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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 블록체인 기반 파괴적 혁신 기대감 고조
ICO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2018-05-10강진규 기자

암호화폐공개(ICO)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기존 암호화폐 투기 열풍은 수그러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ICO에 대한 관심과 열기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과 투기를 넘어 과연 암호화폐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전문가들과 기업들이 고민하고 있다. 과거 암호화폐 가격 상승으로 관심을 받았던 첫 번째 충격을 넘어 두 번째 충격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암호화폐공개(ICO)가 있다. ICO는 단순히 돈을 모으는 것을 넘어 새로운 개념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ICO가 IT 환경을 바꾸고 나아가 각종 산업을 뒤흔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ICO는 기업, 단체 등이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뜻한다. 기업들은 백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추진하는 프로젝트, 플랫폼 개발 방안 등을 소개하고 투자자들은 그 가능성을 보고 암호화폐를 구매하게 된다. 투자금을 현금이 아니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로 받기 때문에 전 세계 누구나 새로 발행되는 암호화폐를 살 수 있다.
기업들은 모금한 자금으로 프로젝트를 실행하게 되고 투자자들은 구매한 암호화폐를 거래하거나 보유하게 된다. 얼핏 기업, 프로젝트 등에 투자를 하는 것과 유사하게 볼 수 있다. 영화 제작 시 시나리오와 출연진 등을 보고 투자를 한 후 영화가 성공하면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ICO는 단순 투자와는 차별성이 크다. 암호화폐라는 투자에 대한 증표를 바로 확보할 수 있고 이를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차세대 플랫폼인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점도 다르다. 전 세계 누구나 자유롭게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기업들이 자금 여력을 확보해 새로운 사업에 투자했던 것이 ICO 형태로 바뀌고 있는 양상이다.
주요 ICO 사례를 보면 ICO가 단순히 돈을 모으고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열망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로토콜랩스는 2017년 9월 파일코인(Filecoin) ICO로 2억5700만 달러를 모았다. 프로토콜랩스는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빈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 전 세계 수많은 컴퓨터에는 여유 공간이 존재한다. 이를 모아서 이용하면 저장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선의만으로 자신의 컴퓨터 공간을 사용하도록 허용해주길 바랄 수는 없다. 프로토콜랩스는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 사람에게 파일코인이라는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ICO로 확보한 자금을 사용해 분산 데이터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다.
국내 ICO 사례 중에서도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 현대BS&C는 자회사 현대페이와 HDAC 테크놀로지를 통해 지난해 ICO를 진행해 HDAC을 발행하고 2억5800만 달러를 모금했다. 현대BS&C는 확보한 자금으로 차세대 사물인터넷(IoT) 계약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재미컴퍼니는 블록체인 기반 음원 유통 서비스 구축을 위해 한국음악산업협회와 손을 잡았다. 재미컴퍼니는 5월 중 ICO를 진행해 재미코인을 발행하고 블록체인 기반 음원 유통 플랫폼을 구축한다. 투명한 음원 유통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 또 국내 스타트업 메디블록은 메디토큰(MED)을 발행하며 탈중앙화 개인건강정보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완전히 새롭게 ICO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산업계에서도 ICO를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를 리버스 ICO라고 지칭한다. 기존 ICO는 이더리움, 퀀텀, 이오스처럼 플랫폼 블록체인이 되려 하거나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인 디앱(DApp) 개발에 초점이 맞춰졌다. 반면 리버스 ICO는 기존 산업의 플랫폼이나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혁신을 시도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닥이다. 필름제조업체 코닥은 올해 초 ICO를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폭등했다. 또 약 4만명의 잠재적 투자자를 확보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코닥이 ICO를 통해 부활을 꿈꾸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 세계 2억명이 사용하는 메신저 텔레그램은 올해 초 ICO로 17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유치했다. 텔레그램은 강력한 익명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텔레그램은 ICO로 확보한 자금을 다양한 프로젝트에 사용할 계획이다. 그중 하나는 텔레그램 사용자들 간 금융거래다. 텔레그램을 사용하는 전 세계 사람들과 간편하게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면 큰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유통업체 라쿠텐 역시 ICO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코닥, 텔레그램, 라쿠텐 뿐 아니라 앞으로 다양한 기업들이 ICO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카카오, 라인 메신저 등 기존 플랫폼에 ICO가 결합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ICO는 파일코인, HDAC 등 사례처럼 IT 환경을 바꾸고 있다. 또 코닥, 텔레그램, 라쿠텐 등의 사례처럼 기존 서비스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처럼 ICO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ICO가 금지돼 있다. 금융당국이 2017년 9월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유사수신 행위규제법의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암호화폐로 자금을 조달하는 ICO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래서 국내 기업들은 스위스,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에서 ICO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ICO로 인한 부작용과 사기 등을 막아야 한다는데 동의하지만 ICO 자체를 막는 것은 혁신의 싹이 트기도 전에 자르는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스위스는 주크(Zug)를 크립토밸리로 육성 중이고 영국은 맨섬(Isle of Man)을 2015년부터 암호화폐 특구로 지정하여 육성 중이다. 대개 법인세를 낮춰 주고 규제도 완화해 주면서 외국의 블록체인 기반 회사들이나 ICO를 하려는 법인들을 유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도 늦기 전에 ICO를 허용하고 세금 규제 등에서 유인을 제공하기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 한국판 크립토밸리를 육성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무조건 ICO를 막기보다는 ICO로 산업과 기업들의 혁신을 유도하면서 부작용을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ICO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와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테크M = 강진규 기자(viper@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61호(2018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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