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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M 기획] 구글 ‘알파폴드’가 제약업계에 불러올 영향…“순항중인 큰 선박 반대 방향으로 돌리는 것과 같아”
제약 대기업들 AI 도입위한 연구 자원 부족해…스타트업들과 협업 움직임
우리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은 수많은 아미노산이 연결돼 만들어진다. 20가지 종류 아미노산이 화학결합을 통해 사슬을 만들고, 이 사슬이 3차원적 구조를 이루면서 고유 기능을 갖춘다.
이때 선형 아미노산 복합체인 단백질은 ‘단백질 접힘(Protein folding)’ 현상을 통해 고유한 접힘 구조를 만든다. 접힌 구조는 아미노산 개수와 서열에 따라 결정된다.
지금까지 수많은 과학자들이 이러한 단백질 접힘 현상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무한대에 가까운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제약업계에서도 이는 가장 중요한 해결 과제다. 단백질 접힘에 따라 비정상적인 단백질 구조가 만들어지면 이것이 질병의 원인이 된다. 이때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정확히 알아야 이에 딱 맞게 결합하는 물질을 만들 수 있다. 마치 자물쇠와 열쇠 같은 원리로 이해할 수 있다. 딱 맞는 열쇠를 찾을 수 있다면 질병의 치료책을 찾을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구글 딥마인드가 만든 알파폴드(AlphaFold) 등장은 제약업계에 매우 희망적인 소식이다. 알파폴드는 작년 12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렸던 ‘단백질 구조 예측을 위한 기술 중요성 평가(CASP)’ 학회에서 처음 존재감을 드러냈다.
CASP는 과학자들에게 몇가지 아미노산 종류를 알려주고, 이것이 어떤 구조의 단백질을 형성할지 예측하도록 하는 국제 대회다. 12월 대회에는 세계에서 뛰어난 98개 연구팀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알파폴드는 문제로 주어진 단백질 43개 중 25개 구조를 정확하게 예측하면서 1위를 차지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2위였던 미국 미시간대 연구진이 3개를 맞힌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결과다.
대회에 참가했던 무하메드 알쿠라이시 하버드 의대 박사는 5일 뉴욕타임즈에 “나는 놀람과 동시에 기분이 상했다”고 당시 기분을 설명했다. 그는 “알파폴드는 다른 팀보다 한참을 앞서갔다”고 말했다.
딥마인드는 알파폴드가 아미노산만으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할 수 있도록 수천 개 단백질 구조를 신경망을 통해 학습시켰다고 설명했다. 알파고가 그랬듯 알파폴드 또한 신경망으로 받아들인 정보를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단백질이 주어지면 서로 다른 아미노산이 결합하는 각도 등을 예측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신약 개발에 알파폴드 같은 AI 기술을 도입하는 게에 매우 희망적인 반면 우려되는 부분도 많다고 설명했다. 스위스계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Novartis)의 제러미 젠킨스는 뉴욕타임즈에 “업계 전반에 AI가 큰 트렌드인 것은 맞다. 하지만 기업에서 이런 변화는 순항중인 거대 선박의 방향을 갑자기 반대로 트는 것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알파폴드를 개발한 딥마인드는 구글의 막대한 데이터 센터에 의존할 수 있고, 뛰어난 AI 연구진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이에 비해 제약회사들은 아직 이에 필적할만한 AI 연구 자원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즈는 구글이나 다른 기술 대기업들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덕분에 컴퓨팅 파워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고, 이에 제약회사들이 AI쪽으로 더 많은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스타트업들이 눈에 띈다. 미국 제약 스타트업 아톰와이즈(Atomwise)와 리커전(Recursion)은 신약 연구에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리커전은 세포 구조를 분석하고, 약물이 세포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파악하는 데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에 여러 글로벌 제약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 이전에, 이런 스타트업들과 제휴를 맺는 것을 시작으로 점진적인 AI도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가 설명했다.
한편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공동창업자는 뉴욕타임즈에 “딥마인드가 단백질 접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이를 통해 의사와 환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정도가 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약물을 개발하려면 몸속 단백질 구조를 잘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효과적인 약물 역할을 할 새로운 단백질 구조를 만들어내는 작업도 중요하다. 데이비드 베이커 워싱턴대 단백질디자인연구소 소장은 새로운 약물을 만드는 이러한 작업에서 알파폴드가 최적의 해결책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베이커 워싱턴대 단백질디자인연구소 소장은 “알파폴드는 단지 첫 걸음일 뿐”이라며 “아직 가야 할 단계가 많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테크M=곽예하 기자(yeha179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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