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이 있다. 부모에게 소중하지 않은 자식이 없다는 의미를 가지는 속담이다. 한국 소프트웨어기업 티맥스소프트가 운영체제(OS)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선보인 ‘티맥스OS'는 그동안 ’아픈 손가락‘이었다.

티맥스소프트는 웹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제우스‘와 데이터관리시스템(DBMS) ‘티베로’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OS분야 만큼은 전신인 ‘티맥스 윈도우’ 시절부터 미완성작으로 평가받았다. 공개 행사에서 시스템이 다운되거나 응용 프로그램이 구동되지 않는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티맥스소프트가 3일 ‘티맥스데이2018’을 개최하고 티맥스OS의 최신 버전을 새로 공개했다. 기존에 문제로 지적됐던 호환성을 크게 개선하고, 보안성을 강화해 디바이스(PC)의 성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설계다. ‘아픈 손가락’ 티맥스OS가 자랑스러운 ‘엄지손가락’이 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시연회 때마다 오류‧시스템 다운 ‘흑역사’

티맥스OS는 PC 운영체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나 리눅스재단의 ‘리눅스’ 같이 컴퓨터를 구동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티맥스OS의 전신은 ‘티맥스 윈도9’로 2009년 7월 7일 공개됐다. OS 커널(하드웨어 자원 배분, 프로세스 제어 등을 담당하는 체계)은 유닉스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로 구동된다. 유닉스는 리눅스를 비롯해 안드로이드, iOS 등 마이크로소프트 계열이 아닌 나머지 운영체제의 원형이자 근간이다.

이 유닉스 커널 위에 서브시스템이 돌아가고, 서브시스템 위에 리눅스 호환 레이어와 윈도우 호환 레이어, 즉 총 2가지의 호환 레이어를 동시에 구동한다. 이를 통해 티맥스오에스는 리눅스와 윈도우 앱을 모두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이종간 호환성을 지원하는 OS는 티맥스가 최초다.

하지만 티맥스윈도우는 2009년 발표 당시 시연회에서 응용 프로그램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으면서 신뢰성에 금이 갔다. 오류가 발생해 게임 구동에 2분 이상이 소요되는가 하면, 뮤직비디오 영상 재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멈춰 버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후 티맥스오에스는 티맥스윈도우를 대폭 개선하고 이름을 ‘티맥스OS’로 변경해 2015년 11월에 공개했다. 시연회는 2016년 4월 20일에 진행됐다.

하지만 이번에도 시연회 도중 OS에 문제가 발생됐다. 브라우저에서 메일을 확인한 뒤 워크스테이션을 변경하려고 하던 도중 컴퓨터가 다운됐다. 이 시연회는 유튜브를 통해 한국과 미국에 생중계되고 있었다.

“드디어 오류 없이 구동…공공기관 우선 공략할 것”

티맥스소프트 3사(티맥스소프트, 티맥스데이터, 티맥스오에스)는 2017년 7월3일 ‘티맥스데이2018’을 개최하고 티맥스OS 최신 버전을 새로 공개했다. 티맥스오에스 측은 이번 티맥스OS에 대해 “이번에는 정말 달라졌다”고 소개했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보안성의 극대화다. 존 윤 글로벌 CTO는 “특히 B2B 시장에서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는 보안을 극대화 한 점이 강점”이라며 “티맥스OS는 ‘노멀존(Normal Zone)’과 ‘시큐어존(Secure Zone)’ 따로 분리해 사용자가 필요한 환경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시연 장면에서도 과거처럼 오류나 시스템 다운이 일어나지 않았다. 설치된 전용 오피스프로그램인 ‘티맥스오피스’와 웹브라우저 ‘투게이트’도 원활하게 구동됐다. 함께 설치돼 있는 아래아한글 워드프로세서도 문제없이 동작했다. 다만 아직까지 새로 다운받은 프로그램 설치와 구동을 지원하지 않았다. 호환성을 더 확보한 뒤에 공개한다는 것이 티맥스 측 설명이다.

티맥스 측은 우선 공공시장 공략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 다음 내년부터 소비자용으로 OS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존 윤 글로벌 CTO는 “티맥스OS는 MS 윈도와 MS오피스를 완전히 대체한다는 목표로 개발했다”면서 “글로벌 시장 본격 진출에 앞서 국내 레퍼런스 확보가 중요해 지난 4월부터 프리세일즈 확보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안이 강화된 OS로 공공기관의 망 분리 PC를 주요 목표로 삼았다”면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로부터 GS인증 1등급을 획득하면서 공공시장 조달우선권을 얻어 시장공략에 더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일반기업이나 금융권에서 MS의 윈도7을 쓰는 고객은 내년 상반기까지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나 변경을 결정해야 한다”면서 “그 시장을 겨냥해 티맥스OS가 사용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서 일반 금융권이과 대기업에까지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맥스오에스 박학래 대표이사는 “국내 유일한 OS 개발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운영체제 시장의 독점을 깨고 국내 시장과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그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M = 김태환 기자(kimthi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