. 25)]페이스북의 이용자 감정 추적 및 모니터링 관련 특허 출원 내용 [출처 : CB INSIGHTS (2017. 6. 1)]

 

 

 

 

 

 

 

확실히 이용자 숫자로 서비스를 지탱할 여력이 되다보니 오리지널 콘텐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에 대한 서비스나 기술 개발 실험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용자의 태도와 행태를 추적해 이를 서비스에 적용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6월 1일자(현지시간) CB인사이츠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이용자 감정을 추적하고 모니터링 하는 특허를 출원했다. 이 특허는 ▲감정 정보를 이용한 문자 메시지 보완 ▲감정 탐지나 콘텐츠 전달의 방법 ▲얼굴 이미지 분석에 기반한 이모티콘 연결 시스템 등이다. 특허를 통해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의 손가락과 얼굴에서 나타나는 감정을 헤아려 최적의 감정 표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위쳇의 월별 실제 이용자 [출처 : Walk the Chat (2017. 3. 26)]

중국에서는 위챗(텐센트)이 2013년 이후에 급속한 이용자 수 증가를 경험한다. 텐센트는 2012년 카카오에 720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를 통해 카카오의 서비스를 지켜본 학습 효과일까?

지난 5월 16일 업데이트된 위쳇의 기능에는 뉴스피드와 검색기능이 강화되었다.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메신저 이용자들이 메신저 서비스에서 모든 정보 소비를 해결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려는 전략이다.

이는 중국내 최대 포털 검색엔진인 바이두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텐센트의 이러한 전략들은 모두 위챗의 이용자 규모 성장세가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전략들이다.

위챗은 최근 쇼핑 플랫폼으로도 주목받고 있어 당분간 이를 통한 서비스 실험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의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이자, 오리지널 콘텐츠 개념을 보편화시킨 넷플릭스는 영화에서도 ‘오리지널’을 추구하고 나섰다. 최근 선보인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는 영화로는 최초로 스트리밍 서비스와 영화관에서 동시에 공개했다. 물론 국내 3대 멀티플렉스 체인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시장의 혼란을 야기시킨다는 이유로 상영을 거부, 많은 상영관을 잡지는 못했다.

 

넷플릭스의 영화 ‘옥자’ 공식 포스터 [출처 : 넷플릭스 홈페이지 (https://www.netflix.com)]

 

그러나 넷플릭스의 이와 같은 시도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국내 이용자들의 인식에서 다소 잊혀지고 있는 사이 추진된 전략이어서 그런지 매우 공격적으로 보인다. 성과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가입자들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시장과 경쟁이 가능하다는 점은 분명히 보여준 셈이다.

 

쉽게 단언할 수 없는 실패, 그리고 재도전

넷플릭스가 ‘옥자’ 카드를 들고 나온 데에는 최근 시장 규모가 눈에 띄게 확대되지 않음에 따른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10만 명 정도에서 회원 수가 정체되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상황이 더 어렵다. 중국이야말로 우리나라보다 더욱 진입이 힘든 시장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시장에서 ‘옥자’ 카드를 들고 나온 것처럼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했던 것이다.

넷플릭스와 아이치이의 중국 시장 진출 협력 [출처 : Hit-Counts.com (2017. 4. 26)]

결국 넷플릭스는 바이두의 자회사이자 중국의 대표적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아이치이와 협력하기로 한다. 시장 진입에 실패한 넷플릭스의 입장에서는 아시아 시장의 최대 광맥인 중국을 간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미 중국에서 자리잡고 있고 이용 편의성 측면에서 거부감이 없는 현지 서비스를 통해 우회적으로 시장에 침투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까지 구체화된 바는 없다. 협력의 제스처를 초기 전략으로 삼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야후는 이제 실패한 서비스라는 오명을 벗기 힘들어졌다. 한 때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대명사로 불리던 야후는 지난해 버라이즌과 협상 끝에 우리 돈 5조556억여 원에 인수 계약을 맺기에 이른다.

물론 버라이즌은 야후와 AOL를 통합한 브랜드, ‘오스(Oath)’를 내놓는다고 알렸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 그 자체다.

오스가 디지털 미디어 기업을 표방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끌만도 하지만 야후가 고전을 면치 못하던 지난 수년간의 효과가 드러나듯 반응이 냉랭한 것은 사실이다. 단어 ‘Oath’에는 ‘맹세’(혹은 ‘서약’, ‘선서’)와 ‘욕설’이라는 2가지 사전적 정의가 있다. 첫 번째 사전적 정의처럼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기업이 될 것을 맹세하고 전의를 불태울 듯 하다. 그러나 이를 두고 두 번째 사전적 정의처럼 이용자들의 핀잔만 사게 될는지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진짜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필자는 앞서 ‘INTERNET TRENDS 2017’ 보고서에 담긴 전 세계 시가 총액 상위 20위권 인터넷 기업들의 순위를 통해 단순히 중국 기업들이 수위를 차지하고 있고 이제 중국의 대반격이 시작되었다는 정도의 뉴스들만 양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인터넷 산업을 국가 간의 경계로 나누어 국가 간 경쟁 차원에서만 바라보면, 시가 총액에 따른 기업들의 순위 결과도 각 국가별 정책과 기업 환경, 문화, 이용자의 수준, 심지어는 기후와 자연환경 등으로 나눠 그 결과를 해석해야 정확할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네트워크로 연결된 전 세계 미디어 이용자들은 점차 선호하는 콘텐츠 내용에서 동일성을 보이고 이용패턴이 비슷해지며 그에 따라 유행하는 서비스도 국가별로 비슷비슷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국가별로 나누어 구획화하여 성과를 따지는 식의 해석이 인터넷 산업에서는 점차 그 의미가 약해질 것으로 본다.

정말 관전해야 할 것은 전 세계 인터넷 기업들이 자신만의 영토를 구축해나가는데 있어 어떠한 경향성을 보이는지, 이러한 경향성은 어떠한 방식의 서비스를 발전시켜나갈 것인지, 전 세계 이용자들은 이러한 서비스들을 어떻게 향유해나가는지, 그리고 또 어떻게 군집화되고 있는지와 같은 사안들이다.

오늘날 인터넷 산업에서 중국 기업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문제는 앞으로 그들만의 서비스를 만들어 충성도 높은 전 세계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느냐하는 점이다. 이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테크M,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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