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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인공지능에 눈 돌린 기술공유 경영자 앤디 루빈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AI기기로 승부수

2017-07-18장길수 IT칼럼니스트

앤디루빈
앤디루빈

 [테크M=장길수 IT칼럼니스트]

앤디 루빈(Andy Rubin)은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Android)’의 의 창시자로 불린다. 그가 만든 안드로이드는 iOS·윈도폰·블랙베리·심비안·파이어폭스·우분투 등 기라성 같은 스마트폰 운영체제들을 제치고 가장 대중적인 운영체제로 자리 잡았다.

가트너가 발표한 올해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OS 점유율을 보면 안드로이드가 86.1%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제 안드로이드 없는 모바일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안도로이드의 성공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 바로 앤디 루빈이다. 2003년 스타트업인 ‘안드로이드’를 설립해 구글에 매각하고(2005년) 2014년 구글 수석 부사장을 그만두기까지 구글에서 안드로이드와 로봇 사업부문을 총괄하면서 안드로이드 세상을 열었다.

  그가 스마트폰 운영체제에 안드로이드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그의 열정적인 로봇 사랑과 연관돼 있다. 그리스어로 ‘사람(남자)’이라는 말에서 파생한 안드로이드는 원래 인간을 닮은 로봇을 뜻한다.

오래 전부터 안드로이드는 SF소설과 영화, 애니메이션의 단골 소재였다. 어릴 때부터 그의 방에는 신기한 전자제품이 즐비했고 로봇에 관심이 유독 많았다. 그의 부친이 새로운 전자제품 관련 다이렉트 마케팅 사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디바이스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앤디 루빈은 대학 졸업 후 독일 광학회사인 칼차이스AG에서 로보틱스 엔지니어로 일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개인적인 취미를 직업 경력으로 만들었으며 로봇 엔지니어는 대단한 직업”이라며 자긍심을 나타냈다. 주변 사람들은 “앤디 루빈이 로봇이고, 로봇이 앤디 루빈”이라고 말하곤 했다. 집에 오는 방문객들이 로봇 팔을 이용해 현관 벨을 누르게 할 정도로 로봇에 흠뻑 빠졌다.

  1990년대 애플에서 근무하면서도 로봇에 대한 그의 열정은 식지 않았던 모양이다. 주변 사람들이 그에게 ‘안드로이드’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였다. 결국 자신의 별명을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이름으로 명명한 셈.

애플을 그만두고 MS의 계열사인 MSN TV(웹TV를 인수해 사명 변경)에 근무하면서 웹캠과 마이크를 탑재한 이동 로봇을 개발, 사내에서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커들이 이를 통해 회사 네트워크에 침투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가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만든 배경을 찾다보면 제너럴매직(General Magic)이란 회사와 조우하게 된다. 애플이 1990년에 설립한 이 회사는 휴대용 컴퓨터 운영체제 ‘매직 캡(Magic Cap)’을 개발했지만 너무 시대를 앞섰던 바람에 쓴맛을 봤다.

  이 근무 경험을 살려 2012년 ‘데인저(Danger)’란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데인저는 60년대 제작된 SF TV드라마 ‘로스트 인 스페이스(Lost in Space)’에 등장하는 로봇을 상징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로봇은 위험 상황에 처하면 주변 인물들에게 계속 “위험하다”고 경고해준다. 데인저는 최초의 스마트폰 ‘데인저 힙톱(Danger Hiptop)’을 개발했는데, T-모바일에 의해 ‘사이드킥(Sidekick)’이라는 브랜드로 팔려나갔다.

  앤디 루빈의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용자의 위치와 취향을 인지 및 분석할 수 있는 스마트 모바일 디바이스, 소위 차세대 스마트폰을 개발하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데인저를 그만둔 그는 2003년 닉 시어즈(Nick Sears) 등과 안드로이드란 회사를 공동 설립하고 안드로이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설립 초기에는 첨단 디지털 카메라용 운영체제를 개발하려 했지만 이내 전략을 수정했다. 2005년 회사를 구글에 5000만 달러 이상을 받고 매각한 후 구글 경영진에 합류하면서 안드로이드 사업의 초석을 다져갔다.

  그에게 또 한 번의 전환점이 왔다. 2013년 구글의 로봇 사업 책임자가 된 것. 구글 공동 창업자인 레리 페이지의 로봇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도 한몫했다. 그는 요리를 하고, 노인을 돌보는 범용 로봇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는데, 이를 실현해 줄 사람으로 앤디 루빈을 낙점한 것이다. 

 로봇사업부를 만든 앤디 루빈은 로봇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DARPA 로보틱스 챌린지 예선 우승업체이자 일본의 2족 로봇 전문업체인 샤프트(Schaft), 산업용 로봇 팔 개발업체인 레드우드로보틱스, 방송용 로봇업체인 봇앤돌리(Bot & Dolly) 등 전문기업을 속속 인수했다. 로봇기업 인수 잔치가 벌어진 것이다.

이 같은 구글의 노력을 내부에선 ‘리플리칸트(Replicant)’라는 말에 비유했다. 리플리칸트는 1982년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한 SF영화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하는 복제 인간. 하지만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구글의 로봇 사업은 앤디 루빈이 갑자기 구글을 떠나면서 방향을 잃었고 보스턴 다이나믹스와 샤프트는 최근 소프트뱅크로 지분이 넘어갔다.

  앤디 루빈은 현재 2개 업체의 CEO다. 레드포인트벤처스의 파트너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5년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 및 디자인 스튜디오 ‘플레이그라운드글로벌(Playground Global)’을 공동 설립했고, 인공지능 음성비서와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에션셜(Essential)도 설립했다. 

플레이그라운드글로벌은 지능을 갖춘 차세대 하드웨어 개발 스타트업을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구글·HP·폭스콘·레드포인트벤처스·시게이트·텐센트 등과 함께 3억 달러에 달하는 펀드를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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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루빈은 “미래를 창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함께 가는 것”이라며 기술 공유의 철학을 강조한다.

  앤디 루빈은 블로그에 “2001년 데인저를 설립해 스마트폰을 개발하는데 2억4000만 달러가 들었지만 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300만 달러 밖에 들지 않는다. 혁신의 시계추는 이제 소프트웨어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하드웨어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또는 스마트 기능을 갖춘 하드웨어 디바이스가 그가 지향하는 곳이다.

  지난 5월말 에션셜은 신개념 스마트폰인 ‘에션설 폰’과 인공지능 음성비서인 ‘에션셜 홈’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인공지능과 스마트 기능을 갖춘 하드웨어를 통해 업계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것.

앤디 루빈은 현재 소비자들이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측면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여러 업체들이 스마트홈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지만 배타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소비자들이 제품 선택에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

  이번에 발표한 에션셜 홈은 독자 운영체제인 ‘앰비언트(Ambiant)’를 채택하고 있지만 아마존의 에코, 구글 홈, 애플 시리 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한다. 앤디 루빈은 에션셜 홈이 이들 시스템간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뉴욕에서 열린 ‘와이어드 2017 비즈니스 컨퍼런스’에서 그는 “미래를 창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함께 하는 것”이라며 기술 ‘공유’의 철학을 강조했다. 또 에센셜 홈과 같은 지능형 허브를 통해 집안의 커넥티드 다바이스들과 카메라, 도어벨 등 다양한 센서들이 결합하고 음성, 터치 스크린 등이 연결되는 ‘혼합 모드 인터페이스(mixed-mode interface)’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금 탐험 여행이 시작했다는 것. 그는 지난해 ‘블룸버그 테크 컨퍼런스’에서 미래의 혁신은 인공지능, 퀀텀 컴퓨팅, 로봇 분야에서 주로 일어날 것이라며 인공지능이 꽃을 피우고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선 결국 데이터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1962년생인 앤디 루빈은 뉴욕주 웨스트체스터카운티의 차파콰에서 자랐고 1986년 뉴욕 유티카대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했다. 그는 아내 리에와 함께 캘리포니아주 로스 알토스에서 ‘Voyageur du Temps’이라는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다.

   


 

플레이그라운드 글로벌 어떤 곳에 투자했나

  ‘플레이그라운드 글로벌(Playground Global)’은 앤디 루빈이 2015년 설립한 하드웨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이자 디자인 스튜디오다. 스타트업들이 차세대 지능형 머신이나 IT제품의 창작에 몰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이다.

앤디 루빈과 공동 창업자들은 스마트폰, 웹TV, CD롬 비디오 게임 등 대중적인 상품을 시장에 내놓은 자신들의 경험을 스타트업들에 전수하는 데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스마트홈, 사물인터넷, 드론, 로봇, 지능형 자동차용 카메라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지원하고 있다.

  ▲라이트하우스(Lighthouse) 스탠포드대학 박사 출신인 알렉스 타이츠맨(Alex Teichman)과 미 국방성(DARPA) 그랜드 챌린지 우승자 헨드릭 달캠프(Hendrik Dahlkamp)가 창업했다.

  가정용 인공지능 보안 카메라를 개발해 9월부터 판매할 계획인데 이 카메라는 머신러닝 기술을 탑재, 보안 카메라에 찍힌 정보를 외부에 있는 사용자에게 문자로 통보해준다.

덕분에 동영상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도 집안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커넥티드 야드(Connected Yard) 수영장 등의 수질 모니터링 디바이스인 ‘pHin’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화학성분의 변화, 수온 등 수질 관련 데이터를 인터넷에 연결된 수중 모니터 단말기를 통해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전송해준다.

  ▲나우토(Nauto) 자율자동차 분야 유망 스타트업이다. 카메라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의 부주의나 전방의 도로 상황을 인지하고 분석해 경고음을 내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또 BMW, 도요타리서치연구소(TRI), 보험업체 알리안츠 등과 제휴해 클라우드 기반 자율주행 학습 플랫폼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라이트핸드 로보틱스(RightHand Robotics) 물류창고나 배송센터에서 물건들을 정확하게 피킹(picking)할 수 있는 로봇팔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비정형의 물건을 집을 수 있는 그리퍼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향후 이 회사의 로봇팔은 전자 상거래, 식료품, 물류 산업계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에비오닉스(uAvionix) 비행 중인 드론이 공중교통시스템이나 다른 유인 항공기 등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무선 장치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무선장비를 탑재한 드론은 다른 드론이나 항공기와의 충돌을 방지, 안전한 비행을 지원한다.

  ▲서브팩(SubPac) 음악을 헤드폰으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몰입형 기술을 개발했다. 웨어러블 제품인 ‘서브팩 M2’을 착용하고 음악을 들으면 온몸으로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다. 음악 뿐 아니라 VR, 게임 등에도 적용 가능하다.

  ▲아울랩스(Owl Labs) IoT 영상회의 솔루션 업체다. 현재 영상회의 시스템은 원격지에 있는 사람들이 현장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데 보다 자연스럽게 영상회의에 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캐스트AR(CastAR) 비디오 게임 개발과 디지털 유통 기업인 ‘밸브 코퍼레이션(Valve Corporation)’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 몰입형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플레이그라운드는 닉시, 스텔스로보틱스컴퍼니, 너버나시스템즈 등에 투자하고 있다. 기존 제품을 혁신한 차세대 하드웨어 개발업체를 집중 발굴해 투자하고 있다. 앤디 루빈은 이 같은 투자 전략을 통해 모바일 시대에서 인공지능(AI) 디바이스 시대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1호(2017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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