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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人터뷰] 의료정보 교류 플랫폼으로 병원·소비자 만족…고우균 메디블록 공동대표
직장인 김씨는 4년간 A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한 병원에서만 검진했기에 다양한 건강정보 변동사항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김씨가 이직한 뒤부터는 B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김씨는 지난 4년간 축적된 자기 건강정보를 B병원에서 비교할 수 없었다. 병원마다 데이터를 각각 따로 보관하는데다 서로 프로그램이 호환되지 않아 데이터를 이동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메디블록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의료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다. 거래당사자가 모두 참여하는 분산원장 기능을 이용하면 지금처럼 병원마다 각자 데이터를 관리해 호환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고우균 메디블록 대표는 블록체인이 병원과 의료 서비스 소비자 모두 이익이 되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병원은 축적 데이터를 활용해 의료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소비자는 자기 데이터를 팔고 보상을 받는다. 불필요한 서류 발급이나 번거로운 과정도 생략할 수 있다.
개발자이면서 의사…병원 데이터에서 비즈니스 모델 확인
고우균 메디블록 공동대표는 한국 KAIST와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각각 전산학사와 컴퓨터공학 박사를 취득한 개발자이면서, 경희대 치의대학원을 졸업한 치과의사이기도 하다.
의사가 된 이유에 대해 고 대표는 스폐셜티(specialty)한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개발만 하지 않고 의료분야에 정통한 개발자라면 관련 분야에서 더욱 인정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고등학교 동창이던 이은솔 공동대표와 뜻이 맞아 창업을 구상했다. 이 대표와 고 대표는 병원 데이터베이스(DB) 분야에 기회가 많다고 생각했다.
고우균 대표는 “치아교정 전문병원에서 의사로 일했는데, 검사를 마치고 교정을 실제 진행하는 환자는 10명 중 3명 정도 뿐이었다”면서 “병원에서 검사 이후에 제대로 된 피드백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검사 결과로 나온 데이터를 자동으로 정리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었다. 어떤 치료 방법을 쓰는지, 어떤 장치를 써야 하는지,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같은 데이터들을 환자에게 직접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30%였던 치료율은 불과 며칠 만에 50%로 상승했다.
그는 “검사 결과는 병원에서 원래 가지고 있던 데이터다. 이를 환자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쉽게 가공해 제공했을 뿐인데 환자 만족도가 올라가고, 병원 에선 수익이 증대됐다”면서 “병원이 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해, 이를 사업으로 구상했다”고 밝혔다.
메디블록은 의료정보 교류를 촉진해 병원과 의료소비자 모두에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다.
의료정보 데이터가 민감한 개인정보지만, 현재 의료법에서는 의료데이터 소유자가 불분명하다고 고 대표는 지적했다.
그는 “의료법에서 의료데이터를 어디에 쓸지 결정하는 의사결정권은 환자에게 있지만 소유권은 없다”면서 “그렇다고 병원이 소유권을 가지는 것도 아니다. 연구 목적으로 내부 데이터를 이용할 순 있지만 병원 외부로 데이터를 반출하면 안 되며, 소비자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다보니 의료 데이터는 사실상 병원이라는 제3자가 개인 정보를 위탁관리하는 상태인 셈이다. 제3자가 맘대로 데이터를 전달할 순 없고, 결정권자인 환자가 데이터를 전달해달라고 하면 전달할 수 있다. 문제는 이렇다보니 각 병원마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양식이 제각각이고, 옮길 수 있는 IT인프라가 갖춰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고 대표는 “막상 다른 병원에서 디지털데이터를 받아와도 양식이 달라 사람이 직접 입력해야 할 정도”라며 “의료정보를 이용 결정권을 가진 환자 중심으로 만들어 나간다면 더 높은 질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으로 데이터 교류 확산 가능
병원과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려고 선택한 기술은 블록체인이다.
고 대표는 “한 병원에 있는 의료 정보가 다른 곳으로 전달될 때 블록체인이 큰 역할을 한다”면서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의료 데이터가 진본임을 인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주고받는 데이터 해시 값을 거래 참가자 모두가 기록한다. 이에 정보를 전달받았을 때, 조작이 이뤄졌는지 입증하기가 쉽다. 데이터에 대해 기록된 해시 값을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를 밖으로 교류하는 것 말고도 의료기관 내에서 다루는 분야에서도 블록체인 활용도가 높다. 시술이나 수술관련 데이터 투명성을 확보해 의료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고 대표는 “병원은 환자가 수술할 때 어떤 위험이 발생하는지 알릴 고지의무가 있고 동의서를 받은 뒤 진행한다”면서 “하지만 고지와 동의서 관련 데이터를 지금까지는 병원에서만 관리했기에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병원 측에서 기록을 조작해 은폐하려는 사건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하면 환자만이 인증할 수 있는 디지털 사인을 블록체인에 등록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위변조가 불가능해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고, 법적 분쟁 소지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병원이 개인 의료정보를 보관했지만, 의료정보 보관 주체를 개인에게 돌려줄 수 있다.
고 대표는 “의료소비자는 기존에는 볼 수 없던 의료기록과 정보를 직접 소유하고 이용할 수 있다”면서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치를 창출하거나 다른 액션을 취할 수 있도록 솔루션과 서비스를 붙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장 기본적으로는 건강관리서비스를 할 수 있다. 추상적으로만 알던 데이터를 정확한 수치로 알면 전문가 자문을 얻어 맞춤형 건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또 지금까지 불편했던 보험금 청구도 손쉽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고 대표는 “아주 길게 본다면 개인이 자기 의료정보를 활용해 비즈니스 활동을 할 수도 있다”면서 “자기 건강정보를 필요로 하는 의료기관에 실제 데이터를 판매하고 토큰을 얻거나, 개인정보에 맞는 맞춤형 광고를 제공받고 보는 것만으로도 수익을 얻는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실제 서비스 제공 목표
현재 메디블록은 국내 빅5병원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플랫폼을 추진하고 있다. 큰 병원을 공락한 뒤 동네 의원까지도 확장한다는 목표다.
올해 하반기에는 실제 의료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이에 발맞춰 메인넷을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고 대표는 “지금 당장이라도 메인넷을 론칭할 수 있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함께 블록 기록을 시작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면서 “8월 중 보험금 청구 관련 서비스를 기획 중이며, 6~7월에 메인넷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가장 큰 메디블록 목표는 실질적으로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론칭하는 것”이라며 “실제 서비스를 통해 메디블록 가치를 시장에서 직접 입증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환 테크M 기자 kimthi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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